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환경 두마리 토끼몰이 ‘시기상조’
울발연 김승길연구원 ‘그룹형 자전거 출근제’제안
자전거도로 활용 소규모 투자로도 실현가능 주장
대형차 잦은 도로여건상 안전성에 ‘무리’ 지적도
자전거를 이용한 선진교통시스템인 ‘그룹형 자전거 출근제’, 즉 ‘자전거버스’를 울산에서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자전거버스는 자전거 이용자들이 약속된 장소에 모여 대열을 만들어 출근하는 것을 의미한다.
울산발전연구원은 김승길 연구원은 24일 울산도시환경브리프를 통해 이같이 제안했다. 김 연구원은 “도심 중간에 버스 정거장처럼 자전거 정거장을 만들고, 그곳에 자전거 대열이 통과하는 시간을 표시하면 자전거를 탄 직장인들이 각각의 출근 시간에 맞춰 정거장을 찾게 되고, 그룹으로 자연스럽게 자전거 무리가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제안 배경은 ‘안전과 환경’= 울발연이 이런 제안을 한 이유는 자전거버스를 울산에 도입하면 ‘안전’과 ‘환경’을 한꺼번에 잡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자전거 무리가 만들어지면 혼자 자전거를 타고 도심을 오갈때보다 접촉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또 차량 운행이 줄어드는 친환경적 기능도 발생한다는 주장이다.
김 연구원은 “자전거 버스 도입은 울산에서 충분히 가능하다. 소규모 시설(정거장, 편의시설) 투자만으로 기존에 만들어진 자전거도로를 활용할 수 있고, 울산에 산업단지가 있어 기업과 주거지를 연결하는 노선개발도 비교적 쉽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실제 자전거버스가 국내에 도입돼 성공적 모델로 자리잡은 사례도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6월 이 제도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매월 넷째주 금요일마다 2개 노선(아차산~시청.12.44km/한강로~시청,9.5km)을 운영하고 있다. 안전 그리고 온실가스 감소에 따른 환경적 장점을 모두 이끌어내고 있다는게 서울시의 분석이다.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있어= 아직 도입을 말하기 이르다는 목소리도 있다. 울산시 건설도로과 강용관 주무관은 “도로는 통상 자동차 위주로 조성된다. 자동차 포화상태인 울산에서도 자전거가 다닐 만한 여유차로가 없다”며 자전거버스제 도입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강 주무관은 “현재 도로상태에서는 도입이 어려울 것”이라며 “우선 도로를 자동차와 자전거가 같이 사용한다는 인식이 정착돼야 이런 사업을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4일 울산시에 따르면 2011년말 현재 울산에는 181개구간 343km의 자전거 도로가 개설돼 있다. 이 가운데 2010년 4월 개설된 ‘오토밸리로 및 무룡로 노선’(북구청~현대차 출고사무소, 연장 3.5km)이 자전거 출퇴근을 위해 만든 자전거전용도로다. 이 노선은 왕복 8차로를 6차로로 축소해 만들었다. 효문공단, 모듈화산업단지, 현대자동차 근로자들의 자전거 출·퇴근 시 안전을 위해서다.
대형차가 많이 다니는 울산의 도로여건상 이 같은 방법이 아니면 자전거출퇴근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울산시 측은 설명했다. 현실적으로 당장은 무리가 있다는 뜻이다.
자전거족의 의견도 울산시와 비슷하다. 국민생활체육자전거연합회 서상태 회장은 “자전거버스 도입 취지는 좋지만, 울산의 현 여건상 안전성이 확보되기 어렵다. 수요가 어느정도 될지도 미지수다. 이 같은 조건이 해결돼야 도입이 가능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보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