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통해 장애인들과 같이 호흡하고 마음을 나눌 수 있어 즐겁습니다. 사회로부터 단절되다시피 해온 그들에게 큰 도움은 되지 못하더라도 몸과 마음이 조끔씩 건강해지는 모습을 지켜보면 정말 뿌듯합니다"

울산시 중구에서 태권도 사범을 하고 있는 윤현업(28·사진)씨는 2년6개월여동안 중구 성안동 장애인복지관 소속 직업재활훈련생 35명에게 매주 한차례씩 무료 태권도 교육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03년 장애인들에게 봉사활동을 하고 있던 선배의 모습을 지켜본 윤씨는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에서 자신도 어려운 이웃을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고 무료교육에 나서게 됐다.

그는 매주 목요일 오전 11시면 어김없이 자신을 기다리는 장애인복지관으로 향한다.

대부분 20굠30대로 지체장애인들이 많기 때문에 격렬한 운동보다는 손을 펴고, 발을 뻗을 수 있도록 가벼운 스트레칭과 근육이완에 도움이 되도록 지도하고 있다.

또 단지 형식적인 교육에 그치지 않고 그들과 진정한 마음을 나눌 수 있도록 짬짬이 온라인 상에서 대화를 주고 받거나 고민상담 등에도 시간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는 "일반 수강생이라 생각하면 가르치는 사람도 정말 힘이 들어 오래가지 못한다"며 "자연스럽게 그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지다보니 이젠 서로 정이 들어 형제, 친구처럼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 토박이로 현재 용인대학교 사회체육학과 3학년에 재학중인 윤씨는 장애인들의 교육을 위해 학교수업도 주말에 한꺼번에 수강하고 평일에는 울산으로 내려와 봉사활동을 펼치는 등 나눔실천에 열정을 쏟아 붇고 있다.

우정초등학교 태권도 코치도 겸임하고 있는 그는 장애인들이 교육에 참여하면서 자신들 스스로 활동적이고 웃음을 찾아갈 때가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비록 몸이 불편할 뿐 그들은 우리와 똑같은 사회인입니다. 좀더 자신감을 갖게끔 주위에서 먼저 도움의 손길을 내 미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시간만을 기다리는 그들을 보면 봉사활동의 참 뜻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다음주 열릴 전국협회장기 태권도 대회에 자신이 가르치고 있는 우정초등학교 팀이 출전하는 탓에 한달여 동안 복지관에 나가지 못했지만 다음달부터는 예전처럼 복지관으로 향할 계획이다.

그는 대학교를 졸업하고 사회활동을 하더라도 봉사활동에 게을리하지 않을 생각이다.

또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나 장애인들이 건강한 몸과 마음을 만들고 쉴 수 있도록 가급적 빠른 시일내에 자신만의 체육관을 갖는게 그의 바람이다.

이형중기자 leehj@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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