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에 투영된 사회상 재조명해 비전 찾아야”
이주은 건국대 교수

▲ 23일 CK아트홀에서 열린 경상일보 제4기 비즈니스컬처스쿨에서 이주은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가 한국의 근현대 명화 이야기를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경상일보 제4기 비즈니스컬처스쿨 일곱번째 강연이 23일 오후 7시 남구 달동 CK아트홀에서 이주은 교수를 초청해 ‘그리움을 그린 화가들-한국 근·현대 명화이야기’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이번 강의는 근·현대 명화들을 한데 모아 현대적으로 재조명함으로써 무기력해진 현대인에게 신선한 감성 에너지를 전했다. 우선 이 교수는 근대시대 사회 상황과 미술 작품들을 설명하면서 강의를 시작했다.

이 교수는 “근대시대에는 도쿄 유학생들을 통해 새로운 서양화 기법이 소개되고, 과거와 달라진 삶의 경험과 근대성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또 이 시대에는 사회진출을 꿈꾸는 여성인 ‘신(新)여성’이 등장했으며, 미술 작품에도 자주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쟁 후에는 미군기지를 통해 향락적 성격의 미국문화가 많이 유입됐으며, 식민지 기억을 벗지 못한 폐허에서 미국적 라이프 스타일이 확산돼 정체성의 혼란이 일기도 했다. 이런 시대 상황에도 불구하고 전통과 과거 속에서 한국적인 것을 찾으려는 시도도 있었다. 이로 인해 일본적이지 않은 것, 미국적이지 않은 것이 곧 한국적인 것이라는 인식이 자리잡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또 “1960년대에는 기념조각이 유행하기 시작해 공원, 거리, 큰 건물 앞에 150여점의 동상과 기념비가 세워졌다. 기념비와 기념조각은 서양의 전통이다. 우리나라는 위인의 모습을 조각상보다는 초상화로 남겨왔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 교수는 “빠르게 변해가는 사회 흐름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과거에 얽매여 오늘의 가치를 잊은 채 내일만을 위해 살아간다”며 “100년 전 문화 예술 소설 등에 투영된 시대적 사회상의 재조명은 삶의 의미를 잃어가는 현대인에게 보다 현명하게 오늘을 맞이하는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에 재직 중인 이 교수는 그림에세이스트이자 미술학자로 일상에 지친 수만의 독자들에게 그림에 관한 이야기를 선물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언어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댄버대학교에서 서양미술사 석사 학위를, 이화여대에서 현대미술사 박사 학위를 받은 이 교수는 ‘그림에, 마음을 놓다’ ‘지금 이 순간을 기억해’ ‘다, 그림이다’ 등의 저서를 통해 그림을 읽고 위로와 치유를 전하고 있다. 석현주기자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