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 임용 후 메모·칼럼 등
사회적 역할 속 묻어둔 마음
다양한 주제…삶에대한 성찰
3번째 저서 ‘괄호 치고’ 출간

울산지방법원에서 공보기획판사와 부장판사를 역임하며 울산과 인연이 깊은 박주영(55·사진) 부장판사가 3번째 저서인 <괄호 치고>(모로·304쪽)를 발간했다.

<괄호 치고>는 저자가 판사로 임용된 2006년 이후부터 최근까지 법정 안팎에서 보고, 듣고, 읽으며 쓴 메모들과 칼럼을 모은 책이다.

문장부호 중 하나인 괄호는 이번 책에서 사회적 역할을 부여받은 인간이 집으로 돌아와 밖에서 하지 못한 ‘묻어둔 말들과 마음’으로, 판결문으로 공적인 의사를 수도 없이 전달한 판사에게는 어쩌면 남들보다 더 많은 괄호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저자의 마음을 보여준다.

▲ 박주영(55·사진) 부장판사
▲ 박주영(55·사진) 부장판사

도합 102년이라는 형량을 선고하며 일명 오프라인 N번방 사건의 피고인들을 엄벌하고, “당신 잘못이 아니다”라며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위로하는 등 특이한 양형을 쓰는 따뜻한 판사로 알려진 저자 역시 지금껏 국가기관으로서 공적 의사를 드러냈을 뿐이다.

<괄호 치고>는 저자가 매일 자신만의 전투를 치르고 돌아와 괄호를 여닫으며 남긴 사적인 삶의 흔적이다.

저자는 “모든 사람에게는 괄호 치고 살아온 삶이 있다. 사회적 역할을 부여받은 인간은 매일 밖으로 나가 자신만의 전투를 치르고 집에 돌아온다”며 “전장에서 보낸 시간이 많아질수록 괄호 치고 묻어둔 말들과 마음 역시 차오른다”고 말했다.

이어 “앞서 발간한 두 권의 책조차 대부분 괄호 밖 나의 모습과 생각이었다”며 “이번 책에서는 다양한 주제를 자유롭게 써내려가며 삶과 세상에 대한 차가운 성찰, 바른 태도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주영 판사는 대구 영신고, 성균관대를 졸업한 뒤 변호사로 활동하다 경력법관제도를 통해 2006년 부산지법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했다. 박 판사는 2013년에 울산지법에서 공보기획판사로 근무하며 울산과 인연을 맺은 뒤 이후 대전지법에서 부장판사로 재직하다가 다시 2019년에 울산지법으로 와서 부장판사로 2년간 근무했다. 그는 울산지법 재직 시 3인의 자살 미수 사건 재판에서 따뜻한 판결문으로 세상에 울림을 전해 화제를 모았다.

박 판사는 <어떤 양형 이유>, <법정의 얼굴들> 등을 펴냈다. 2022년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하기도 했다. 차형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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