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컵 직전, 칩 놓고 카드게임
판돈 크지않아 ‘내기’로 결론
직원 직위 해제 등 징계 진행

‘탁구게이트’ 폭풍을 겨우 지나니 난데없이 ‘카드게이트’라는 암초에 부딪혔다.

대한축구협회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준비 기간 축구협회 직원과 일부 선수들이 카지노에서 쓰이는 ‘칩’을 놓고 ‘카드 게임’을 했다는 추문에 휩싸였다.

14일 축구협회 조사 내용과 축구협회, 축구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아시안컵을 앞두고 1월 3일부터 10일까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진행한 전지훈련 중 일부 선수와 직원 A씨가 한국에서 가져온 칩을 사용해 카드놀이를 했다.

다양한 나이대의 선수가 카드놀이에 참가했다. 다만, 고참급이라 할 만한 선수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체로 1996년생보다 어린 나이의 선수들이었다.

축구협회는 소집 기간이 긴 대회에 참가할 때 선수들이 자유롭게 숙소 내에서 여가를 보낼 수 있도록 카드, 장기, 바둑, 보드게임, 비디오게임기가 비치된 휴게실을 운영해왔다.

카드놀이를 한 것 자체는 문제가 될 게 없는 행동이다. 돈을 걸고 했다고 하더라도 그게 ‘내기’ 수준의 소액이라면 용인될 법하다.

판돈이 크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크게 잃은 참가자가 4만~5만원 수준을 잃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축구협회 관계자는 전했다.

축구협회는 카드놀이를 하게 된 과정, 판돈의 액수 등을 놓고 볼 때 이들이 ‘도박’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내부적으로 결론을 냈다.

축구협회는 “선수들이 음료 내기 등을 위해 돈 계산을 하는 등 소액의 내기를 한 적이 다수 있었다”면서 “(이번 사건은) 도박성 행위와는 엄연히 다른 부분”이라고 해명했다.

그래도 여전히 의문은 남는다. 대체 ‘카지노 칩’이 어떤 경위를 거쳐 현장에 있었느냐다.

‘64년 만의 우승’을 목표로 원정길에 오르면서, 이런 부분에 대한 고려 없이 칩을 선수단 숙소에 가져간 것 자체가 매우 비상식적인 행동이다.

축구협회는 지난달 20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A씨의 직위를 해제했다. 이를 위해 자체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카드놀이에 대한 도박성 여부 등을 판단했다.

축구협회는 A씨와 주변 직원을 대상으로 추가 조사를 진행해 A씨에 대한 징계를 진행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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