▲ 정의필 울산독립운동기념사업회 고문 울산대 명예교수

‘삼일운동은 대한민국의 시작이다.’ 이 글은 서울 지하철 3호선 안국역 안에 적혀있다. 기미년 삼일독립운동 후에 중국 상해에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되고 애국지사들이 강력하게 일제의 탄압에 항거했다. 우리는 1910년부터 1945년 해방이 될 때까지 대한민국의 주권을 일본에 강탈당하고 천인공노할 만행과 수모를 일본으로부터 당한 뼈아픈 역사가 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는 온갖 만행을 자행한 일제강점기의 역사를 잊지 말아야겠다.

우리나라에는 독립운동과 관련된 역사적인 장소와 공원이 다양하게 분포해 있다. 이러한 장소들은 대한민국의 독립운동사와 역사를 기리고 기념하며 애국심 함양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갑진년 설 연휴기간에 필자는 서울 서대문독립공원을 둘러보았다. 추운 겨울 날씨이었지만 대한독립의 기상이 감돌고 삼일운동 당시 민족의 함성이 공원 가득히 들리는 듯했다. 삼일독립기념탑, 순국선열추념탑, 독립관, 유관순 열사 동상, 서재필 선생 동상이 공원 내에 있었고, 일제강점기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자리에는 유물 유적 발굴과 복원 정비 사업이 한창이었다.

울산 출신 박상진 의사는 독립운동가로서 1915년 대한광복회를 결성하고 총사령을 맡아 활동한 우리나라 무장 독립투쟁의 대표적 인물이다. 또한 1919년 천도교 울산교구장인 김교경은 고종황제의 국장에 참례하기 위해 상경했다가 서울 탑골 공원의 삼일만세운동을 목격하고 독립선언서를 필사해서 보내 울산지역 독립운동이 시작됐다. 언양삼일독립운동 시작인 4월 2일을 기점으로 4월 4~5일 병영, 4월 8일 남창 등 3곳에서 대한독립만세를 불렀다.

울산교육 독립운동가인 성세빈 선생은 1920년 동구에 노동야학을 세워 민족교육을 통한 항일독립운동가들을 양성했다. 또한 이무종 선생은 언양삼일독립운동으로 옥고를 치렀음에도 불구하고 1921년부터 언양 상북에 양정학원을 설립하고 민족독립운동과 교육에 적극 가담했다. 한글학자이면서 독립운동가인 외솔 최현배 선생은 “한글이 목숨”이라고 말씀하시고 일제강점기에 우리말과 글을 지키기 위해 우리말본이라는 책을 1937년에 저술했다.

이 외에도 울산에는 수많은 독립운동가가 활동한 사료가 여러 곳에 산재해 있다.

울산 지역의 항일독립운동 활동상과 역사, 독립운동가들의 행적을 한곳에 모아 기념할 만한 공간이 없어 현재는 기초단체별로 뿔뿔이 흩어져 있는 실정이다. 이제 울산도 선조들의 숭고한 애국 애향정신을 되새기고 기념할 수 있는 독립공원과 독립운동기념관을 건립해 학생과 시민들에게 애국 애향의 정신을 일깨워 주고 후세에도 이러한 정신이 이어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이러한 독립공원과 독립기념관은 교통이 편리하고 많은 시민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울산의 중심부에 설립되기를 기대해 본다.

지난해 울산독립운동기념사업회(회장 최명훈)는 광복회울산지부(지부장 남진석)와 함께 인접한 양산시립독립기념관과 밀양독립운동기념관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 지역의 독립운동 역사를 한곳에 모아 전시하고 독립정신을 고취하고 있었다. 울산은 그들보다 훨씬 더 많은 독립운동 관련 사료들을 보유하고 있어 하루 속히 독립기념관 설립이 필요하다고 보여 진다. 어쩌면 그들보다 먼저 해야 했을 일들이었다고 본다. 부산에서도 2000년에 준공한 부산광복기념관이 서구 동대신동 부산중앙공원 내에 자리 잡고 있다.

울산지역의 정신문화를 승화시키는 데에 선조들의 고귀한 애국 애향 정신을 기리는 것이 울산독립운동 정신 만큼 중요한 것이 또 있을까 생각해 본다. 다음 달, 3월이면 105주년 삼일절 기념일이 다가온다. 당시 한 사람 한 사람의 ‘대한독립만세’ 소리가 일원화, 비폭력화, 대중화로 뭉쳐서 온 산천을 울렸다. 울산에서도 지자체, 시민, 시민단체들이 지혜를 모아서 독립기념공원 및 독립기념관을 설립하는 중지를 하루 속히 모았으면 한다.

정의필 울산독립운동기념사업회 고문 울산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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