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2002~2022년 분석
韓 20년새 근로시간 13.8% ↓
시간당 임금은 157.8% 올라
日 시간·임금 거의 변동없고
대기업 시간당 임금 9.7% ↓

한국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의 임금 수준이 일본보다 높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또 지난 20년 새 한국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는 일본보다 더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2002년과 2022년 한국과 일본 기업 간 임금을 분석해 이런 내용이 담긴 ‘한일 임금 현황 추이 국제비교와 시사점’ 보고서를 17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2년 일본의 절반에도 못 미쳤던 한국 대·중소기업 임금은 2022년 일본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일 양국 10인 이상 기업에 종사하는 상용근로자 월 임금총액 수준을 비교한 결과, 2002년 한국은 179만8000원으로 일본(385만4000원)에 뒤졌었다.

하지만 20년 뒤인 2022년에는 한국이 399만8000원을 기록하며 379만1000원의 일본을 앞질렀다.

규모별로 보면 한국 대기업 임금은 2002년 228만4000원에서 2022년 588만4000원으로 올랐다. 이 기간 임금 인상률은 157.6%에 달했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은 160만8000원에서 339만9000원으로 상승해 111.4% 인상률을 보였다.

일본의 경우 대기업은 483만6000원에서 443만4000원으로 줄었고, 중소기업은 310만6000원에서 326만9000원으로 늘었다. 이 기간 일본 대기업은 6.8% 감소, 중소기업은 7.0% 상승했다.

그 결과 한국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도 20년 사이 일본 기업보다 임금 수준이 더 높아지게 됐다.

경총은 2002~2022년 한일 간 실근로시간 변화까지 감안하면 양국 임금 인상률 차이는 더 크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월 근로 시간이 20년 사이 13.8% 감소(초과근로시간 제외)하는 동안 월 임금총액(초과급여 제외)은 122.3% 증가했다. 한국에서는 시간당 임금도 2002년 9954원에서 2022년 2만5661원으로 157.8% 올랐다.

반면, 일본에서는 같은 기간 근로 시간과 임금에 거의 변동이 없었다. 2022년과 2002년의 시간당 임금도 비슷한 수준이다. 일본 대기업의 경우 시간당 임금은 9.7% 감소했다.

2002~2022년 한국 대기업 시간당 임금 인상률은 183.1%로, 1인당 명목 GDP 증가율(154.2%)을 웃돌았다.

일본에서는 이 기간 1인당 명목 GDP가 8.8% 증가했지만, 대기업 시간당 임금은 9.7% 하락했다. 월 임금총액 인상률은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중소기업의 경우 한국은 시간당 임금 인상률이 152.5%로, 1인당 명목 GDP 증가율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다. 일본 중소기업은 시간당 임금 증가율이 8.9%였다. 일본 GDP 증가율과 유사한 양상이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임금 격차와 이에 따른 이중구조 심화가 다양한 사회적 갈등을 초래하고 있는 만큼 고임금 대기업일수록 임금인상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청년 일자리 확대와 중소협력사의 경영 여건 개선에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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