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셋째주부터 ‘슈퍼 주총 주간’
배당 확대·자사주 소각 움직임에
경영권 분쟁·신사업 진출도 예고

현대자동차와 SK이노베이션, 롯데케미칼, 고려아연 등 울산지역 상장기업들이 3월 중순부터 시작되는, 이른바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분주한 모습이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재개 등에 따르면 기업 청문회로 불리는 주요 상장사의 3월 정기 주주총회가 임박한 것으로 확인됐다.

울산지역 주요 기업 가운데 진양화학이 13일 가장 먼저 주총을 열고, 14일에는 효성 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등 효성 계열사가 주총을 연다. 15일에는 송원산업, 대한유화 등이 주총을 앞두고 있다. 3월 셋째주부터는 ‘슈퍼 주총 주간’이 이어진다.

정부가 한국 증시 저평가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 중인 가운데 올해 주총에서는 기업들이 잇따라 배당 확대·자사주 소각 등 주주가치 제고 정책을 내놓고 있다.

오는 21일 주총을 앞둔 현대차는 지난해 기말 배당금을 역대 최대인 보통주 기준 주당 8400원으로 정했고, 기아도 기말 배당금을 5600원으로 책정해 전년비 2100원 올렸다.

28일 주총을 앞둔 SK이노베이션은 회사 출범 이후 처음으로 자사주를 소각한다. 2023년 회계연도에 대해 현금·현물 배당을 대신해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소각 물량은 총 491만9974주로 장부가 기준 7936억원 규모다. 이는 기존 발표한 배당 성향 30%를 웃도는 주주 환원 정책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HD현대건설기계도 자사주를 소각한다.

주총을 앞두고 일부 상장사의 경영권 분쟁도 본격화 될 조짐이다. 경영권을 놓고 지분 매입 경쟁을 벌여온 고려아연과 영풍은 오는 19일 고려아연 주총에서 표 대결을 예고했다. 고려아연은 주당 5000원의 결산 배당, 신주 발행을 외국 합작법인만을 대상으로 제한하는 현재 정관을 삭제하는 안건을 정기주총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인데 동업자 가문인 영풍 측은 이에 대해 “주주권익의 심각한 침해와 훼손이 우려된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조카의 난’을 겪은 금호석유화학은 올해도 사실상 경영권 분쟁이 예고된 상태다. 행동주의펀드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은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로부터 권리를 위임받아 이사회 결의가 없어도 주총 결의만으로 자사주를 소각할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하고, 올해 말까지 자사주의 50%를 소각한 뒤 내년 말까지 나머지 50%를 소각하는 안 등을 주주제안으로 제출했다. 박 전 상무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의 조카이자 개인 최대 주주로, 2021년과 2022년 주총에서 박 회장 측과 맞붙은 바 있다.

이에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8일 입장문을 내고 “차파트너스가 사실상 박 전 상무 개인을 대리해 움직이는 것과 다를 바 없고 차파트너스가 주장하는 소액주주 가치 제고와 무관하다”고 반박하는 등 22일 주총을 앞두고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기업들은 정관 변경 안건을 내놓고 신사업 진출도 예고했다.

롯데케미칼은 향후 청정 암모니아 관련 신규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사업 목적에 ‘수소 및 수소화합물 등의 제조, 판매 및 관련 용역의 제공 등 부대사업’을 추가하기로 했고, 롯데정밀화학도 외항화물운송사업, 선박연료공급업, 수소 및 수소에너지 사업을 추가할 예정이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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