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지자체별 이색 정책 … 부산시

올 초 ‘출산’에서 ‘교육’까지 책임지는 파격 출산장려책 발표
매년 100억원씩 출산기금 조성 셋째 이후 양육·학비까지 부담
다자녀가정 교통요금 등 할인 ‘가족사랑카드’ 전국 최초 시행
어린이 손·발 본 떠 외벽 장식한 젖병 모양의 등대 조성 눈길
▲ 부산시는 지난 1월8일 16개 자치구·군 아이 낳기 운동본부 회원 등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초저출산사회 극복 원년 출범식’을 갖고 ‘출산’에서 ‘교육’까지 책임지는 파격적인 출산장려정책을 발표했다.
대한민국 2대 도시 부산은 ‘출산율 제로(0)’의 공포에 휩싸여 있다. 지난달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9년 출상통계 잠정 결과’에 따르면 부산은 2008년 0.98명에 이어 지난해에도 0.94명을 기록하며 출산율 전국 꼴찌를 기록했다. 이미 2005년 0.89명과 2006년 0.90명의 출산율을 기록하면서 전국에서 가장 출산율이 낮은 도시라는 꼬리표를 달았다. 부산시는 출산 연령대 여성이 결혼을 하지 않는 비율이 급격히 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35~39세 여성의 미혼율(8.9%)이 서울(12.5%)과 같이 전국 평균(7.2%)보다 높은 점이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여기에다 25~34세의 가임여성 감소, 양육비와 교육비 부담에 따른 둘째이상 자녀출산율 감소 등 사회·문화·경제적인 다양하고 복잡한 요인이 얽혀 이같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초저출산사회 극복을 위한 획기적인 출산장려책을 마련, 각 가정에 현실적인 혜택을 주는 출산장려정책을 펼치고 있다.

부산시는 올해를 ‘초저출산사회 극복 원년’으로 선포하고 획기적인 출산장려시책을 추진키로 했다.

이를 위해 부산시는 지난 1월8일 16개 자치구·군 아이 낳기 운동본부 회원 등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초저출산사회 극복 원년 출범식’을 갖고 ‘출산’에서 ‘교육’까지 책임지는 파격적인 출산장려정책을 발표했다.

가장 눈에 띄눈 대목은 부산시가 셋째 이후 자녀의 양육비와 교육비 부담을 모두 떠맡아 아이낳기 좋은 부산을 실현하겠다는 정책.

2010년 이후 부산에서 출생하는 둘째 이후 자녀에게 취학전까지 보육료를 전액 지원하고, 셋째 이후 자녀에게는 보육료 뿐만 아니라 초·중·고 급식비 및 학비지원, 대학입학 시 첫 등록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이미 지난해 ‘부산시 저출산 대책 및 출산장려지원조례’를 개정한데 이어 올해부터 매년 100억원씩 10년간 1000억원의 출산장려기금을 조성해 나간다는게 부산시의 계획이다. 실제 2010년부터 지원할 보육료 및 출산장려기금 100억원 등 예산을 확보한 상태다.

여기에다 공보육 및 보육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민간보육시설을 공보육화해 국·공립보육시설과 동일한 수준으로 보육시설 수준을 높여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수준 높은 보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부산시보육지원센터의 건립을 통해 부산지역 어린이 집에 대한 체계적인 보육지원은 물론, 영유아·부모·보육인 모두 이용가능한 종합서비스센터로서의 기능을 강화해 양질의 보육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이와 더불어 보육교사 처우개선을 위해 복지수당을 10만원(2008년 4만원, 2009년 8만원)으로 인상지원해 보육교사의 사기와 직업에 대한 자긍심을 높여 나가고, 유아 교육 지원사업으로 전국 최초로 시행해 온 유치원 종일반 교사 인건비를 2010년에는 교사 1인당 50만원(2005년 10만원, 2009년 30만원)으로 인상해 유치원 교사의 사기앙양 및 유아 교육의 질 향상과 학부모 교육비 부담 경감책도 펼치고 있다.

부산시는 또 전국 최초로 부산에 거주하고 있는 미혼남녀(결혼적령기 35만여명)를 대상으로 인구보건복지

▲ 지난해 9월17일 부산시 기장군 기장읍 연화리 서암항 남방파제에 설치된 세계 최초 젖병 등대.
협회와 협약을 체결해 결혼지원사이트(www.match.kr)를 운영해 무료회원 혜택과 온라인 무료 만남을 주선하는 ‘갈매기 사랑만들기 프로젝트’(미혼남녀 매칭시스템)를 추진하고 있다.

다음달에는 회원 가운데 결혼 적령기인 25~35세 미혼남녀를 초청해 즉석 만남으로 짝을 찾도록 도와주는 오프라인 맞선 행사도 개최할 예정이다.

부산시는 ‘저출산 고령사회 대비 인구교육’을 경성대학교와 부산경상대학, 부산여자대학 등 지역 3개 대학에서 정규교양과목으로 개설했다.

초저출산 문제를 지역대학의 정규교양과목으로 개설한 이유는 저출산을 미래사회의 중요한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고, 결혼과 출산에 대한 젊은이들의 가치관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다.

또 하나의 전국 최초 출산장려시책으로 ‘가족사랑카드’ 제도를 빼놓을 수 없다.

가족사랑카드는 다자녀 가정에게 유료도로 통행료 면제, 지하철요금 및 공영주차장 주차요금 50% 할인, 백화점, 대형마트, 병의원, 학원, 각종 음식점 등 참여업체 이용요금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이밖에 남성 육아휴직, 부모 휴가제도, 시간제 근무, 탄력근무제, 재택근무제 등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사회문화 조성 방안과 결혼·출산·양육에 대한 시민 인식개선 운동도 활발하게 펼쳐나갈 방침이다.

부산시 산하 기구와 지역기관도 저출산 극복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부산시 산하 기구인 부산관광컨벤션뷰로와 부산지방해양항만청은 지난해 9월17일 부산 기장군 기장읍 서암항 남방파제에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고 출산을 장려하자는 젖병을 닮은 등대를 세계 최초로 세워 첫 불을 밝혔다.

등(램프) 위에 도자기로 구운 젖꼭지 모양 지붕을 얹어 높이 5.6m의 젖병 모양 처럼 생긴 이 등대의 콘크리트 외벽에는 어린이 144명의 손과 발 모양을 뜬 도자기를 붙여 출산을 장려하는 디자인으로 완성돼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저출산은 사회 전체의 문제이며 특히 중산층 중심의 보편적인 출산장려지원 시책을 발굴해 장기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시책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바탕으로 전국 최하위를 면치 못하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같은 파격적인 정책을 마련해 실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배준수기자 newsma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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