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 지압로·족욕장 등 조성
저수지 주변 연계성 떨어지고
비오면 데크 침수 이용 불가능
디자인 모호·접근성도 낮아
1저수지보다 이용객 훨씬적어

▲ 27일 울산 남구 무거동 정골2저수지 전경. 하늘색의 유럽식 둥근 파고라와 Y모양 데크가 조성돼있다.
▲ 울산 남구 무거동 정골2저수지에 마련된 족욕장. 깨끗이 관리된 상태였지만 일부 족욕시설에는 흙 등이 묻어있다.
9억원을 투입해 조성한 정골2저수지 산책로가 이용객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정체성이 모호한 것은 물론, 구조도 비효율적이고 접근성마저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7일 찾은 울산 남구 무거동 정골2저수지. 하늘색 유럽식 둥근 파고라 아래로 Y모양 데크가 눈에 들어왔다.

옆으로 난 산길로는 산책객과 등산객들이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겼지만 정골2저수지에 머물지는 않았다.

5분여 거리에 있는 정골1저수지 둘레길을 걷는 주민들이 다수인 것과 대조됐다.

정골2저수지 경관시설은 지난해 7월 사업비 9억원을 투입해 준공됐다. 남구가 국토교통부 주관 개발제한구역 주민지원사업 공모 사업을 통해 맨발지압로, 족욕시설, 휴게쉼터 등을 조성했지만 투입 비용에 비해 이용률이 낮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매일 정골1저수지를 찾는다는 정위석(79)씨는 “2저수지는 거창하기만 하다”며 “저수지 가운데로 데크를 설치해 저수지 주변으로 산책을 할 수 없어 아무도 여기 안 온다”고 설명했다.

영축산과 문수산으로 통하는 길목에 자리해 많은 등산객들이 지나가지만 산책하기 힘든 구조 탓에 대다수가 스쳐 지나간다는 것이다.

모호한 정체성과 침수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신모(72)씨는 “파란색에 유럽을 연상케하는 파고라를 보면 정체성이 모호하다”면서 “비가 많이 오면 정골1저수지에서 빗물이 유입돼 데크 위로 물이 차올라 이용이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또 10억원 가까운 비용을 투입했음에도 접근성이 떨어져 한계가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정골지구는 차량으로는 찾아오기 힘들어 접근성이 낮다. 네비게이션에서는 정골2저수지로 통하는 길이 안내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블로그 등에 게시되는 정골2저수지 관련 글은 대부분 길을 안내하는 내용이다.

남구 관계자는 “정골지구 우수유출 저감시설 설치 사업으로 저수 용량이 확대되면 침수 문제는 개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민형기자 min007@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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