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테마 - 아름다운 울산, 시민들이 직접 만든다

학성동 주민들 모여 올해 3월 공식 출범
문화예술의 장·건강 상담 공간으로 꾸며
벚꽃축제 작은 음악회 개최 공연도 다채

울산의 주인은 바로 그 땅을 밟고 살아가는 110만 울산시민이다. 공해도시라는 이미지를 벗고 문화예술, 자연이 살아숨쉬는 도시를 만들기 위한 행정에 날개를 달아주는 것 역시 울산시민이다.

울산의 자랑거리인 태화강, 십리대밭, 울산대공원, 학성공원, 무거천 등을 내 집 앞 마당처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직접 모임을 만들어 정기적으로 환경정화 활동은 물론 크고 작은 행사를 열어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당긴다.

7월 테마는 울산의 아름다움을 돋보이도록 전면에 나선 시민들이 모여 만든 봉사단체로 첫 번째 주인공은 학성공원 사랑회다.

"학성동의 얼굴인데 당연히 깨끗하게 가꿔야죠."

울산시 중구 학성동하면 학성공원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울산 최초의 도심속 공원으로 80여년 동안 지역민과 울산 시민들의 사랑을 받았다.

학성공원 사랑회(회장 이원래)는 학성공원을 가꾸고 사랑하며 보다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주민들 스스로 모여 만든 모임으로 올 초 3월 발대식을 가졌다.

이원래 회장은 "처음에는 학성공원지킴이로 출발했지만 왜성이라는 문화재가 있는데 이를 지킨다는 것은 좋지 않다는 의견이 많아 명칭을 변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학성공원 사랑회로 새롭게 출발하면서 45명이던 회원도 두 배 가까이 늘어 지금은 110명이나 된다. 이들은 학성공원 주인 행세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학성동 주민뿐 만 아니라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학성공원이 사랑받는 것을 목표로 활동한다.

학성공원 사랑회 회원들은 발대식과 동시에 사랑회를 상징하는 심벌을 만들었다. 학성공원을 나타내는 학과 성 문양, 태화강과 환경을 상징하는 모양이 포함돼 있다. 또 학성동 주민뿐만 아니라 울산시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회원들의 염원을 담아 영어로 'ULSAN'을 새겨넣었다.

이들은 지난 4월 학성공원 광장에서 '2008 학성공원 벚꽃 작은 음악회'를 개최했다. 본래 학성동청년회에서 주최했지만 올해부터 단오행사를 맡기로 하고 대신 학성공원 사랑회가 벚꽃축제를 마련했다.

이 회장은 "화려한 무대도 없이 그냥 학성공원 있는 그대로 흙이나 바위위에서 공연과 관람이 동시에 이뤄졌다"며 "학성공원의 아름다움을 오롯이 느낄 수 있어 많은 분들이 좋아했다"고 말했다.

학성공원은 철마다 색다른 아름다움을 뽐내지만 특히 벚꽃잎이 흩날리는 4월부터 5월까지가 가장 멋드러진다. 그 때의 아름다움을 더하기 위해 학성공원 사랑회 회원들이 직접 나서서 작은 음악회를 꾸몄다. 통기타와 색소폰을 연주하고 노래를 불렀다. 학성동주민자치센터에서 에어로빅과 민요를 배웠던 회원들이 공연을 선보였다.

또 3월부터 학성공원 사랑회 회원인 강동한의원 이영태 박사가 건강강좌를 벌였다. 7~8월에는 잠깐 쉬고 선선해지는 9월부터는 다시 주민들을 찾을 계획이다.

이 회장은 "쓰레기를 주워 깨끗한 학성공원을 만드는 것 만큼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는 장소로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가벼운 운동과 산책, 건강 및 법률 상담 등이 모두 이뤄지는 학성공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성공원에는 시문화재자료 제7호 울산왜성이 있어 나무 한 그루 마음대로 손대지 못한다. 이제 얼마 후면 박상진의사 광복회사령비와 서덕출선생 봄편지 노래비가 각각 송정과 복산으로 옮겨진다. 몇 가지 안 되는 볼거리도 사라지는 셈이다. 그 자리에 각종 체육시설 등을 보완해 주민들의 생활체육공원으로 탈바꿈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게 학성공원 사랑회의 생각이다.

이처럼 이 회장을 비롯해 전 회원들은 중구청이나 학성동주민자치센터 등에 주민의 소리를 전달하는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학성공원 사랑회는 주로 학성동 주민들로 구성됐다. 그래서 다들 회원으로 활동하는 것이 남다르다. 학성동에서 나고 자란 이영희 총무는 "중학교 때 한 번씩 청소하러 오곤 했었는데 그 때와 지금은 느낌이 많이 다르다"며 "지금은 정말 학성공원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활동한다"고 말했다.

또 학성공원 사랑회 회원들은 초창기 기반을 잘 닦아야 한다는 각오로 활동하고 있다.

이 회장은 "매일 새벽 운동을 하는데 한 번씩 사람들이 왜 이제서야 학성공원 사랑회를 만들어 활동하냐고 투정할 때가 있다"며 "그런 말을 들으면서 더 열심히 활동해야 겠다고 다짐한다"고 말했다.

홍은행기자 redbank@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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