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를 잡아 얕은 양동이에 넣으면 금방 밖으로 빠져 나옵니다. 그런데 두 마리를 넣으면 나오지 못합니다. 서로 나가겠다고 싸우다가 결국 두 마리 다 나오지 못합니다. 게는 서로 끌어내리는 본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 마리가 올라가면 뒤에 있던 녀석이 올라가던 게를 잡아당겨서 둘 다 올라가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양동이를 게로 가득 채워 놓으면 모두 기어 나오려고 기를 쓰다가 한 마리도 나오지 못한다는 것을 보게 됩니다.

어리석은 게의 모습은 우리들에게 많은 교훈을 던져 줍니다. 자신만 잘 살면 된다는 의식은 결국 공멸로 가는 길임을 암시해 주고 있으며 진정으로 잘 사는 길은 혼자만 살려고 남을 짓누를 때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살릴 때 자신도 사는 길이 열린다는 것을 깨우쳐주고 있습니다.

사회는 더불어 살 때 살맛이 나고 어려움을 당하지 않습니다. 못사는 사람, 억울한 사람이 있으면 그 사회는 불안하고 언제 사고가 날지 알 수 없습니다. 정신적 파멸을 느낀 한 사람이 정신과 의사에게 상담하러 갔습니다. 정신과 의사는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찾아 나서시오. 그리고 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무엇인가를 하십시오." 그래서 그는 장애인 시설에 찾아가서 그들을 도우면서 삶에 대한 의욕과 새로운 길을 찾게 되었다고 합니다.

참으로 의미 있는 인생은 남을 돕고 정신적으로 성공시키는 삶으로 인도하는 삶입니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비장애아동과 장애아동 사이에 많은 차별이 있습니다. 특수아동은 '특수한' 교사가 '특수한' 교육방법으로 '특수한' 곳에서 '특수한' 내용으로 '특수하게'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다행히 특수교육진흥법이 개정되면서 장애아 통합교육을 보장하고 있지만 장애아 통합교육은 법적 장치만으로 성공을 기대하기는 어렵고, 장애인 자신, 부모, 가족, 특수교육 관련자, 장애인 지원 관련자들은 물론 사회 일반인들의 생각이 바뀌어야만 그 실효를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그 어떤 이념보다도 우선되어야 할 것은 '장애인도 보통 사람이다'라는 지극히 평범하고 단순한 이 말의 의미를 깨닫고 인정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우리는 장애인의 특수화가 아닌 '장애인의 정상화'를 이루어야 할 때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들에게 특별한 곳에 특별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와 더불어 함께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김용관 울산나사함복지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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