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신명을 다하는 것이 전통연희를 하는 사람들의 책무”
이광수 민족음악원 이사장

▲ 2일 CK아트홀에서 열린 비즈니스컬처스쿨에서 이광수 민족음악원 이사장이 ‘멍석을 깔아라, 판을 열어라’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김경우기자

2일 오후 7시 남구 달동 CK아트홀. 2013 경상일보 비즈니스컬처스쿨 열한번째 강의는 이광수 민족음악원 이사장이 ‘멍석을 깔아라, 판을 열어라’라는 제목으로 우리 전통연희에 관한 강의와 시연을 선보이는 것으로 진행됐다.

이날 강의는 영상물 ‘악(樂)’을 관람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민족음악원이 만든 영상물은 우리나라 남사당패들이 주로 바깥에서 펼치던 풍물을 실내로 들여와 무대공연물(사물놀이)로 만들기까지의 과정을 알려줬다.

이광수 이사장은 1978년 김덕수, 최종실, 김용배씨 등과 함께 전통과 현대의 접목을 시도하는 공연을 처음 선보인 사람이다. 꾕과리, 북, 징, 장고 등 네 가지 악기로 구성되는 공연이라는 뜻에서 당시 민속학자 심우성씨가 ‘사물놀이’라고 명명했다. 그는 사물이 내는 소리의 해석 또한 간단명료하게 알려줬다. 가장 높은 음의 꽹과리는 천둥번개의 소리다. 북은 땅, 구름신의 소리다. 비처럼 쏟아지는 소리가 난다고 해서 우사(雨師)라고도 불리는 장구는 시간과 공간을 표현한다. 마지막 징은 전체 음을 하나로 감싸안는 바람의 소리, 풍사(風師)라고 설명했다.

전통연희의 맥락과 이를 이어가는 예인들의 자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정통은 전통에 바탕을 두고 진화하는 것”이라며 “뒷사람들에게 이정표가 되게끔 하루하루 신명을 다하는 것이 오늘날 전통연희를 하는 사람들의 책무”라고 말했다.

이날 강의가 끝난 뒤에는 꽹가리를 잡은 이 이사장의 주도로, 서종훈(징1) 김정주(징2) 유인상(장구), 김연수(북) 단원이 사물놀이의 초입부에 해당하는 ‘비나리’ 공연을 선보이기도 했다.

한편 이광수 이사장은 1962년 전국농악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고, 사물놀이를 초연한 이래 전세계를 누비며 한국전통문화의 전령사로 활약해 왔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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