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청소년차오름센터
6~17일 작품 70여점 전시
근대 조선의 모습 그려내

미술교사 야마다 신이치와
그의 스승 후지시마 다케지
제자 홍우백 작품 ‘한곳에’

▲ 야마다 신이치의 작품 ‘소록도 풍경’
▲ 후지시마 다케지의 작품 ‘조선 부인’
▲ 고 홍우백 화백의 유물로 추정된 ‘정물화’
▲ 고 홍우백 화백의 작품인 정물화

일제강점기는 우리 근대 미술계에 잊혀진 40년으로 기억된다. 친일 논란 속에 이 시기의 근대 미술은 애써 부정하며 잊혀져 왔다. 그러나 그 시기에 많은 일본인 화가들이 한국에서 활동을 했고, 그들이 가르친 한국인 제자들이 여러 작품을 남긴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몇 년 전부터 국내에서는 일제시대 한국에서 활동한 일본인 화가들을 조명하는 전시회는 물론 책도 출간되며 이들의 작품이 재조명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인 화가들이 그린 근대 조선의 풍경과 인물 작품, 또 그들의 제자였던 한국인 화가가 그린 작품을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울산에서도 열린다.

울산남구청소년차오름센터는 6일부터 17일까지 남구 옥동 차오름센터 1층 전시장에서 ‘일본 근대미술가들 조선을 그리다’ 전시회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에는 후지시마 다케지(藤島武二), 야마다 신이치(山田新一) 등 일제시대 조선으로 이주한 일본인 화가, 미술교사 등 47명이 그린 작품 76점이 전시된다.

(사)부산한일문화교류협회가 지난해 8월 부산시민공원 미로전시실에서 ‘조선을 사랑한 일본인 화가 작품전’이라는 이름으로 이러한 전시회를 개최한 바 있는데, 울산에서는 처음으로 열리는 것이다. 화가 및 작품수가 부산 전시회(39명, 57점) 보다 많은데다, 특히 부산 전시회에서는 볼 수 없었던 당시 한국의 천재화가 故 홍우백 화백(1903~1982)의 작품을 만날 수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고 홍 화백은 경성제2보통고등학교(현 경복고등학교) 1회 졸업생으로 입학 후 동경미술학교 출신 미술교사 야마다 신이치로부터 미술을 배웠다. 그는 재학중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입상하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홍 화백은 조선미술전람회 4회(1925년)에서 ‘판도(坂道)’로 최초 입선 후 7회(1928년)에 ‘정(庭)’을 출품해 특선을 하는 등 도합 6회 특선(무감사 포함), 10회 입선 등 총 16차례 수상했다. 당시 조선미술전람회 서양화 입선자는 일본 유학을 다녀온 유학파가 대부분이었지만, 유학을 다녀오지 않고 고등학교 졸업 후 독학으로 16회 수상이라는 전무후무한 경력을 가진 그는 민족주의 색채가 강한 정물화 및 풍경화를 주로 그렸다.

후지시마 다케지와 야마다 신이치는 동경미술학교 사제 지간이며, 야마다 신이치와 홍우백 화백도 사제 지간이어서 3명의 작품은 연결고리가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전시회 작품 소장자인 구철회씨는 “근대미술작품은 거의 남아있지 않아 대부분의 사람은 근대미술작품이 어떤 것인지 잘 모른다”며 “평소 접하기 어려운 근대 조선을 그린 일본 거장들의 작품을 통해 잘 묘사된 인물과 풍경을 감상하고, 일본인 화가들의 눈에 비친 아름다운 조선의 모습을 함께 느껴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작품전의 관람 시간은 화~금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며, 토요일은 오전 9시~오후 8시까지, 일요일은 오전 9시~오후 6시까지다. 월요일은 휴무. 문의 275·1388.

차형석기자 stevech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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