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극복! 아이낳기 좋은 울산] - (17)지자체별 이색 정책 … 전남 강진군

2008년 출산율 2.21명 전국 평균 1.19명보다 두배 많아
출산 축하금 720만원·초음파 검진비 등 파격 지원 효과
학비·군장병 휴가비·결혼이민자 가정 지원금도 눈길
‘다산(茶山)’ 정약용의 고장 전남 강진군은 ‘다산(多産)’의 고장으로 불리고 있다.

남도 끝자락에 자리한 대표적인 농촌지역으로 분만시설을 제대로 갖춘 변변한 산부인과 하나 없는 이 곳이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합계출산율 1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8년 기준 출산율은 2.21명으로 전국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국 232개 지자체 평균 1.19명보다 2배 가량 많았고, 2005년 고강도 출산정책을 내놓기 전까지는 10~30위권을 맴돌았던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성과다.

특히 강진군은 43년 만에 인구가 증가세로 돌아서 관심을 받고 있다.

1967년 12만명에서 2000년대 들어 4만명까지 떨어졌으나, 지난해를 기점으로 소폭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인구감소율 또한 2006년 1.78%에서 2007년 1.5%, 2008년 1%, 2009년 0.5%로 매년 격차가 줄어들고 있고, 2006년 3만1938명이던 인구가 2007년 4만1352명, 2008년 4만1153명으로 줄었으나, 2009년에는 11명이 늘어나 4만1164명을 기록했다.

2005년부터 ‘인구 감소 해결, 그 꿈의 기록에 도전합니다’라는 슬로건으로 임신에서부터 출산, 양육까지 지원하는 다양한 출산장려정책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출산장려정책에 있어서만큼은 선진국 수준인 강진군의 정책을 닮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인구 늘리기에 총력을 기울이다
강진군은 인구 감소 하한선인 4만명을 유지하면서 ‘인구감소율 0%’ 달성을 위해 지난해 9월 전국 최초로 모든 전입자에게 장려금을 지급하는 등 다양한 지원책을 담은 ‘인구 늘리기’ 지원조례를 제정, 인구 늘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례에 따라 강진군은 10월말부터는 모든 전입자에게 장려금을 지급하고 있고, 출산가정, 귀농자, 다문화가

정, 다자녀 가구 지원책 마련과 5인 이상 사업체, 투자유치업체, 기숙학생, 유관기관 임직원 및 공무원 가족의 자율적 전입을 유도하고 있다.

또 각 읍·면에서는 전입자에게 축하카드 및 문자 메시지 보내기, 공무원 친인척 자율적 전입유도, 쌀소득보전 직불제 신청 관외 거주자 전입 등을 추진한다.

이밖에 종교단체 종사자 전입유도, 향우회와 자매 결연지를 통한 도시민 유치, 인구 늘리기 우수마을 표창과 주민숙원 우선 지원, 내 고장 주소 갖기 운동전개 등도 추진하고, 전출자 중 실거주자 전입 유도, 고령·은퇴자 유치활동도 펼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전입 주민에게 지역건강보험료 단독세대 구성에 따른 차액 보전 분 세대당 1만원과 상수도요금 1인당 평균사용량의 3개월분 1만800원을 지급하고, 쓰레기봉투 1인당 평균사용량의 6개월분 7200원과 교통상해보험료 5000원, 자동차 번호판 교체비용 4만4000원, 개인균등할주민세 및 대한적십자회비 1회분도 실비로 지원한다.

특히 관내 고등학생, 대학생에게는 학비지원금으로 10만원, 군 장병에게는 정기휴가비로 1회 5만원씩 지급하고, 결혼이민자 가정 정착지원금으로 가구당 600만원, 다자녀가정 장학생 우선 선발, 귀농인 빈집보수 및 도배비용으로 500만원, 정착금으로 최대 3000만원까지 지원하는 등 다양한 귀농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강진군은 또 2005년 출산양육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다양한 출산양육 정책을 펼친 결과 2005년 297명에 불과하던 신생아 수를 2008년에는 417명(출산율 2위)으로 늘렸고, 2009년에는 410명으로 출산율 전국 1위에 올랐다.

◇낳기만 하면 잘 키워드리겠습니다
출산가정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정부에서도 추진하기 힘든 파격적인 출산장려정책을 펼쳐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마음 놓고 아이를 낳고, 잘 키울 수 있는 역할을 지자체가 짊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강진군은 첫째와 둘째아 출산 시 각각 120만원과 240만원을, 셋째아 이상은 매번 720만원 이상의 축하금을 주고있다.

셋째아를 낳을 경우의 축하금(700만원)은 서울 강남구(500만원)와 서초구(100만원)보다도 훨씬 높은 수준이다.

또 임신 중에는 초음파 검진비로 20만원씩 3차례 지급하고, 월 3만원씩 5년간 신생아 건강보험료도 대신 내준다.

여기에다 출산 3개월 전 15만원 상당의 목욕용품 등 5종 세트를 지급하고 있으며, 농촌지역 출산율 및 인구 증가에 큰 보탬을 주고 있는 다문화가정을 위한 외국인 출산 가사 도우미도 지원하고 있다.

강진군은 분만이 가능한 산부인과 유치에도 팔을 걷어 붙였다.

산모들이 안심하고 출산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을 위해 산부인과 병·의원 공개 유치에 나선 것이다.

전국 자치단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될 정도로 각광을 받고 있는 출산장려정책에도 불구하고 분만이 가능한 산부인과가 없어 지역의 산모들이 인근 도시인 목포나 광주 등으로 원정출산을 하고 있는 실정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출산 인프라 마련을 위해 강진군은 건물 임대료 2억5000여만원과 대도시 평균 매출액에 준하는 월 1000만원 보상 등 연간 4억여원의 인센티브를 내걸었다.

이같은 강진군의 산부인과 구애 소식이 알려지면서 현직 산부인과 전문의 14명이 문의를 해오는 등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하지만 열악한 재정 탓에 예비 개원의들의 마음을 충족시켜 주지 못해 현재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강진군은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산부인과 유치에 공을 들일 작정이다.

배준수기자 newsma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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