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20년 이상된 굴뚝 48개
가스보일러 도입 이후 미사용
파편 낙하 등 안전사고 우려
철거비용 3천만~4천만원 달해
市, 안전점검·지원방안 검토

오랫동안 사용되지 못하고 방치된 목욕탕 노후 굴뚝이 도심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개당 철거비용이 수천만원에 달해 목욕탕은 폐업했지만 굴뚝만 남아 있는 경우도 있어 울산시가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9일 시에 따르면 울산 지역 내 20년 이상된 목욕탕 굴뚝은 총 48개로 확인됐다.

이 굴뚝은 나무·벙커C유 등을 사용했을 때 대기오염을 방지하고자 세웠지만, 목욕탕이 가스보일러를 도입한 1990년대 후반부터는 기능을 상실했다.

문제는 낡은 굴뚝이 철근 노출, 콘크리트 파편 낙하 등 안전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2021년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한 목욕탕에 설치된 높이 25m 굴뚝에서는 콘크리트 파편이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노후 굴뚝 철거에 대한 요구는 많지만, 쉽지 않다. 목욕탕 굴뚝은 민간시설물로, 국가나 지자체가 임의로 철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목욕탕 소유주도 3000만~4000만원가량 드는 철거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선뜻 나서지 못한다.

폐업시 굴뚝 철거가 의무사항이 아닌 만큼 수천만원을 들여 철거하는 경우도 드물다.

이에 시는 관내 노후화된 목욕탕 굴뚝에 대해 안전점검부터 진행하기로 했다. 오는 21일까지 관내 노후 굴뚝 48곳을 대상으로 민관 합동 안전점검을 실시한다.

굴뚝의 철근 노출 및 부식 상태 점검, 기초 부동침하 여부, 구조체와 마감재의 균열·박리 상태 등을 살펴볼 예정이다.

시는 점검 결과 위험 굴뚝으로 판단될 경우 철거비 등의 지원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다만 노후 굴뚝에 대한 위험성을 감안해 철거 비용의 50%가량을 지원해주는 경남과 제주 등 타지자체와 달리 울산은 이에 대한 지원책이 없는 상황이다. 최근 시가 국비 지원을 정부에 건의했지만, 검토해보겠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울산시 관계자는 “민간시설물이기에 지자체 관리 의무는 없다”면서도 “이번 점검에서 심각한 안전상 문제가 발견된다면 지차체 차원에서의 지원책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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