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울산이 광역시로 승격되기 전 경남도청을 방문할 때마다 교통 체증을 피해 부산 구포로 가지 않고 밀양을 통해 넘어가면서 간혹 영남루에 들러서 아름다운 건축미와 선조들의 지혜에 깊은 감동을 받곤 했다. 그때마다 태화사의 일부로, 기록으로만 전해지던 태화루가 복원되기를 간절히 기다렸다. 울산을 가로지르는 태화강변에 자리했던 태화루는 신라 643년에 태화사와 함께 세워졌으나 임진왜란 때 소실됐다. 밀양의 영남루(보물), 진주의 촉석루(경상남도유형문화재)와 함께 영남의 3대 누각으로도 알려져 있는 태화루가 있다면 산업도시로만 알려진
얼마 전 경상대학과 울산과학대학에서 ‘디지털 전환 시대의 울산’이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했다. 전문 분야가 아니어서, 준비과정에서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디지털 대전환의 역사와 배경, 주요 국가들의 정책방향, 기업 성공사례와 애로 해소방안 등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AI 도입률, 기술 및 인재 등 산업기반, 비 ICT 기업의 디지털 활용도 등 여러 측면에서 우리의 수준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사실에 의아했고, 그럼에도 울산은 모범적인 DT 적용사례들을 축적하고 있다는 사실에 위안을 받았다. 현생 인류는 ‘지혜가 있는 사람’
A씨는 2006년 취득한 농지를 2021년 양도하고, 세법상 자경농지의 양도소득세 전액감면을 적용해 양도소득세를 신고했다. 국세청은 현장 확인 후, 이 토지가 농지가 아닌 것으로 판단해 양도소득세를 부과했고, A씨는 이에 불복해 심사청구를 제기했다.A씨는 토지를 농지로 활용했다는 사실에 대한 증거자료로 농지원부, 농업경영체등록확인서, 기본직접지불금 지급대상자 등록증, 농협 발행 매출상세내역, 거래처별 매출집계표, 마을이장 확인서 등을 국세청에 제출했다.감사원은 다음과 같은 사실관계와 세법 등을 확인하고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1)A
디자인이 주도하는 시대는 이미 시작된 지 오래다.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들고 나왔을 때 사람들은 그 신기한 물건의 정체에도 관심을 쏟았지만 별 것 아닌듯한 그것의 디자인에도 눈길을 떼지 못했다. 어디서나 볼 수 있을 듯한 사각형과 원이라는 기하의 조합이었지만 그 비율과 조합에 디자이너의 고심이 모두 녹아있는 것이다.매년 새로운 차량이 나오고, 스마트폰이 출시된다. 엇비슷한 디자인임에도 사람들은 열광한다. 그만큼 디자인에 민감한 세상이 된 것이다. 세대에 따라 성별에 따라 선호하는 디자인의 경향도 모두 다르다. 나라마다 시대별로 디자
만약 우리가 범죄로 피해를 입거나 교통사고가 나서 도움이 필요할 때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국민 비상벨 ‘112’ 신고 전화를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이다. 신고 접수부터 경찰 도착까지 평균 약 5분 정도 소요되는 112 신고 시스템은 한국의 치안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만든 밑거름이 됐다.작년 한 해 동안 전국적으로 총 1912만건의 신고가 접수됐는데, 이는 국민 2.7명당 1명꼴로 112 전화를 이용한 수치다. 울산지역도 올해 9월까지 일일 평균 약 1384건의 112 신고가 접수되어 각종 범죄 및 사고 현장에서 도
애반딧불이를 증식하는 곳은 울산의 서쪽에 자리한 궁근정마을이다. 매주 화·수·목·금 4일간은 초등학교에서 단체로 이곳에 다양한 체험을 하러온다. 2022년에는 오전에 반디교실을 했고 올해는 오후에 생태수업을 아이들과 함께하고 있다. 9시경에 증식장 문을 열면 ‘나는 반딧불’이라는 노래 가사가 나를 반긴다. 가수 ‘중식이’의 노래 가사를 반디증식장 입구의 철문에 적어두었다. 서정적이기도 하면서 반딧불이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노래이다.잠시 눈길을 주고 나면 들려오는 산소발생기의 뽀글거리는 물방울 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각각의 수조마다 정
최근 소프트웨어 프리랜서, 골프장 캐디, 관광통역안내사, 어린이통학버스기사, 화물차주(유통배송기사, 택배 지·간선 기사, 자동차·곡물가루·곡물·사료 운반기사) 등 특수형태 근로종사자에 대한 고용보험 가입 문의가 종종 있다. 필자가 사업을 시작하는 사업주들과 상담을 하는 과정 중에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4대 보험을 가입하지 않으면 안 되느냐” 라는 질문이다.4대보험의 경우 산재보험을 제외한 나머지 국민연금·건강보험·고용보험의 경우 사업주와 근로자가 반반을 부담하도록 되어 있다. 그렇다보니 막 사업을 시작하는 사업주 입장
