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치매, 이제는 사회 공동의 책임 - ① 치매에 대한 이해

▲ 치매극복한마당 행사가 지난 1일 울산대공원 남문광장에서 열렸다. 사진은 치매예방을 위한 운동요법을 알려주고 있는 부스의 모습. 울산시치매지원센터제공
길을 가다보면 종종 ‘아버지 혹은 어머니를 찾습니다’라는 전단지를 보게 된다. 대부분 치매환자를 찾는 내용이다.

절실한 문구가 가득 적혀있는 전단지를 보고 나면 더 이상 ‘치매’가 한 가정의 문제로만 여겨지지 않는다.

치매에 걸린 노인 뿐만 아니라 가족과 주변사람들에게도 치매의 고통은 부담이 되고 있다. 치매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배경이다.

여기에 치매노인까지 점점 증가하고 있어 치매에 대한 장기대책과 사회망 연결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뇌세포 손상으로 지적능력 상실
울산지역 치매환자 8천여명 추정
내년부터 치매관리법 시행 예정
보건소 환자등록땐 지원 혜택도

◇고령 치매환자 급증세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노인 11명 중 1명이 치매환자로 집계됐다. 올해 65세 이상 치매환자는 49만5000명. 노인 535만7000명의 8.9%다. 급속한 고령화로 치매노인은 더욱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표1참조) 오는 2012년에는 52만명에서 2020년에는 75만명, 2030년 113만명, 2050년에는 2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됐다. 울산 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보건소에 등록된 치매환자는 대략 2000여명. 등록이 안돼있는 환자까지 합치면 8000여명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울산시치매지원센터 이임수 대리는 “울산의 치매 유병률이 6%였다가 최근 전국 평균인 8.9%에 근접하고 있다”며 “치매가 알려지길 꺼려해 빠져있는 사람까지 합치면 수치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 치매극복한마당 행사가 지난 1일 울산대공원 남문광장에서 열렸다. 사진은 전문의 상담 부스에서 한 노인이 치매 관련 상담을 받고 있는 모습.

치매로 인한 의료이용량(건강보험과 의료급여를 합한 것)도 늘어나고 있다. 치매 1인당 총진료비가 2002년 118만8000원에서 2007년 247만8000천원으로 2.09배 증가했다. 치매라는 개별적인 질환 하나에 사회적 문제와 경제적 부담, 개인적인 고통이 모두 포함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는 지난 2008년 9월 ‘치매와의 전쟁’을 선포한 바 있다. 치매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현재 치매 관련 사업으로는 치매조기검진사업과 치매어르신등록, 치매치료관리비지원 등이 실시되고 있다. 울산에서는 보건소 뿐만 아니라 치매지원센터에서 상담과 교육, 치매조기검진지원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오는 2012년부터는 치매관리법도 시행될 예정이다. 치매의 예방 및 치매관리 정책을 종합적으로 수립, 시행할 치매관리법은 치매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의 피해를 줄이고, 사회적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해 제정됐다. 치매관리법이 시행되면 국가와 지자체는 치매관리에 관한 사업을 시행하고 지원하면서 치매를 예방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치매란 무엇인가

치매에 대한 편견 중 하나가 ‘나이가 들면 누구나 치매에 걸린다’는 생각이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치매 유병률이 높아지는 것은 맞지만, 노인이라고 모두다 치매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표2참조)

치매는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하던 뇌세포들이 특정한 원인이 없이 서서히 죽어가면서 지적능력을 상실하는 알츠하이머 치매가 70%를 차지한다. 40~50대라도 뇌에 발생한 각종 질환으로 여러가지 인지기능을 상실하면 치매에 걸릴 수 있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8~10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된다. 건망증이라고 여길 수 있는 경미한 기억장애가 나타나는 초기단계에서부터 의미있는 대화가 불가능해지는 말기단계까지 다양하면서 심각한 증상이 나타난다. 치매 관련 증상으로는 기억장애와 언어장애, 일상생활 수행능력 저하, 시간과 공간에 대한 파악능력 저하 등이 있다.

자신이 방금 했던 말에 대해 기억을 하지 못하거나 물건을 자주 잃어버리는 경우는 기억장애의 한 부분이고, 언어장애를 겪으면 표현하고 싶은 말이 잘 떠오르지 않거나 의미 없는 말을 반복적으로 하게된다. 또 가사일과 위생관리 등 일상생활이 서툴러지거나 집안에서도 화장실을 찾아 헤매는 등의 치매 증상이 있다.

◇조기진단과 치료가 최선

“치매, 일찍 알면 밝게 살 수 있습니다.”

치매의 최선의 대책은 조기발견이다. 지난달 28일 열린 제4회 치매극복의 날 특별강좌에서 동강병원 신경과 신용억 과장은 “치매가 진행된 후에 치료를 받으면, 진행되기 이전보다 치료 효과가 반감된다”며 조기진단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신 과장은 “치매가 진행된 이후에도 조기에 치료를 받으면 치매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조기진단을 통해 전체 치매의 10~15%는 완치가 가능하다. 울산시치매지원센터에 따르면 초기 원인치료를 통해 치매의 진행을 차단하거나 지연시킬 수 있으며, 병의 악화에 미리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이같은 진단은 각 구·군 보건소와 치매지원센터, 신경과 또는 신경정신과가 있는 병원에서 진행하고 있다. 치매선별검사와 전문적인 검사 등 5~6개의 진단과정을 거쳐 치매 여부가 판단된다. 보통 환자 및 가족의 병력 정취에서부터 혈액검사 등의 실험실검사, 뇌영상검사, 신경심리검사, 유전학 검사 등이 실시된다.

진단을 통해 울산지역 보건소에 치매환자로 등록되면 치매치료관리비 지원 여부 확인과 치매 보호자 상담 및 교육, 기저귀 등 위생용품 지원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김은정기자 new@ksilbo.co.kr

■ 치매노인 유병률(표1)
년도 유병률(%) 치매노인 인구수
2008 8.4 42만1000명
2009 8.58 44만5000명
2010 8.76 46만9000명
2011 8.94 49만5000명
2012 9.08 52만2000명
2020 9.74 75만명
2030 9.61 113만5000명
2040 11.21 168만5000명
2050 13.17 212만7000명

■ 치매, 제대로 알기(표2)
문항 정답
나이가 들면 누구나 치매에 걸린다 (X)
남자보다 여자가 치매에 더 잘 걸린다 (O)
술을 많이 마시면 치매에 걸릴 수 있다 (O)
노인은 100명 중 한 명 꼴로 치매에 걸릴 수 있다 (X)
옛날 일을 잘 기억하면 치매가 아니다 (X)
치매에 우울증이 잘 동반된다 (O)
치매는 병원 신경과에서 진단 받는다 (O)
치매는 치료가 불가능하다 (X)
일찍 치료를 시작하면 치매 진행을 늦출 수 있다 (O)
치매환자는 모두 장애인으로 등록할 수 있다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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