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동욱 울산 남구청장

갑진년 새해도 벌써 3월이 된 지금, 2024년의 시대상을 나타내는 키워드가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아마도 ‘인공지능(AI)’을 선택하는 이가 많을 것이다. 필자 또한 그렇다.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봐 왔던 인공지능이 이제 우리 일상 속에 스며들고 있다. 외국인과 스마트폰으로 통화하면 실시간으로 통역을 지원하고, 키보드로 문장만 입력하면 실감나는 근사한 영상까지 만들어낸다. 빠른 속도로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하는 모습에 때론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이를 활용해 스마트한 도시를 구현한다면 남구민의 일상이 획기적으로 바뀌고 더 수준 높은 삶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우리 남구는 인공지능을 비롯한 첨단과학기술과 행정을 접목하는 스마트행정을 통한 행정혁신에 나섰다. 궁극적으로는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의 공공 디지털플랫폼을 실현하기로 목표를 설정하고 본격적인 발걸음을 내딛었다. 먼저 복지 분야에 주목했다. 1인 가구의 증가와 고독사 등 사회적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 지금, 스마트 기술을 활용한다면 위기가구를 신속하게 발굴하고 지원할 수 있는 분야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로 혼자 사시는 어르신들이 겪는 외로움 문제를 해결하고 비대면 돌봄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 어르신 돌봄 로봇 ‘장생이’를 도입했다. 장생이 로봇과 함께 동고동락한 300명 어르신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설문조사 결과,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말동무가 되어 준 장생이 로봇 덕분에 우울감 해소는 91%, 일상생활에 도움이 되었다는 답변도 90%나 됐다. 뿐만 아니라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설치해 안부를 확인하는 고독사 예방 스마트 플랫폼도 마련했다. ‘AI 안부든든서비스’와 빅데이터를 활용해서 복지사각지대 위기가구를 집중 발굴하는 남구형 복지모델로까지 발전하게 되었다. 지역 최초 국제안전도시의 입지를 공고히 다지는 데도 스마트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CCTV를 기반으로 하는 통합관제센터를 활용한 지능형 영상분석 선별관제시스템까지 구축해 스마트폰 앱과 연동했다. ‘울산남구 안심귀가 앱’을 스마트폰에 다운받은 구민이 일상에서 위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스마트폰을 흔들거나 SOS 호출 버튼을 누르면 통합관제센터의 집중모니터링으로 신속한 경찰출동과 보호자에 알림이 가게 된다.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해법으로는 스마트 소상공인 육성에 집중했다. 최근 비대면 온라인 쇼핑이 크게 증가하면서 소비 트렌드가 바뀌었지만, 중장년층이 대다수인 지역 소상공인들이 IT에 익숙하지 않아 이러한 시장의 변화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 때문이다.

골목상권의 든든한 힘이 되기 위해 업종별로 특화된 온라인마케팅과 맞춤형 콘텐츠 제작을 지원했고, SNS를 활용한 체험단과 홍보도 진행했다. 많은 소비자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중개 플랫폼의 이용 수수료와 광고료, 쿠폰 발행비처럼 소상공인 입장에서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했다. 이렇게 점점 더 많은 구정 분야에 과학기술을 융합하며 행정혁신을 확대한 가운데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효율적이고 차별화된 체납활동도 빼놓을 수 없다. 금융정보와 신용등급, 체납자료 등 체납자별 빅데이터로 효율적이고 내실 있는 징수활동이 가능해졌다. 데이터 분석 덕분에 무더운 여름 구민들에게 꼭 필요한 해피 그늘막을 최적의 장소에 설치할 수 있었고, 지역축제의 성과와 개선점을 논의하는데도 공간정보를 활용해 디지털행정의 기반을 마련했다.

신정시장 앞과 신정로 노상 공영주차장에는 지역 최초로 바닥제어 무인주차시스템을 설치해 안전하고 한 단계 앞선 주차행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최근 한국지방자치학회가 선정한 지방행정혁신대상에 울산 남구가 지역에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리며 대내외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앞으로도 우리 남구는 디지털플랫폼을 실현하는 스마트한 도시로서 기능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인공지능과 함께하는 더 큰 남구의 행복한 변화가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걸맞은 울산 남구의 미래를 구민 여러분과 새롭게 그려 나가겠다.

서동욱 울산 남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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