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여성이 살기좋은 도시를 위해 - ① 여성복지의 현황과 실태

일하는 도시…여성취업률은 44.5%
10월 삼산에 인력개발센터 건립 계획
전문직 여성인력 창출 취업기회 확대

지난해 성·가정폭력상담 4000건 육박
2010년보다 두배 이상 급증 사회문제
여성쉼터·상담센터 등 지원 확대해야

오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다.

1908년 미국, 열악한 작업장에서 일하던 여성들이 화재로 불타 숨지자 1만5000여명의 여성 노동자들이 광장으로 뛰쳐나와 대대적인 시위를 벌이면서 만들어졌다.

100여년이 지난 지금, 전국 곳곳에서는 ‘여성이 행복해야 건강한 사회가 된다’는 문구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 울산여성회는 지난해 9월 아동과 여성이 안전한 마을지킴이 ‘아여지기단’ 발대식을 갖고 아동과 여성 보호에 힘쓸 것을 다짐했다. 울산여성회 제공
여성이 사회의 중요한 구심점으로 자리잡으면서 정치참여와 경제활동, 아동과 보육, 취업, 다문화 등 전 부문에서 여성과 관련한 정책이 적극적으로 발굴되고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미비한 부분이 많다. 2011년 세계경제포럼(WEF)의 성격차지수(Gender Gap Index)에서 한국은 135개국 중 107위를 차지해 낙제점을 받았다.

이는 지난해보다 3단계 하락한 것으로, 정치와 경제, 보건, 교육 등 4개 분야에서 남녀 간 성평등 상태를 지수로 산출해 평가한 것이다. 아시아 국가 가운데는 필리핀이 8위, 중국이 61위, 일본이 98위로 조사됐다.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국가 성평등지수도 2010년 기준 100점 만점에 62.6점을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가족부문 59.2점, 안전 56.6점, 문화·정보 72.5점, 교육·직업 훈련 75.0점, 의사결정 19.2점, 경제활동 67.9점, 보건 89.1점, 복지 66.5점으로 나타나 80점을 넘은 항목이 ‘보건’ 단 하나인 것으로 드러났다.

◇울산 성평등 지수, 전국 최하위권

지난달 17일 공개된 여성가족부의 ‘지역 성평등 지수 표준안’에서 울산시는 전국 16개 구·군 중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여성의 대표성 제고 △여성의 경제 세력화 △여성의 삶의 질 제고 △소외여성 사회통합 등 4개 조사부문에서 여성의 대표성 제고를 제외한 나머지 부문은 최하위 수준이었다.

특히 ‘일하는 도시’인 울산에서 여성의 경제활동은 미미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의 경제 세력화 부문의 울산의 성평등지수는 16위로, 전국에서 최하위였다.

▲ 지난해 열린 제 16회 울산시 여성주간기념 행사에서 지역 여성들이 콘서트 참가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울산여성회 이성하 부회장은 “울산의 여성취업률이 전국평균에도 못 미친다. 특히 일자리의 질이 낮은 사회서비스업에 종사하고 있는 여성의 경우, 임금과 처우가 열악한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며 “일자리 창출에 있어 양적인 부분 뿐만아니라 질적인 개선까지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1년 12월 기준, 울산의 여성 취업률은 44.5%로 전국평균이 48.5%보다 낮았다. 이에 울산시는 올해 여성의 취업 활성화를 중점으로 두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울산여성인력개발센터가 주관해 지역의 100개 기업과 일촌맺기 협약을 체결했다. 기업체에서 요구하는 맞춤형 여성 전문인력 400여명을 양성해 3~5개월의 직업훈련을 거쳐 해당 기업체에 취업을 알선할 방침이다.

또 오는 10월 남구 삼산동에 지하 1층, 지상 4층, 연면적 2400㎡규모의 여성인력개발센터 건립을 계획하는 등 전문적인 여성인력을 창출하는 데 힘을 보탤 예정이다.

◇소외여성에 대한 사회적 지지 필요해

지난해 울산의 전체 성폭력 상담 건수는 2200건, 가정폭력 상담건수는 1750건으로 나타났다. 2010년 성폭력 상담건수인 1182건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났으며, 가정폭력 상담건수도 1670건에서 100여건 정도 많아졌다.

울산시 관계자는 “상담건수는 위기에 처한 가정이 도움을 요청하는 것과 일반적인 상담을 모두 포함한 수치”라며 “여성의 권익이 향상된 것과 함께 지난해 해바라기 여성아동센터가 생겨나면서 상담을 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울산에서 운영중인 쉼터도 한부모가족시설 4곳과 가정폭력피해자보호시설 2곳, 성매매피해자 지원시설 1곳, 성폭력피해자보호시설 1곳 등 총 8곳이 운영 중이다.

배우자의 학대로 일시보호를 원하는 여성들은 상담소(표 참조)에 연락해 도움을 요청하면 된다.

여성긴급전화 1366 관계자는 “위기가정의 경우, 경찰과 시설에 직접적으로 연계를 해주고 있다”면서 “상담건수가 늘어나고 여성복지에 대한 관심이 활발해지는 만큼 위기여성들이 이용하는 긴급피난처와 관련시설에 대한 후원과 사회적인 지지 또한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폭력피해 여성 외에도 취약계층 여성을 위한 지원 사업도 벌이고 있다. 울산에는 총 2000여가구의 모자세대가 있으며, 이들을 위해 보리수마을 주거사업과 자녀양육비, 학비, 학용품비, 생활보조금, 전세자금, 교육교재비, 가계지원비, 캠프지원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또 울산시는 올해 새로운 사업으로, 저소득 한부모 가정에게 중·고등학생 학용품비를 지원하고, 생활보조금도 가구당 월 5만원씩 지급한다고 밝혔다.

한편, 울산여성단체연합은 오는 7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롯데광장에서 부스행사를 통해 서명 캠페인과 나눔 행사를 펼치고 3·8여성 선언문을 낭독할 예정이다. 김은정기자 new@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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