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결혼이민자에게 일자리를 찾아주자- 음식업 취업 교육 -

▲ 결혼이민자 여성들은 출신국의 다양한 음식을 현지화할 경우 단순한 취업을 벗어나 창업도 가능하다. 요리 취업교육은 한국음식점 취업 뿐만 아니라 결혼이민자 여성들에게 한국사회의 전통적인 음식문화를 파악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 결혼이민자 여성들이 음식업 분야 취업을 위한 교육에서 요리를 직접 만들어 보고 있다.
결혼이민자여성 대상 한식·양식 등 실전 위주 요리교육

한국음식점 취업·출신국 음식으로 창업 기회 ‘일석이조’

다문화가정 자녀들에 다양한 음식문화 접해보는 기회도

문화의 차이를 가장 크게 느낄 수 있는 분야는 무엇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무래도 먹고, 입고, 사는 것의 이질감에서 가장 큰 차이를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다른 문화가 서로 소통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태어나고 자란 곳의 문화를 다른 이질된 문화 속에 자리잡게 하고 그 문화를 일방적으로 바꾸는데 있지 않다.

한 문화 속에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이 들어와도 자신의 고유한 문화를 유지할 수 있고, 또 이를 토대로 새로운 문화유형을 창조해 가는 형태가 열린 사회이고 바람직한 사회다.

국제결혼을 통해 한국사회에 정착한 결혼이민자 여성들에게 가장 큰 어려움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먹는 문제를 손꼽는다. 음식은 원초적인 본능을 자극하기 때문에 음식의 차이는 한국사회에 정착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또한 결혼이민자 여성에게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이와 함께 자라나는 2세들에게 한국사회와는 또다른 어머니의 고향 문화를 알려주고 여러 문화를 향유할 수 있게 해주는 데도 음식은 많은 영향을 주며 비중 또한 매우 크다.

다문화가정 자녀에게 이중언어를 가르치는 일이나 독특한 의상 등 고유한 문화를 알려주는 여러가지 교육이 실시되는 것은 2개 문화를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다문화가정 자녀들 만이 가질 수 있는 문화적 장점을 살려주자는데 있다.

그렇게 해야만 이들이 한국사회에 아무런 제약 없이 정착해 이 사회에서 자신이 가진 장점을 살리면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들이 한국사회에서 얼마 만큼 제 역할을 하느냐는 열린 사회의 척도를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결혼이민자 여성에게 음식교육이 필요한 것은 가정 내에서 음식문화 차이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예방하고 이를 토대로 결혼이민자 여성들이 한국사회에서 음식업 분야에 진출해 일자리를 갖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음식업 취업 교육
울산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결혼이민자 여성 130여명을 대상으로 취업실태 욕구조사를 실시한 결과 음식업 분야도 결혼이민자 여성들이 가질 수 있는 일자리로 손꼽혔다.

결혼이민자 여성들이 한식·양식 등의 요리교육을 받고 난 뒤 취업할 수 있는 분야는 한국 음식점에서 정식 조리사로 일하는 전문 직업인과 접객 종사자, 요리 보조인 등 다양하다. 음식업 분야에서 취업 가능한 분야는 모두 포함된다.

이를 위해 울산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지난 5월부터 요리 관련 직업전문학교와 연계해 결혼이민자 여성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부터 울산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과 오후반으로 나눠 결혼이민자 여성들에게 한식과 양식 조리법 등 전문적인 요리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번달 말까지 진행되는 요리교육이 끝나면 이들은 음식업 분야에 일자리를 갖고 울산 지역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자리잡게 된다.

울산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음식업 분야에 관심이 있는 결혼이민자 여성들의 취업을 돕기 위해 다문화가정을 방문해 직업전문학교에서 요리교육을 받고 취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일일이 설명하며 참여를 독려했다.

또 다문화가정을 방문하는 방문교육지도사를 통해 음식업 분야 취업 연계 프로그램를 홍보하며 일자리를 만들어 주기 위한 프로그램 참여를 유도했으며 결혼이민자 여성들이 많이 모이는 한국어 교실 등 정기 교육 프로그램에 요리교육 취업 과정을 설명하기도 했다.

울산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현재 울산지역 요리 관련 직업전문학교에서 4차례 30명씩의 결혼이민자 여성을 대상으로 요리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요리교육은 음식조리법 이론강의와 직접 음식을 만들어보는 과정을 비롯해 음식에 대한 맛 평가 등 여느 요리교육과 같다. 한식과 양식 요리교육을 받는 결혼이민자 여성들은 대부분 한국 음식점에 취업하길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결혼이민자 여성들의 음식업 분야 취업은 반드시 한국 음식점에 국한된 건 아니다.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곳의 음식을 한국사회에 알리는 다문화 음식 전문점 취업이나 창업도 가능하다. 지금도 그렇지만 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베트남 쌀국수는 한국사회의 정서와도 크게 다르지 않아 외국 전문음식점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때문에 결혼이민자 여성들이 자신의 출신국에서 가장 대표적이랄 수 있는 음식을 특화해 내놓을 경우 단순한 취업 단계를 넘어 이 사회에서 당당하게 제자리를 잡는 위치에까지 오를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사회의 전통적인 음식문화를 알아야만 출신국 음식을 현지화할 수 있다. 현지화되지 않은 음식은 아무래도 거부감이 들 수 있어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 힘들다.

때문에 울산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실시하는 요리 관련 직업전문 교육은 한국인의 입 맛을 알아가는 과정이 되고 이를 토대로 출신국의 음식을 한국사회에 알리기 위해 현지화하는 단계가 되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사회의 전통적인 입 맛에 알맞게 조리된 출신국 음식과 함께 요리교육을 통해 배운 실력을 발휘해 한국음식을 함께 내놓는 방법도 든든한 일자리를 갖는 하나의 방안이 되고 있다.

또 결혼이민자 여성 여러 명이 모여 출신국의 다양한 음식을 한꺼번에 내놓는 다문화 음식점도 시도해 볼 만한 아이템으로 제안되고 있다.

이 처럼 여러 가능성의 가장 토대가 되는 것은 한국사회의 전통적인 맛을 아는 것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울산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운영하는 요리 관련 직업전문학교 교육과 같은 과정을 거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박정남기자 jnp@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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