포탄이 터져 민간 가옥과 병원 건물이 무너지며 팔, 다리가 떨어져 나가고 수술을 받던 환자와 치료진이 건물에 깔려 시체도 찾지 못했다. 중동 지역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은 수십 년 동안 참혹하게 이어지고 있다. 어릴 적에 이스라엘이 주위 아랍국가를 상대하며 연전연승을 거두자 다윗으로 비유하며 응원했었다. 골리앗은 이슬람 성전이라며 뮌헨 올림픽, 항공기 납치 등 테러를 저지르는 극렬단체를 앞세운 아랍 민족이었다. 그러다, 사상자 수에서 팔레스타인의 피해가 압도적이고 종교전쟁이 아니라 철저한 영토 문제임을 알게 되었다. 팔레스타
도로를 달리던 자동차가 갑자기 멈춰 수리하러 카센터에 가려면 견인차는 필수다. 지금 우리나라의 지방은 도로에 멈춘 자동차처럼 이미 고장이 났거나, 심각한 고장 직전이다. 긴급 점검과 확실한 수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중앙정부가 해야 할 몫이 있고, 지방정부가 감당해야 할 역할이 있다.‘새로 만드는 위대한 울산’을 이끄는 김두겸 시정부가 점검과 수리가 필요한 지방시대의 견인차가 되겠다고 나섰다. 지난 9월 이수식 울산시 환경정책특별 보좌관을 위원장으로 울산시 지방시대위원회가 출범했다. 이날 출범식에서 김두겸 시장은 “울산을 울산답게 다
2학년 곱셈 단원 공부에 들어가기 전인데 몇몇 아이들이 나에게 와서 “저는 곱셈 벌써 다 외웠어요”라고 자랑스럽게 말한다. 그래서 “오~ 대단한데…”라고 반응을 해줄까 고민하다가 그냥 웃어넘긴다.우리 아이들이 수학을 공부하면서 만나게 되는 첫 고비가 2학년 때 배우는 곱셈이 아닐까 생각한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곱셈식의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곱셈구구 암기가 난관이다. 부모의 마음으로 우리 아이들이 이 난관을 잘 넘기게 하기 위해 학원도 보내고 집에서 개인적으로 가르치기도 하며 심지어 유치원부터 암기를 시키는 경우도 있다고
지난 8월7일 월스트리트 저널(The Wall Street Journal)은 “초저가 물건의 시대가 위협받고 있다(The Era of Ultracheap Stuff Is Under Threat)”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골자는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해온 중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에서의 제조업 기피현상과 임금상승으로 더 이상 초저가 물건을 누리기 어렵게 되었다는 것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지점은 이들 아시아 개도국에서도 청년의 일자리 선호가 바뀌고 있으며 제조업에서 청년을 고용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사실이다.그 결
22대 총선이 6개월도 남지 않았다. 거리를 뒤덮은 현수막은 선거철이 성큼 다가왔음을 보여준다. 자신들은 기발하고 재치 있는 문구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은 불편하다. 선거를 치러야 하는 국민들의 마음은 현수막보다 더 어지럽고 무겁다. 또 이런 사람들에게 나라의 미래를 맡겨야 하나 걱정이 앞선다.언제부터인가 우리 정치는 ‘실수’ 경쟁이 되고 있다. 큰 실수만 하지 않으면 상대의 실수로 승리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정당의 구성과 운영에 허점이 많고 역량이 부족해 언제든지 악수를 둘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그 틈을
살아갈수록 세상이 낯설어진다. 생각지도 상상치도 못했던 일들이 자연스럽게 부상하여 눈의 각도가 변하지 않고서는 더불어 살아가기 힘든 세상이다. 특히 문제가 바깥이 아니라 집안에서 일어날 때, 목숨을 내어주어도 아깝지 않는 자식에게 일어날 때는 그것을 수용, 이해하는 데 초죽음적인 고통을 감내하게도 된다.(민음사)는 성소수자로서 사회문제 상에 있는 레즈비언 딸을 이해해가야 하는 엄마인 ‘나’에 대한 이야기다. 딸이 그저 소리 없이 살아주기를 바라는 엄마. 누구나 그리 여기는 지극히 평범한 삶을 지향하는 엄마로서 고통이
