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마다 매일 새순이 소록소록 돋아나고 있다. 그 새순들이 모여 연두 세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연두(軟豆) 연(軟) 자는 ‘연약하다’는 뜻이며, 두(豆) 자는 완두콩을 의미한다. 연두는 어떻게 보면 노랑색에 가깝기도 하다. 그래서 영어로는 옐로그린(yellow-green)이라고 한다.지난 11일은 음력 3월3일 삼짇날이었다. 또 오는 19일은 곡우(穀雨)다. 삼짇날과 곡우 사이, 이 시간이 나들이 하기에는 안성맞춤이다. 그래서 삼월삼짇날은 답청일(踏靑日) 또는 답청절(踏靑節)이라고도 했다. 사람들은 산이나 들에 나가 파랗게 돋아난
병원에 갔다온 사람들은 다 안다. 의사가 거의 신적인 존재라는 것을. 특히나 목숨이 걸린 대형 수술을 앞두고 있는 환자는 하느님 보다 의사를 더 믿는다. 그런데 요즘 국민들은 “아픈 사람만 섧다”는 말을 입에 달고 있다. 환자는 넘쳐나고 우리 사회는 중병에 걸렸다. 의사 단체는 “정부는 의사를 이길 수 없다”며 사직서를 냈다. 국민과 의사, 그리고 의료시스템이 모두 중병에 걸린 대한민국, 이 사태가 어디까지 갈지 걱정이 크다.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2시간 20분간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을 면담했다.
공무원 A씨는 직장에서 근무평정을 지속적으로 상위등급을 받고 실제 승진도 빨랐다. 이런 A씨가 육아휴직 후 복귀하니 근무평정은 관행에 따라 최하위 등수로 매겨졌다. B씨는 육아휴직 전에는 근무평정을 잘 받아서 승진후보 명부에서 2번이었는데, 복직 후에 5번으로 밀려나 결국 승진이 2~3년 이상 늦어지게 되었다. C씨는 아이를 세 명을 낳았는데, 쌍둥이(둘째와 셋째)가 미숙아로 태어나 잔병치레가 많고, 산모도 몸이 좋지 않아 3년간 휴직했는데, 그중에서 1년간만 휴직 수당이 나와 큰 어려움을 겪으며 육아해야 했다. D씨는 육아휴직에서
3월 한달에 걸쳐 울산시내에 있는 119구급대 센터들 몇 곳을 방문했었다. 필자가 일하는 울산병원엔 심장, 뇌혈관 관련 응급상황으로 구급차를 타고 온 환자분들이 꽤 많은데, 그분들이 치료 후 가정으로 복귀하실 때 병원에 고마움을 표현하는 경우는 많지만 정작 병원까지 이송해 온 대원들이 누구인지는 알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늦게나마 이송해주신 대원들을 찾아가서 고마움의 말을 대신 전하고 관련 애로사항은 없었는지 듣고자 했었다. 이야기를 나누며 현 응급이송체계의 이모저모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코로나가 있던 3년의 시간 동안
내일은 춘분(春分)이다. 남반구이든 북반구이든 똑같은 햇빛을 받고, 낮과 밤의 길이도 똑같다. 이 날을 기해 겨울 기운은 점점 사라지고 봄·여름 기운이 몰려온다.…겨울을 밀어내며 봄을 쟁취하려/ 맨 앞에서 싸우느라/ 거칠어진 손으로 나뭇가지의 눈을 털고/ 빛의 화살을 던져 얼음을 녹인다// 겨울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얼어붙은 뿌리에 부활의 물을 뿌리고/ 찬바람 흙먼지 마시며 2월의 벽을 흔들어/ 새싹이 돋고/ 투박한 3월이 제 몸을 부수어 만든 길에/ 4월과 5월이 저만치 따라오며…‘3월’ 일부분(최영미)춘분 즈음에는 버들강아지(버
실질적인 월급은 거의 그대로인데 먹거리 가격은 껑충 뛰어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외식하기가 겁난다는 말이 빈말이 아님이 여실히 입증됐다. 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체 가구 처분가능소득(가처분소득)은 월평균 395만9000원(1~4분기 평균)으로 전년보다 1.8% 늘었다. 반면 가처분소득 증가율과 비교해 먹거리 물가 상승률은 6%대까지 치솟았다. 특히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에서 대표 먹거리 지표로 꼽히는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는 각각 6.8%, 6.0% 올랐다. 이는 가처분소득 증가율의 각각 3.8배, 3.3배다.
오늘은 겨울잠을 자던 벌레와 개구리들이 천둥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 뛰쳐 나온다는 경칩(驚蟄)이다. 그 중에서도 개구리는 경칩에 땅 위로 뛰쳐나오는 대표적인 동물이다. 경칩 무렵엔 대륙에서 남하한 한랭전선이 통과하면서 천둥이 치는데, 옛사람들은 천둥소리를 듣고 개구리와 벌레들이 땅에서 나온다고 생각했다. 특히 양서류인 개구리는 온도 변화에 민감해 기온이 오르면 금세 알아 차린다. 울산에서는 이번 주 천둥이 치면서 비가 내릴 것이라고 한다.경칩 즈음에는 벌레들 외에도 무수한 생물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 중의 하나가 ‘큰개불알꽃’이다.
