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날이 지났다. 울산에서도 장애인들을 위한 다채로운 행사들이 치러졌다.

'살아있는 비너스'로 불리는 작가 앨리슨 래퍼의 방한에 떠들썩하기도 했다.

장애인을 열등한 사람이 아닌 아름다운 사람으로 보게 만들겠다는 비전이 아주 멋졌다. 그 사람의 자신감, 주위에 퍼지는 긍정의 힘이 우리 사회의 열정 없는 비장애인까지도 깨우는 계기가 되고 남음을 믿는다.

하지만 21세기 조각상의 모델이기도 한 영국예술가 래퍼를 부러워만 할 것인가. 이 땅 한국에서도 비너스에 비견할 멋진 장애인들이 이젠 나와야 하지 않겠는가. 2006년 우리나라의 예비 래퍼들은 지금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나는 많은 이야기가 듣고 싶어 웹서핑을 한참이나 했다. 여러 단체가 있고 많은 행사가 있었던 올해 도드라진 목소리는 자립생활을 위한 활동보조인 제도이다.

장애인 수용시설 위주의 정책에서 탈피, 자립생활 정책을 추진하도록 촉구하는 그들의 목소리는 공통되며 아주 크게 들리는 부분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05년부터 7개 지역, 총 10개 센터에 국비 6천만원, 지방비 9천만원 총 1억5천만원의 예산을 지원해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지자체는 2007년까지 걸리는 시범사업을 기다리지 않고 독립적으로 지원사업을 벌리고 있다.

울산광역시도 울산장애인자립생활센터와 울산지체장애인협회 소속 중증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 각 6천만원씩 총 1억 2천만원의 예산을 올해부터 지원한다. 충북과 인천 등 서울시를 제외하고 몇몇 지자체가 시작하고 있는 이 일에 울산시가 일찍 첫 발을 떼어 무척이나 다행스럽다. 시작단계의 일인 만큼 좋은 선례가 되도록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

장애인 예산 편성에 세금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고 걱정하는 기득권이 많을 지도 모르겠다. 투명한 월급봉투에서 세금을 떼이는 회사원들은 그들의 요구가 뻔뻔스럽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세상에 장애인이 아닌 사람은 없다. 눈이 나빠서 안경을 써야하는 사람도, 나이가 들어서 휠체어를 이용해야하는 경우까지 우리 모두는 예비 장애인이다. 즉 장애인을 위한 투자가 내 삶을 위한 투자이며 사회복지정책이 가는 길이라 믿는게 맞지 않을까. 나부터 그들의 진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자 좀더 자세를 낮춰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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