지난 10월3일은 개천절이었다.이날은 기원전 2333년, 단군이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이념으로 고조선을 세운 날을 기리는 국경일이다.‘개천(開天)’은 암흑의 혼돈으로부터 ‘하늘이 밝게 열린다’라는 뜻으로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는 ‘개벽(開闢)’의 의미가 있다.여기서 ‘열 개(開)’자는 ‘문(門)’과 ‘평평할 견(开)’자가 결합한 모습인데 양손으로 문빗장을 푸는 형상을 나타낸 것이다. ‘열다’라는 의미 외에도 ‘깨우치다’ ‘시작하다’ ‘펴다’와 같은 뜻도 내포하고 있다.개통, 개학, 개업, 개교, 개발, 개봉, 개시(開始), 전개 등이
역사상 첫 해외 개최로 세간의 주목을 받은 제21차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World Korean Business Convention)에 다녀왔다.지난해 울산에서 개최된데 이어 올해는 ‘세계한상대회’ 명칭을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로 변경하고, 전 세계 각국의 브랜드가 각축전을 벌이며 ‘작은 지구’라 불리는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열리게 됐다. 이번 한인비즈니스대회는 해외에서 개최되는 첫 번째 대회, 한인의 미주이민 120주년, 한미동맹 70주년이라는 역사적 의의를 지니고 있다.올해 대회 주제는 ‘한미 비즈니스 동맹과 함께, 더 큰
1840년에 일어난 아편전쟁은 동양과 서양의 문화가 최초로 격돌한 계기였다. 이 동서양 대결에서 2년 뒤 서양세력인 영국이 승리했다. 마약인 아편을 먹인 자와 먹은 자 간의 그 전쟁은, 먹은 자 중국(청나라)이 패함으로써 주요 항구를 개방하고 홍콩 지배권까지 내어주게 된 굴욕적인 난징조약과 후속 불평등 조약의 체결로 이어졌다. 당시 국내총생산(GDP)이 세계의 약 30%를 차지하던 초(超)대국 청나라는 그로부터 반백년을 무기력하게 지내다가 결국 20세기 공산 중국이 되고 말았다.마약은 개인의 영육(靈肉)을 파괴하고 사회와 국가까지
기아 노조는 지난 23일 오토랜드 광양에서 조인식을 열고 임금협상을 마무리했다. 임금협상 합의안을 최종 도출한 당시 기아 노조측은 기아만의 교섭으로 현대차를 뛰어넘어 그룹 서열화 분쇄를 쟁취했다고 내부 소식지를 통해 자평했다. 이에 민주노총 현대차지부는 내부 소식지를 통해 기아 노조의 협상 대상은 현대차 노조가 아니라 사측이라며 자극적인 내용으로 노노 갈등을 유발하는 일을 자제하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이러한 대기업 노동조합, 이른바 귀족노조들의 공개적인 갈등의 행태는 국민적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다. 특히 최근 현대차그룹 다
죽장리 오층석탑은 구미를 대표하는 문화재다. 그 높이가 10m에 이른다. 석탑을 건립할 당시, 선산 지역 불교의 힘이 오롯이 느껴진다. 무거운 돌을 포갬포갬 얹은 구조물이라면 무슨 의미가 있으랴. 순한 백성들의 염원을 담아 쌓아 올린 화엄의 세계다. 100여 개가 넘는 석재의 결구 또한 부처님을 향한 신라인들의 간절한 기도였다.죽장사 너른 마당을 차지하고 있는 탑은 기골이 장대하다. 우람한 크기나 굳건한 기상으로 보아 국보로 손색이 없다. 보는 이들을 압도한다. 저절로 겸손해져 두 손을 모은다. 목을 한껏 뒤로 젖히고 탑을 올려다본
몇 년 전 ‘슬기로운 의사생활’이라는 드라마가 방영되었다. 5명의 의대 동기생들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이다. 주인공들의 전공과목은 일반외과, 흉부외과, 소아청소년과(소아외과), 신경외과, 산부인과였다. 그 중 일반외과에는 각각의 전문 분야에 따른 전문의가 너댓 명 있었지만 전공의(레지던트)는 통틀어 한 명뿐인 기이한 구조였다. 사실 앞서 주인공들의 전공과목들은 지금은 대부분 전공의의 정원을 채우기 힘든 과들임을 알 수 있다. 출산율의 감소로 인해 분만율이 떨어지며 산부인과는 점점 인기를 잃어가고, 소아 환자가 줄어들면서 소아청소년과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가고 어느덧 나뭇잎들이 형형색색으로 물들어가는 가을이 찾아왔다. 아침·저녁으로 일교차가 심해지고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환절기로 요즘 같은 계절에 주의해야 할 질환이 바로 심·뇌혈관 질환이다.심혈관질환은 전 세계 질병 사망원인 1위다. 우리나라의 경우 암 사망률 다음을 차지하는 질환으로 소방청에 따르면 2022년 중증 응급질환인 심정지, 심·뇌혈관 질환 환자 이송 인원은 38만9197명으로 전년도 32만7289명에 비해 6만1908명(18.9%)가량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울산의 경우 2021년 999건 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