그린벨트는 1971년대 지정된 개발하면 안되는 땅이다. 그런데 지난달 21일 윤석열 대통령은 그린벨트를 대폭 풀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울산에서 13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를 열고 불합리하게 규정된 해제 기준을 바로 잡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울산 그린벨트를 과감히 풀 수 있게 하겠다고 울산 시민에게 약속드린 바가 있다”며 그린벨트 해제 의지를 거듭 역설했다.지난 1971년부터 지정되기 시작한 그린벨트는 1977년 4월 여수권까지 총 8차례에 걸쳐 14개 도시권역에 설정됐다. 전국 지정
일주일 내내 비가 내리겠다고 한다. 어제는 눈 녹아 비가 내린다는 우수(雨水)였다. 그래서 그런지 울산에서는 이틀 동안 제법 많은 양의 비가 내렸다. 지난 4일이 입춘(立春)이었고, 며칠 안 있으면 경칩(驚蟄)이니 계절상 지금 내리는 비는 봄비가 맞긴 맞다. 요즘 ‘봄을 기다리는 노래’라는 뜻의 신석정 시인의 시 ‘대춘부(待春賦)’가 자주 입에 오르내린다.우수도/ 경칩도/ 머언 날씨에/ 그렇게 차가운 계절인데도/ 봄은 우리 고운 핏줄을 타고 오기에/ 호흡은 가빠도 이토록 뜨거운가?// 손에 손을 쥐고/ 볼에 볼을 문지르고/ 의지한
새해가 밝은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절기는 ‘입춘‘을 지나 ‘우수‘다. 한파 속에서 만개한 매화꽃이 ‘고난’ 이란 단어 대신 ‘희망’을 떠올리게 한다. 모든 경제주체가 코로나19와 3高(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이 촉발한 매서운 경제 한파에서 빨리 회복하길 바라는 마음이 그 어느 때 보다 간절하다. 특히, 생존을 위해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더욱 그럴 것이다. 프리드리히 니체는 ‘지진은 샘을 드러낸다’ 라고 했다. 절체절명의 경영위기 상황에서도 생명의 샘을 발견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기다. 중소벤처기업부
“나의 고향은 경상남도 울산군 농소면 신천리 못안부락이다. 못안(모단)은 큰 못이 있는 안쪽이란 뜻이다…신천리는 찬 샘이, 갈밭, 못안의 자연 부락 셋이 모여 합해진 이름이다….”울산 출신으로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성신여자대학 한문과 교수를 거쳐 중앙대학교 국어국문과 교수로 정년퇴임한 김경수 교수의 자서전 가 나왔다.울산 북구 농소동 신천리가 고향인 김 교수는 처용 연구로 잘 알려져 있는 자칭 타칭 ‘처용 전문가’다. 처용과 관련한 대표적인 책은 . 는 국
지난 4일은 입춘(立春)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최근 며칠 동안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렸다. 설이 지나고 우수(雨水)가 다가오면 완연한 봄이다. 그런데 입춘과 우수 사이에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바로 가지치기다. 한자로는 전정(剪定) 또는 전지(剪枝)라고 한다. 전지는 생장에 무관한 필요없는 가지나 생육에 방해가 되는 가지를 제거하는 것을 말한다. 전정은 수목의 모양이나 개화·결실 등을 좋게 하기 위해 가지나 줄기의 일부를 잘라내는 작업을 이른다. 굳이 단계로 따지자면 전지는 낮은 단계, 전정은 기술적으로 높은 단계라고 할 수
울산시가 광역시 승격 이후 26년만에 처음으로 도시지역을 대폭 확장한다. 시는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2030 울산도시관리계획 재정비안’을 8일자로 공고한다. 이번에 시가 공고한 내용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광범위하고 다소 공격적인 것이어서 주목을 끈다. 특히 이번 재정비안은 ‘울산의 지속적인 성장’을 염두에 두고 수립한 것이어서 앞으로 도시확장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시에 따르면 이번 재정비안은 크게 4가지 테마로 요약된다. 4가지는 △더 큰 울산을 위한 성장 기반 마련 △기업도시 울산을 위한 규제 개선 △울산 사람이 살기
