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성근 울산시민안전포럼 상임대표 전 울산시교육위원회 부의장

울산은 가지산을 중심으로 하는 영남알프스를 비롯해 문수산, 무룡산, 대운산 등 근교에 좋은 산들이 많은 산행하기 좋은 도시다. 도심 가까이 있는 산은 존재만으로 시민들에게 청량제 역할을 하는 소중한 자산이다. 그 중에서도 도심과 가까워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산이 문수산이다.

필자는 ‘도심허파’ 문수산의 자랑과 부끄러움(경상일보 2019년7월4자)이란 기고를 통해 문수산을 언급한바 있다. 문수산이 울산뿐만 아니라 인근 도시에도 잘 알려져 있는 것은 접근성과 숲이 많아 산행하기 좋기 때문이다. 소중한 자산인 지금의 문수산은 등산로가 망가지고 많은 나무들이 죽고 병들어 가는 상태라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더 찾을 수 있도록 등산로를 안전하게 정비하고 산림보호와 주변의 신라 불교문화를 접목해서 스토리텔링으로 가져간다면 문수산 일대가 내일의 자산으로 우뚝 서게 될 것이다.울산만이 갖는 자연과 문화·역사 재조명으로 내일의 도시 경쟁력이 되게 해야 한다.

문수산은 동쪽은 영축산, 남쪽에는 남암산이 산맥을 이루고 있으며 주변에는 통일신라시대의 사찰인 망해사지, 영축사지, 청송사지가 1km 내외의 거리에 있어, 이 일대가 통일신라시대 울산 불교문화의 중심지였음을 알 수 있다. 울주군 청량읍 율리에 있는 영축사지는 망해사지와 청송사지와는 다르게 시 기념물 제24호로 지정됐다. 영축사 터는 2012년부터 5차례에 걸쳐 발굴을 끝낸 뒤 복원에 대한 계획없이 지금까지 방치되고 있다.

과거의 유물을 방치하고 미래의 자산을 사라지게 한다면 후손들에게 씻을 수 없는 과오를 남기는 것이다. <삼국유사> 중에 영축사에 대한 창건설화기록이 있지만, 무너진 탑 2기와, 귀부, ‘영축’이 새겨진 기와 등을 통해서 짐작만 해왔었으나 발굴 조사에서 향로와 금동불상, 와전류와 토기류, 금속류 등 1700여 점의 유물이 출토됐다. 동서로 탑이 있고, 가운데 금당지로 추정되는 곳이 확인돼 통일신라시대의 전형적인 쌍탑일금당(雙塔一金堂)의 가람배치를 갖추고 있어 사역의 범위나 규모가 경주지역의 주요 사찰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사찰로 확인되었다고 한다.

문수산의 빼어난 자연과 더블어 문수사를 비롯해 망해사(지), 청송사(지)에 이어 영축사지를 복원하고 주변을 제대로 단장하면 산행은 물론 자연과 문화·역사가 어우러진 명소로 새롭게 탄생하게 될 것이다. 필자는 많은 사람이 찾는 역사·문화 탐방코스로 손색이 없을 것으로 확신하며 영축사지 복원의 당위성은 충분하다 하겠다.

문수산이 역사·문화와 자연이 어우러진 명소가 되기 위해서는 첫째, 부끄러울 정도로 망가진 등산로 정비와 등산로가 아닌 길을 차단하는 등 산림보호 조치와 산을 찾는 사람들의 안전이 우선 확보되게 해야 한다. 중처법 전면 시행으로 시민재해 예방의 중요성이 요구되는 지금 계단이 망가지고 무너질 것 같은 칼날 돌을 딛고 올라가야 하는 등 위험한 곳이 너무 많다.

등산을 하다보면 때론 위험이 따르고 사고가 나기도 하지만 문수산은 사고가 특히 자주 일어 날수 밖에 없다. 문수산의 위험은 다녀온 분이라면 모두가 공감 할 것이다. 지난해 6월20일 최모씨가 정상에서 천상방향으로 하산하다 떨어져 목뼈 등을 다치는 중상을 입고 헬기 후송 후 8개월 넘게 치료를 받고 지난달 28일 퇴원 후 통원 치료를 받고 있다. 실제 사고를 목격하는 경우도 가끔 있다. 둘째, 시지정문화재 보호구역으로 묶여 있는 2700여 평의 영축사지를 복원해 문수산과 주변을 자연과 문화·역사가 어우러진 명소로 만들어야 한다. 영축사지 주변은 문수산을 찾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동하는 곳으로 접근성이 가장 좋은 곳이다. 영축사지 복원과 함께 반드시 주차장이 확보되도록 해 만성적인 주차 문제도 해소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영축사지 복원은 자연경관에 더해 역사문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지는 곳으로 걷고, 보고 가는 공간을 넘어 질 높은 자연·문화·역사 체험이 이뤄지는 곳으로 울산관광의 명소로 새롭게 탄생하게 될 것이다.

이성근 울산시민안전포럼 상임대표 전 울산시교육위원회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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