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한끼도 먹고 두끼도 먹고 그럽니다. 돈이 없어서 퇴원한 이후 4개월동안 한번도 병원에 못 갔고 혈압약과 치료약만 먹고 있습니다"
 지난 5월 병원에서 위암말기 진단을 받고 더 이상의 진료가 불가능해 퇴원한 곽종복(60)씨는 2평 남짓한 단칸방에서 혼자 살고 있다.
 올 2월 동사무소에 도움을 받기 위해 진단서를 제출했을 때만 해도 자신의 병이 "십이지장 궤양"과 "고혈압"정도로만 알고 있던 곽씨에게 위암선고는 그야말로 청천벽력과 같았다.
 지병으로 일을 할 수 없었던 곽씨는 자신의 병을 알기 전 1년여 동안 남구 용연동에 있는 컨테이너 박스에서 생활하면서 불규칙한 식사와 생활로 병을 키웠다.
 곽씨는 소화가 되지 않고 참기 어려운 통증이 반복됐지만 십이지장 궤양 증세로만 알았으며 전기조차 들어오지 않는 컨테이너에 살면서 계절이 바뀔 때마다 번갈아가며 추위와 더위에 시달렸다.
 최근 10만원짜리 월세방으로 옮긴 곽씨는 병원비를 갚기 위해 유일한 재산이었던 컨테이너 박스를 매물로 내놓기에 이르렀다.
 곽씨는 수십년동안 헤어져 연락조차 하지 않지만 서류상 자녀가 있어 그동안 기초생활수급대상자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지난 5월 한달동안 입원했을 때 병원비 200만원을 고스란히 물어야 했고 지금도 병원에 입원하면 자신이 치료비를 전액 부담해야 한다.
 암 진행여부와 수술가능여부를 알기 위해 최근 병원에서는 곽씨에게 정밀검사를 권하고 있지만 생활비조차 없는 곽씨에게는 엄두조차 낼 수 없는 실정이다.
 또 월세 10만원과 식비, 약값, 수도비, 전기세 등으로 들어가는 월 평균 30~40만원도 시간이 지날수록 곽씨에게는 큰 빚덩이로 불어날 뿐이다.
 곽씨는 "병원에서 지낼 수만 있다면 더 바랄 바가 없습니다. 치료도 받고 사람들도 만나고. 돈이 없어서 치료도 못 받는데 입원은 꿈도 못 꾸지요"라며 힘없이 약봉지만 뒤적였다.
 다행히 고통이 없어 혼자 지내는 데 아직까지는 큰 불편이 없지만 위암이 진행되면서 특성상 극도의 고통이 동반될 경우 곽씨 혼자 힘겨운 싸움을 벌여나가기는 역부족이다.
 엄민영 남구 야음1장생포동사무소 사회복지사는 "현재 상태에서 곽씨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경제적인 생활비 지원"이라고 밝혔다. 특별취재반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