영남알프스에 내린 눈이 만년설처럼 아직도 허옇게 쌓여 있다. 엊그제 통도사에 들렀더니 영각 앞 홍매화가 가지마다 울긋불긋 꽃봉오리를 터트리고 있다. 통도사 뒤 영축산의 겨울과 햇살 고인 절 마당의 봄이 교차하는 지점에 꽃이 피었다. 검은 쇠붙이 같은 나무에 붉은 연지가 선연하다.얼음 밑에 개울은 흘러도/ 남은 눈 위엔 또 눈이 내린다./ 검은 쇠붙이 연지를 찍는데/ 길 떠난 풀꽃들 코끝도 안 보여/ 살을 찢는 선지 선연한 상처/ 내 영혼 스스로 입을 맞춘다.‘홍매(紅梅)’ 전문(김상옥)영남알프스에 허옇게 보이는 흰 빛은 자세하게 보
울산에도 매년 겨울 독수리들이 찾아온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다 안다. 지난해에는 먹이가 부족해 개체수가 150마리에서 70마리 정도로 줄었다. 이에 울산시는 소·돼지의 비계, 내장 등을 먹이로 주고 있다고 한다.천연기념물인 독수리는 우리나라를 찾는 조류 중 가장 큰 새로 번식기인 여름에 몽골, 중국 동남부 등에 살다가 3400여㎞를 날아 울산, 고성, 김해, 거제 등지로 찾아온다. ‘생태계의 청소부’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독수리는 동물의 사체를 먹음으로써 질병이 창궐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울산에서 독수리를 자주 볼 수 있
울산의 정책 기조가 좀 바뀌었다. 기업유치, 미래 첨단산업 등을 앞세워 ‘산업수도 울산의 복원’을 외치던 울산시 8대 민선시장이 정책의 궤도를 문화예술 쪽으로 방향을 조금 틀었다. 그 동안 김두겸 시장은 오로지 산업수도 복원에만 매진했었다. 그러다보니 문화예술 분야 종사자들의 불만이 조금씩 표출돼 온 것이 사실이다. 김 시장이 이같은 여론을 재빨리 캐치해 정책에 반영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김 시장이 취임 초부터 부르짖어왔던 것은 ‘꿀잼 도시’다. 1년 반 이상 매진했던 산업부흥 정책에 이제 ‘꿀잼 도시’이라는 옷을 덧입히겠다는
경상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이 17일 울산 남구 옥동 문수컨벤션에서 열린다. 경상일보는 지난 2009년 울산지역에서 처음으로 신춘문예를 시작했다. 신춘문예는 등용문(登龍門)으로 표현된다. 그러나 등용문을 통과하기까지 겪어야 하는 지난한 역정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용문(龍門)’이란 중국 황하 상류의 협곡을 말하는데, 물고기가 이 협곡을 통과하면 용이 된다는 전설이 있다.등용문은 ‘이응전(李膺傳)’에 나온다. 이응은 후한 때의 관리로, 타락한 환관에 대항해 조정의 기강을 바로 세우는데 큰 기여를 했던 인물이다. 그래서 당시
지난 6일은 대한이 놀러 왔다가 얼어 죽는다는 소한이었다. 추위가 최고조에 달하는 이 맘 때가 되면 생각나는 음식이 있다. 아구탕, 아구찜이다. 점심 때 뜨끈뜨끈한 아구탕 한그릇을 먹고 나면 새 기운이 솟는다. 소한 추위에도 끄덕 없다.울산 사람들이 즐겨 먹는 ‘아구탕’ ‘아구찜’은 사실 표준말이 아니다. 표준어는 ‘아귀’다. 아귀는 불교의 ‘아귀(餓鬼)’에서 나온 이름이다.불교에서는 세상을 천(天)·인간(人間)·아수라(阿修羅)·축생(畜生)·아귀(餓鬼)·지옥(地獄) 등 6가지 도(道)로 분류하는데 이를 육도(六道)라고 한다. 아귀는
새해 아침은 불을 껐다 다시 켜듯이/ 그렇게 떨리는 가슴으로 오십시오// 답답하고 화나고 두렵고/ 또 얼마나 허전하고 가난했습니까?/ 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지난밤 제야의 종소리에 묻어둔 꿈도/ 아직 소원을 말해서는 아니 됩니다// 외로웠습니까? 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억울했습니까? 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슬펐습니까? 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새해 아침’ 일부(송수권)갑진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백룡도, 황룡도 아닌 푸른색의 청룡(靑龍)의 해란다. 민화(民畵)에서 용은 상서
어제는 예수가 탄생한 크리스마스(Christmas)였다. 많은 지역에서 눈까지 내려 예수의 탄생을 축복했다. Christmas(크리스마스)는 Christ(그리스도)와 mass(가톨릭의 미사)를 합한 합성어이다. X-MAS라고도 하는데, X는 그리스어의 XPIΣTOΣ(그리스도) 에서 첫 글자를 따온 것이다.그러나 크리스마스가 진짜 예수의 생일인지는 누구도 모른다. 크리스마스가 12월25일로 정해진 것은 AD 366년 콘스탄티누스 로마 황제에 의해서였다. 당시 로마에서는 태양의 신 미트라가 동지(冬至)까지 자신의 모습(태양)을 조금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