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농촌지역 초고령사회 대책 서둘러야

범서읍 외 나머지 8개 읍·면 지역도 고령화·고령사회 진입
농·어촌 거주 노인수 급증 추세에도 복지서비스는 한정
대부분 텃밭 일구고 마을 경로당서 환담 나누며 시간 보내
의료·복지생활시설 확충·일자리 확대 등 정책 추진 시급

울산은 올해 부터 본격적인 고령화사회에 들어설 것이라고 지난해 동남지방통계청은 전망했다. 하지만 울산의 일부 지역 노인들은 이미 고령화 사회를 넘어 초고령사회를 살고 있다.

전체 인구 20만1000명 가운데 약 2만명이 65세 이상 노인들로 구성된 울주군은 이미 고령화사회에 들어갔다. 더구나 울주군에 소속된 12개의 읍·면 가운데 3곳은 노인 인구 비율이 이미 20%를 넘어섰다.

▲ 울산광역시 노인복지관은 각종 문화·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찾아가는 행복 이동복지관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2026년이 돼서야 울산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비율 20.6%에 이르러 초고령사회를 맞을 것이라는 동남지방통계청의 예측보다 더 빨리 현실화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함께, 통계청이 지난 7일 발표한 ‘2010 한국의 사회지표’는 한국 사회가 기대수명의 연장과 낮은 출산율 등으로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망했다. 통계청은 1980년 당시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은 전체의 3.8%에 불과했지만 2050년에는 38.2%로 70년 사이에 34.4%P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놓았다. 또 2050년에는 전체 인구 10명 가운데 1명(14.5%)이 80세 이상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초고령사회를 구성한 농·어촌지역 노인들=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울산에서 주민등록인구상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울주군(9.9%)이다. 그리고 울주군에 소속된 12개의 읍·면들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난 곳은 삼동면(25.7%)이었고, 다음으로 두동면(24.5%), 두서면(21.1%)순이었다. <표2 참조>이들 지역은 모두 울산 도심과 20㎞ 정도 떨어져 있고, 주민들 대부분이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다.

울주군 사회복지과 측은 “흔히 젊은 사람들은 고향을 뒤로 하고 가족들과 함께 도시로 떠나 살게 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런 가운데 남은 사람은 나이가 든 노인들이기 때문에 자연히 농·어촌지역에 거주하는 노인들의 수가 늘어나게 되는 것”이라고 농촌 노인인구비율의 증가세 원인을 설명했다.

그래서 농·어촌 지역에 살고 있는 노인들은 지역적 특성과 젊은 시절 농사 경험 등을 토대로 주로 텃밭을 가꾸거나 소규모 농사일이 주된 활동이다. 또 마을 경로당에서 또래 노인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소일하는 것도 주요 일과 중 하나이다.

“농·어촌지역에 살고 있는 노인들은 주로 텃밭 등을 가꾸며 지내거나 그렇지 않으면 마을회관(경로당)까지 가서 또래 노인들과 세상사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는 울주노인복지센터의 노인돌보미 담당자의 이야기도 농어촌 노인들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나이가 들면 아픈 곳이 많아진다. 그래서 노인들의 관심은 몸이 아플 때 쉽게 찾을 수 있는 병원이다. 그 다음은 놀 곳과 일할 곳이다.

지난해 울주군은 지역 60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노인복지정책’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지역 노인들은 1순위로 노인의료시설 확충(33.4%)을 꼽았으며, 다음으로 노인복지생활시설 확충(30.9%), 노인일자리 확대(22.0%) 순이었다.

권역별로 살펴보면 울주군 남부권(온산읍, 온양읍, 웅촌면, 서생면, 청량면)의 노인들은 양로시설과 같은 노인복지생활시설의 확충을, 서부권(언양읍, 범서읍, 두동면, 두서면, 상북면, 삼남면, 삼동면)의 노인들은 요양원과 같은 노인의료시설 확충을 우선 추진 복지정책으로 꼽았다. 이러한 설문조사 결과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농·어촌지역 거주 노인들의 수에 비해 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복지시설 등 서비스는 경로당과 같은 여가시설이나 방문 서비스에 한정돼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농·어촌마을 노인들을 위한 ‘종합’ 복지서비스 지원 절실=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울산지역의 경로당 수는 732곳이다. 이 가운데 절반인 366곳이 울주군에 있고, 1만3883명의 지역 노인들이 경로당을 이용하고 있다. 지난해 울주군이 60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경로당 이용 시 불편사항’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 중 절반 이상(51.7%)이 경로당을 이용하고 있었으며, 면 단위에 거주하고 있는 노인들의 경로당 이용률(62.1%)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경로당 이용경험이 있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이용에 따른 불편사항을 묻는 설문에서 1순위는 운영경비부족(32.5%), 2순위는 의료기구 부족(19.9%)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결과는 농촌 노인들이 경로당 이용의 경우 단순히 머물 곳에서 이제는 한단계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희망하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김효준 울주군청 사회복지과 노인복지담당은 “경로당은 울주군 농·어촌지역 노인들의 주요 거점 복지시설의 역할을 해왔으나, 앞으로는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갖춰야 할 것”이라면서 “올해 중으로 그동안 지역 노인들이 요구했던 노인주거복지시설인 양로원을 증축할 계획”이라고 했다. 윤수은기자 prsyun06@ksilbo.co.kr

◇노인복지법에서 규정하는 노인복지시설 <표3>

종류 세부 시설
노인주거복지시설
(제32조)
양로시설, 노인공동생활가정, 노인복지주택
노인의료복지시설
(제34조)
노인요양시설,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 노인전문병원
노인여가복지시설
(제36조)
노인복지관, 경로당, 노인교실, 노인휴양소
재가노인복지시설
(제38조)
방문요양서비스, 주·야간보호서비스, 단기보호서비스, 방문목욕서비스, 그 밖의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서비스 등

◇고령화 사회의 분류(UN의 정의) <표1>
고령화사회
(aging society)
전체인구 중 65세이상 고령인구비율이 7%이상~14%미만인 사회
고령사회
(aged society)
〃 14%이상~20%미만인 사회
초고령사회
(super-aged society)
〃 20%이상인 사회

◇2010 울주군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 <표2>
고령인구비율 
7% 미만
범서읍(5.1%)
고령화사회 지역  청량면(11.5%), 삼남면(11.3%), 언양읍(10.1%), 온양읍(8.4%), 온산읍(7.9%)
고령사회 지역  상북면(17.5%), 서생면(17.3%), 웅촌면(16%)
초고령사회 지역 삼동면(25.7%), 두동면(24.5%), 두서면(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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