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성민 농협중앙회 울산본부 차장

약 15년 전 농협에 입사하고 나서의 일이다. 당시 어머니는 주위 사람들에게 아들이 중앙농협에 근무한다고 말씀했다. 하지만 그 때 나의 소속은 농협중앙회 울산영업부였다. 아마 지인 중 농협에 재직하는 사람이 1명쯤은 있을 것인데, 그 분들이 농협의 어디에서 근무하고 있는지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농협의 형태가 이전과는 달라진 것에 대해 업데이트가 안 되었을 수도 있다. 농협의 올바른 이해를 위해 조직에 대한 설명을 간략히 하고자 한다.

우리가 흔히 부르는 농협은 1961년 8월 ‘농업협동조합법’에 의거해 농업인들이 조합원으로 가입돼 있는 농업협동조합의 줄인 말이다. 농업협동조합은 많은 사람이 알다시피 조합원인 농민들이 출자해 만든 조직으로 투자금과 주주 이익의 극대화를 경영목표로 삼는 주식회사와는 구분된다. 이처럼 농업협동조합은 농업인의 자주적인 협동조직을 통해 농업생산력의 증진과 농민의 경제, 사회, 문화적 지위 향상을 도모함으로써 국민 경제의 균형있는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설립된 특수법인체라 할 수 있다.

현재 전국에 1111개의 지역농업협동조합(지역농협)이 있고 조합원 숫자도 2000만명이 훌쩍 넘는 규모로, 보통 지역농협은 관할구역 명칭 뒤에 00농협이라고 표시한다. 울산에도 17개의 지역농협과 2만6636명의 조합원이 있다. 앞서 언급한 중앙농협도 남구지역을 관할하고 울산의 중앙에 위치하는 명칭 자체가 ‘중앙’인 지역농협이다. 타 지역에도 몇 개의 중앙농협이 있지만, 특히 울산의 중앙농협은 자산이나 금융사업 수준이 전국에서 손꼽히는 곳으로 상호금융대상평가 등 각종 수상으로 언론에 많이 노출돼 익숙한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이처럼 지역농협과 구분되는 조직이 ‘농협중앙회’다. 이 명칭이 더 헷갈릴 수 있는 것이 과거에는 농협은행이나 하나로유통, 보험 등 구분 없이 농협중앙회로 지칭됐다. 예전에는 농협중앙회와 지역농협의 구분만 한다면 구조상 크게 혼돈이 없었던 종합농협 체제였다. 그러나 2012년 3월 사업부문별 전문성을 강조한 구조 개편을 실시해 모든 법인의 컨트롤타워를 하는 중앙회 외에 경제·금융지주, 자회사 체제로 개편됐다. 이와 별도로 1금융권인 농협은행과 지역농협의 구분은 명칭에 ‘은행’이 들어가냐의 여부로 판단하면 된다.

이처럼 농협은 관련 법상 또는 전문경영 체계상 어쩔 수 없이 다양한 법인으로 나눠져 있지만, 울산의 모든 농협 조직은 ‘울산농협’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시너지를 내고 있다. 이 울산농협이라는 명칭은 비록 법적으로 등기돼 있는 실체는 아니지만, ‘울산’과 ‘농협’이라는 공통 분모 아래 협동의 가치를 실천하고 있다. 매달 본부장과 지역농협 조합장이 울산시조합운영협의회를 통해 농업, 농촌 발전을 위한 지역별 현안을 공유하고 있으며 중앙회 및 계열사, 자회사의 사업 공유와 협업사업 추진을 하고자 법인대표들로 구성된 울산농협확대운영(시너지)협의회를 실시하고 있다. 이와 같이 울산농협의 직원들과 단체 회원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농업인과 국민의 실익 증진을 위한다는 사명감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황성민 농협중앙회 울산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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