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현욱 울산연구원 도시공간연구실장 (선임연구위원)

중앙정부, 지방정부 할 것 없이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정책결정자(시장)의 철학을 담은 정책(시정) 방향과 목표를 발표하곤 한다. 대체로 포괄적이고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아울러 비전과 목표를 달성하고 구체화하기 위한 세부 정책을 마련한다. 일종의 공약이다. 이러한 세부 정책과 공약은 핵심 간부 공무원과 공약 관련 부서의 소수 공무원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다. 본청을 제외한 기초 지자체 및 산하기관들은 대표적인 정책과 목표에 대한 인지도는 높지만, 세부 전략까지 이해하기에는 사실상 한계가 있다. 하물며 시민들의 생소함은 더욱 클 것이다.

민선 8기 울산시의 시정 운영은 예전과 사뭇 다르다. 이달 초 김두겸 시장은 ‘울산권 개발제한구역의 해제’를 비롯한 민선 8기 시정 주요 사업의 이해를 위해 전직원 교육을 시행한 바 있다. 이는 울산시가 현재 시행하고 있는 시정 주요 사업들에 대해 공직자들이 모두 공감하고, 공무원들이 정책의 수혜자인 시민들에게 시정 방향을 명확하게 전달하게 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공직자 모두가 시장과 한 마음, 한 생각을 가지고 울산을 새롭게 발전시키고, 울산시민들에게 봉사하자는 것이다.

이번에는 이를 좀 더 확장하여 시민들에게도 다가가고자 하는 시도가 눈에 띈다. 일반인에게 막연할 수 있는 ‘도시계획분야’에서의 새로운 접근법이 그것이다. 전공자 입장에서 시민들이 도시계획을 이해하거나 실생활에서 접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민선 8기 울산시는 주요 정책과 이슈들을 ‘도시계획’과 결을 같이 하면서 시민의 이해도를 높이고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참신한 구상을 해냈다.

지난주 모집을 시작한 ‘제1기 도시계획 시민학당’이 주목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제1기 시민학당은 민선 8기 울산시의 도시 비전과 주요 이슈를 교양 강좌로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고, 시민과 소통하면서 그동안 쌓여온 울산 도시계획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내는 데 큰 목적을 두고 있다. 시민들이 울산의 과거와 현재 모습을 이해하고, 향후 울산의 미래 도시 비전에 대해 서로 공감하고 소통하는 기회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 울산시의 설명이다. ‘도시계획 시민학당’을 통해 울산시는 시민들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고, 시민들은 시정에 간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됨에 따라 자부심과 애향심 고취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동안 일반인이 접하기 어려웠던 주제에 대해 배움과 소통의 장이 열린다고 하니, 이 분야의 시정 연구자로서 두 팔 벌려 환영과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며, 무엇보다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드린다. 이미 모집(3월18일~4월16일)이 시작되어 한정 인원(100명)만 참여할 수 있으니 울산 도시계획 분야가 궁금한 시민들은 지금이라도 울산광역시 홈페이지를 통해 해당 정보를 접해보기를 권한다.

이번 시민학당을 계기로 시민들의 일상생활과 관련한 주요한 도시계획 이슈에 시민들이 직접 혹은 수시로 참여할 수 있는 창구가 마련되었으면 한다. 주요한 이슈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다. 울산광역시 홈페이지를 이용하는 등 방법은 다양할 것이다. 혹은 시민학당 수료자들을 대상으로 실제 도시계획을 마련하는 데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 아무쪼록 시민들과 함께하는 소통과 공감의 행정이 앞으로 더욱 활성화되기를 바라며, 울산의 모범사례가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정현욱 울산연구원 도시공간연구실장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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