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 자퇴에서 흥행감독까지 파란만장했죠”
곽경택 영화감독

▲ 14일 CK아트홀에서 열린 제3기 비즈니스컬처스쿨 제17강에서 영화 ‘친구’의 곽경택 감독이 ‘연기자, 연예인 그리고 스타’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본사가 주최하는 제3기 비즈니스 컬처스쿨(BCS)의 일환으로 곽경택 영화감독이 14일 오후 7시 남구 달동 CK아트홀에서 ‘연기자, 연예인, 그리고 스타!’를 주제로 한 강의를 진행했다.

이날 곽경택 감독은 영화감독으로서의 인생역정과 화려하면서도 냉혹한 충무로 이야기를 에피소드 위주로 들려줬다.

곽 감독은 자신이 영화감독이 될 지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는 말로 포문을 열었다. 의사 아버지를 둔 그는 어린 시절 단 한번도 ‘의사’가 아닌 미래를 생각해 본 일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본과에 진학한 뒤 한계를 느꼈고, 자신은 아무리 노력해도 학업을 쫓아갈 수가 없다는 걸 깨닫게 됐다고 토로했다. 새롭게 선택한 길은 화려한 CF감독이 되는 것. 그래서 유학길에 올랐지만, 우연찮게 영화연출을 공부하게 되면서, 지금의 자신이 있게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곽 감독은 “사람들은 내가 800만 관객을 모은 ‘친구’로 단숨에 스타감독이 된 것으로 알지만, 사실은 데뷔영화 ‘억수탕’과 두번째 작품 ‘닥터K’의 처절한 참패를 딛고 얻어낸 결실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충무로의 왕따’에다 ‘완전히 망한 감독’으로 낙인이 찍혔었지만, 영화 ‘친구’로 인해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은 실감했고, 다시금 영화에 전력할 에너지를 얻었다”고 털어놨다.

곽 감독은 의과대학을 그만둔 뒤 부산 남포동 거리에서 ‘먼지가 나도록’ 자신을 두들겨팼던 아버지와의 일화도 소개했다.

촬영현장을 지켜봤던 아버지는 하고픈 일을 하면서 사는 아들의 삶을 부러워했고, 다음 생이 주어진다면 당신 또한 꼭 자신이 원하는 일을 찾겠다고도 했다. 곽 감독은 “내가 아버지보다 훨씬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는 걸 깨달았고, 아버지의 이같은 믿음과 지지는 냉혹한 현실을 버티게 만드는 또 하나의 큰 힘”이라고 털어놨다.

지난 수개월 간 울산에서 진행한 ‘친구2’에 대한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언급됐다. 곽 감독은 “촬영지를 봉쇄하고 차량을 통제하는 등 번잡스러운 일이 많았을텐데, 울산시민들의 배려와 격려로 이번 작업을 잘 마무리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곽 감독은 “11월14일 개봉일을 맞추기 위해 편집과 녹음 작업이 빠듯하게 돌아가고 있다”면서도 “현재는 ‘극비수사 33일’(가제)라는 또다른 영화작업을 성사시키기 위해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는 중”이라고 말했다.

곽경택 감독은 뉴욕대학교에서 영화연출을 전공했고, 1997년 영화 ‘억수탕’으로 데뷔한 뒤 ‘친구’ ‘똥개’ ‘태풍’ ‘사랑’ ‘통증’에 이어 올 연말 개봉할 ‘친구2’까지 총 13편의 영화를 만들었다. 토리노필름페스티벌에서 각본상(2001)을, 제27회 하와이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2007)을 받았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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