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령 서울주발전협의회 회장

올해 들어 유난히도 겨울비가 잦았다. 현재까지 하루에 0.1㎜ 이상 비가 온 날이 22일이나 되니 말이다. 평지에서 보기에는 별다를 것 없는 겨울비지만 높은 산으로 이루어진 영남알프스에서는 환상적인 눈꽃 장관이 펼쳐진다. 1000m 이상의 9개 봉우리가 파노라마처럼 늘어선 영남알프스의 설경은 보는 이로 하여금 자연스레 감탄사를 자아내며 무아지경에 빠지게 할 만큼 아름답다. 세계 어느 곳의 설경과 견주어도 결코 모자람이 없을 것이다. 겨울비가 한바탕 지나간 지난 24일 민족 고유의 큰 명절인 정월대보름 달집 태우기 행사가 작천정 소운동장에서 열렸다. 행사장을 찾은 수많은 사람들은 눈 앞에 펼쳐진 영남알프스의 아름다운 설경을 바라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왜 몸이 불편한 사람은 영남알프스 정상을 직접 가볼 수 없는가?” “케이블카는 무슨 이유로 아직까지 설치하지 않는가”라면서 아쉬움이 담긴 불평을 이구동성으로 쏟아냈다.

주민들은 눈꽃 설경을 비롯한 영남알프스의 아름다움을 멀리서만 바라보지 않고, 직접 현장에서 보고 느끼고 싶다. 몸이 건강하지 않더라도, 오랜 시간 등산을 하지 않더라도 영남알프스의 자연이 선사하는 장관을 즐기고 싶다는 것이다. 행사장을 방문한 주민들은 이러한 염원을 담아서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설치 촉구 캠페인에 한마음 한뜻으로 동참했다.

세계적인 설경으로 유명한 스위스 융프라우, 산타할아버지의 고향이라 불리는 핀란드 로바니에미,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선정한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50곳 중에 한곳이라는 칠레의 토레스 델 파이네 등에는 케이블카 또는 가까이에 접근할 수 있는 관광시설이 설치되어 설경을 감상하려는 수많은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가서 설경을 즐기려면 웬만하게 큰 마음을 먹지 않은 이상 힘든 일이다.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많은 제약을 받기 때문이다.

먼 해외에서 눈을 돌려 국내를 찾아봐도 설경을 직접 감상하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 소백산과 덕유산 등에서 겨울 눈꽃 축제가 열리고 있지만 장애인과 노약자 등 몸이 튼튼하지 않은 사람들은 찾아가기가 쉽지 않다. 영남알프스도 마찬가지다.

자연이 주는 선물은 특정한 자격이나 조건 없이도 누구나 공평하게 향유할 수 있어야 한다. 남녀노소 누구나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을 직접 가까이에서 눈으로 보고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 세계에서 내노라하는 명소에도 다 케이블카 설치가 되는데 유독 영남알프스에만 케이블카 설치가 되지 않을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영남알프스에 케이블카가 설치되면 겨울의 멋진 설경뿐만 아니라 봄의 화사한 꽃, 여름의 푸른 초목, 가을의 울긋불긋한 단풍과 은빛 억새까지 세계 어느 명소가 부럽지 않은 영남알프스의 사계절 장관을 모두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설치를 더 이상 미루거나 지체할 수 없다. 하나의 사항을 두고 다른 의견은 낼 수 있지만 명분없이 반대만을 위한 반대가 계속 반복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케이블카 사업이 추진된 지난 20여년 동안 혹여나 발생할지도 모르는 문제점과 훼손에 대한 부분은 완벽에 가까우리 만큼 보완되고 개선되었다고 한다.

특히 최신 케이블카는 친환경 공법과 고도의 기술력으로 자연과 환경의 훼손을 거의 유발하지 않음을 명확히 하고 싶다. 자연이 주는 혜택을 인간이 잘 보존하고 슬기롭게 이용해 순환적 기능이 조화롭게 균형을 이루어 갈 때 그 가치와 효용이 극대화되기 마련이다. 누구나 가보고 싶은 영남알프스의 환상적인 설경, 오감이 만족하고 가슴이 요동치는 천하제일의 절경, 자연이 인간에게 내려준 선물을 누구나 오를 수 있고 즐길 수 있도록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설치가 조속히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허령 서울주발전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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