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생태·산업도시 기반 다진 울산시
테크노산단 조성·자유무역지역 지정 등 경쟁력 확보
‘명품산책로’ 어우러진 태화들 생태공원도 준비 완료
울산에 걸맞는 해법으로 세계 경제위기 돌파구 모색

▲ 반구대 암각화 인근에 위치한 국내 유일의 암각화 전시관인 ‘울산 암각화전시관’. 경상일보 자료사진
올해 울산시는 급변하는 주변 환경 속에서도 환경도시, 산업도시로의 행보를 늦추지 않았다. 특히 하반기부터 불어닥친 금융위기와 이로 인한 실물경제의 급격한 위축에도 불구하고 울산시는 오히려 공격적인 경제정책을 펼쳐 주목받았다.

그러나 각종 정책의 거버넌스가 부족하고 경제정책이 세계적인 경향을 무시한 채 밀어붙이기 식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올 초부터 울산시는 주력산업의 고도화와 녹색성장 기반을 확충하는데 모든 행정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지난 9월에는 울산 기간산업 테크노산단 조성이 광역경제권 선도사업으로 선정됐고, 12월에는 자유무역지역 지정을 마침내 이끌어냈다. 이 가운데 길천일반산업단지를 비롯해 9개 산업단지 938만㎡도 함께 조성해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울산과 부산, 경남·북과 130개 기업이 참여하는 ‘그린카 오토벨트 구축사업’도 추진해 울산의 주력산업인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이와함께 상생의 노사문화 정착을 위해 화학(3월22일), 자동차(5월12일), 조선(6월28일)의 날을 운영하는 등 3대 ‘주력산업의 날’ 행사를 개최해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고 노사가 화합하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부터는 미국발 금융위기가 실물경제에 파급을 미치면서 국가경제는 물론 국내에서 가장 튼튼하다는 울산지역경제까지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안개속으로 빠져들었다.

▲ ▲지난 11월 울산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3회 동아시아경제교류추진기구 총회에서 박맹우 울산시장 등 3개국 10개 도시 대표들이 ‘울산선언’을 채택하고 있다.
박맹우 시장은 시의회에서 세계경제가 흔들리고 있지만 오히려 울산은 이제 공격적인 투자를 시작한다고 자신있게 밝혔지만 과연 얼마나 치밀한 계산과 분석에 바탕을 두고 한 말인지 알 수 없다. 투지와 의욕도 좋지만 안개 속의 경제상황에서 무턱대고 공장용지를 계속 확대하다가는 시민들의 세금만 축내는 결과가 오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울산이 흔들리면 국가가 흔들린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울산경제가 중요한 부문을 차지하고 있긴 하지만 투자에는 반드시 그에 따른 경제분석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외면할 수 없는 진실이기 때문이다.

울산에서 경제분야와 함께 양대 축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 에코폴리스, 즉 생태도시 조성사업이다. 특히 올해는 정부가 ‘저탄소 녹색성장’을 미래 국가비전으로 선포함에 따라 울산의 생태도시 조성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게됐다.

생태도시 사업 가운데서도 가장 핵심적인 것은 바로 태화강과 태화들 생태공원 조성사업이다. 태화들 생태공원은 올 한 해 동안 준비작업을 마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간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강변 생태공원이 도심 한 가운데 들어선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울산은 생태도시의 위용을 단번에 갖추게 된다.

시는 또 태화강 생태공원을 중심으로 강 남북을 둥글게 연결하는 ‘명품 산책로’를 조성, 이달 말 또는 내년 초에 개통할 예정이다. 경남은행이 울산시에 선물하는 십리대밭교에서 태화동과 구 삼호교를 거쳐 남구 삼호동, 태화강전망대, 태화강갤러리 등을 돌아오는 코스는 그야말로 명품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훌륭한 코스다.

생태도시를 향한 노력은 올 한해 덩굴식물 100만그루 심기에서도 끊임없이 진행됐다. 지금은 심은지 얼마되지 않기 때문에 표시나지 않지만 내년 여름에는 울산 전역이 덩굴식물로 푸르게 바뀔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도 올해 기후변화협약 시범도시로 환경부와 협약을 체결한데 이어 산·학·연·민 등을 아우르는 녹색성장포럼을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가장 선도적으로 운영해 지난 11월28일 포럼 창립 행사에는 환경부 장관이 직접 참여하는 등 높은 관심을 표시했다.

▲ ▲울산시 울주군 두동면 만화리 충렬공 박제상 기념관 개관식에서 박맹우 시장, 윤명희 시의장 등 내빈들이 내부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국제화 분야에서도 시는 걸음을 늦추지 않았다. 지난 11월5일부터 7일까지 울산롯데호텔에서 열린 ‘동아시아경제교류추진기구’ 제3회 총회에서는 울산을 비롯한 한국·일본·중국 10개 도시들이 참석해 내년을 ‘환황해의 해’로 선언하고 다양한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문화관광 분야에서는 지난 5월 울산시암각화전시관이 문을 열어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전시관은 문을 열자마자 방문객들이 몰리기 시작해 전국적인 관광지로 부상했다.

태화루 복원사업과 대곡댐박물관 건립, 울산시립박물관 건립, 박상진의사 생가복원사업, 박제상기념관 건립 등도 이미 마무리됐거나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태화강 물축제와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 등은 이미 전국적인 문화체육행사가 됐다.

기업메세나도 울산이 전국에 자랑할 수 있는 분야다. 지난 9일 롯데호텔에서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등 5개 기업, 중앙병원 등 4개 병·의원, 농소농협 등 2개 금융기관, 울산로타리클럽 국관송 회장 등 개인사업자 2명 등 총 13개 기업(단체 및 개인)이 극단 ‘무(회장 전명수)’ 등 14개 문화예술단체와 결연을 했다.

울산시가 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시작한 울산메세나 운동은 지난해 SK에너지 등 5개 기업과 올해 3월 자매결연을 한 16개 기업이 지역의 19개 문화예술단체를 후원, 41회에 걸쳐 각종 문화예술공연을 개최해왔다.

이밖에도 올해는 울산과학기술대가 내년 개교 준비를 마치게 되고 혁신도시 2공구 발주가 지난 10월 이뤄졌다. 경부고속철 울산역세권 개발은 지난 9월9일 기공식과 함께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이러한 가운데서도 울산은 세계적인 경제위기의 회오리 속에서 불확실한 미래를 안고 전진해야 하는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내년에 닥쳐올 더욱 깊은 경기침체의 늪에서 울산이 어떻게 헤쳐나갈지 주목된다.

이재명기자 jm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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