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힘들어 죽겠어요. 살기 싫어""
 그동안 잘 참아왔던 창민(13·옥성초등 6년)이가 아픔에 못 이겨 내뱉은 말 한마디에 엄마 문해진(41·가명)씨의 가슴은 무너져 내린다.
 최근 "장 마비" 증상으로 20여일동안 주사로만 버텼던 창민이는 제대로 걸을 수도 없을 정도로 초췌해져 버렸다. 8개월만에 20㎏이나 빠져버린 창민이에게 내복마저 너무 커 보였다.
 지난해 12월께 머리가 아프다는 창민이의 말에 단순한 감기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문씨는 병원에 가서 감기약을 처방받았다. 감기약 복용 뒤 잠시 괜찮아졌던 창민이의 두통은 한달도 안돼 재발했고, 창민이 부모는 다시 감기약을 처방받았다. 체한 것 같다는 창민이 말에 민간요법을 동원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3월말께 창민이는 또 다시 머리가 아프다고 호소를 했고 창민이 아빠 박준호(47·가명)씨는 단순한 감기증상이 아님을 알아채고 종합병원을 찾았다.
 MRI 촬영 결과 창민이의 뇌에서 4.4㎝의 종양이 발견됐다. 울산에서는 더 이상의 진단도, 치료도 불가능한 상태였다.
 다음날 서울 삼성병원으로 간 창민이 부모가 병원으로부터 들은 병명은 소아 악성뇌종양인 "수모세포종". 그날 입원 뒤 8시간의 대수술을 받았으나 뇌에 있는 종양이라 거의 손을 대지 못하고 조직검사를 위해 일부 세포만을 떼냈을 뿐이었다.
 창민이에겐 방사선 치료와 세포이식수술만이 유력한 치료법이었지만 창민이 부모는 앞으로 5~7년동안 약을 꾸준히 복용할 경우 완치확률이 40~60%라는 병원측의 말을 믿고 희망을 하루하루 키워가고 있다.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창민이 부모는 서로 만나 의지하면서 창민이 형과 창민이를 낳았으며 막노동과 과일행상으로 부지런히 번 돈으로 전세지만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그러나 MRI 촬영 한번에 150만~170만원이 들었고 서울에 올라간 지 5일만에 1천300만원, 이틀 뒤 700만원씩 나가기 시작한 수술비와 입원비는 어느새 5천만원을 넘어섰다. 그나마 학성동사무소의 도움으로 의료보호 1종에 책정돼 많이 감면된 게 이 정도였다.
 그렇지만 창민이 아빠가 과일행상으로 버는 한달 수입 60만~80만원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급기야 전세금을 빼 병원비를 마련하려 했지만 집주인으로 인해 창민이의 집은 1억원이 넘게 가압류돼 있었고 복잡하게 얽힌 문제를 해결하고 전세금을 받기까지는 까마득했다.
 당장 창민이는 이달 중으로 두번째 자가세포이식 수술을 받아야 하지만 수술비만 2천800만~3천500만원에 달해 엄두를 못내고 있다. 이식 수술 뒤 두달간 무균실에 있는 동안 드는 비용도 입원비와 약값을 합치면 2천만원이 족히 들어간다.
 지난해 말께 백내장 진단을 받았던 창민이 엄마는 병원진료조차 한번 받지 못해 점점 시력을 잃고 가고 있지만 병원에 갈 마음의 여유도, 금전적인 여유도 없다.
 창민이 엄마는 "내가 아픈 건 지금 눈에 보이지도 않아요. 창민이 대신 내가 아플 수만 있다면 그러고 싶은 심정인데 백내장이 무슨 대수겠어요"라고 울먹였다.
 그렇지만 창민이가 들을세라 엄마는 스스로를 다독였다. "내 자식한테 절대 지친 모습 보여주지 않을 겁니다. 내가 지치면 우리 창민이는 몇배로 더 힘들거니까요."
 아빠 박씨는 오전 4~5시부터 일어나 새벽마다 농수산물 시장에서 과일을 사서 밤 9~10시까지 과일행상을 하고, 집에 돌아온 뒤에는 창민이가 잠들 때까지 병수발을 하지만 아빠의 얼굴에는 지친 기색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창민이는 세상 무엇하고도 바꿀 수 없는 내 자식입니다. 앞으로 5~7년만 치료하면 완치까지는 안 되더라도 살아가는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데 세상에서 내가 못 할 일이 뭐가 있겠습니까. 창민이만 낫는다면 10년이고 20년이고 밤을 새워서라고 일할 겁니다"
 창민이 부모는 울산에 있으면 창민이와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아이들이 흔치 않아 낙담하게 되지만 서울 소아암병동에서 병원에 입원해 있는 다른 아이들을 보면 "다른 아이들보다는 내 아이가 더 낫다. 내 아이의 치료가 훨씬 더 쉽다"란 생각에 위안을 받는다.
 창민이만 치료할 수 있다면 집이든, 뭐든 내놓겠다는 부모지만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들어가는 병원비에는 한숨이 절로 나온다. 지금까지는 창민이 학교와 친구들, 이웃들의 도움으로 버텨왔지만 앞으로가 더 큰 문제이기 때문이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인 창민이 부모는 오늘도 간절하게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며 기도를 한다. "우리 창민이 제발 도와주세요. 창민이만 나으면 죽을 때까지도 그 은혜는 잊지 않고 갚을 겁니다." 배샛별기자 star@ksilbo.co.kr

◇창민이네를 도우려면...
무엇보다 병원비와 치료비가 최우선입니다. 창민이의 병은 앞으로 5~7년간 꾸준히 방사선 치료와 세포이식수술을 해야만 하기 때문에 매달 수천만원의 비용이 듭니다.
 아빠의 과일행상으로 번 돈으로 4인 가족이 생활하고 있는 창민이네 형편으로는 수술비는 고사하고 병원비와 입원비도 감당하기 힘듭니다. 당장 이번달에만 3천만원이 들어가는 세포이식수술을 앞두고 있는데 수술비 마련이 막막합니다. 약값은 20일치가 650만원, 하루 입원비는 순수 자부담만 12만5천원이 듭니다.
 창민이는 항암치료와 세포이식수술만 잘 하면 완치확률이 높기 때문에 무엇보다 치료를 제때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합니다.
 한편 백내장을 앓고 있는 창민이의 엄마도 자칫 방치하다보면 시력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되면 창민이 병치료는 더더욱 어려워집니다.
 도움주실 분은 대표전화(246·6055, 울산사회복지포럼)와 난치병 학생돕기 "나눔울산" 계좌(예금주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계좌번호 경남은행 632-07-0003792)를 이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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