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맛집 SNS로 유명세…관광객 발길 이어

▲ 동문원 콩나물국밥 - 전주는 볼거리도 많지만 먹거리도 국내 어느 지역보다 풍부하다. 전주 한옥마을을 찾아온 관광객들에게 풍성한 먹거리는 여행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막걸리 시키면 안주는 무료 ‘삼천동 골목’
술집보다 안주 맛 좋은 ‘전일갑오 슈퍼마켓’
100m이상 늘어선 행렬 ‘조점례 피순대집’
동물원·최명희 문학관·전동성당도 볼거리

전주에 가면 신기한 것들이 굉장히 많다. 동네 골목 안 슈퍼에 맥주를 마시는 손님들이 줄을 서 있고, 막걸리집에는 임금님 수라상 같은 안주가 나온다. 거기다 계란을 푼 콩나물국밥에 구수한 피순대까지 전주는 먹을거리가 끝이 없다. 이 모든 것들이 최근 SNS를 통해 전국에 유명세를 떨치면서 전주에는 관광객이 사계절 북적거린다. 이달 초 전주를 방문했더니 그 무더운 날씨에 한옥마을 거리가 사람들로 넘쳐나 걷기조차 힘들었다. 사람들이 전주로 몰려드는 이유가 분명히 있었다.

전주에서 요즘 뜨는 것은 삼천동 막걸리 골목이다. 막걸리 한 주전자를 주문하면 안주가 공짜로 나오는데, 그 가지 수가 장난이 아니다. 두번째 주전자를 주문하면 홍어삼합을 비롯한 푸짐한 상이 다시 한번 나온다. 막걸리 한 주전자에 2만원인데, 막걸리를 침전시킨 뒤 웃물만 넣는다. 한 주전자에 3통 정도 들어간다.

막걸리 골목은 약 100미터 정도에 걸쳐 있는데, 저녁 무렵이 되면 집집마다 자리가 없어 줄을 선다. 집 안에 들어서면 홍어냄새가 코를 찌르고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저자거리를 연상케 한다. 여자들은 처음엔 코를 막고 고개를 돌리지만 금방 음식에 맛을 들여 웃고 떠들어 댄다. 8월 휴가철을 맞아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구름처럼 모여들고 있다. 

▲ 한옥마을 도로에 넘쳐나는 관광객들

전주 한옥마을 근처에 가면 ‘전일갑오’라는 간판을 단 동네 슈퍼가 있는데, 매우 신기한 곳이다. 슈퍼 진열대에 과자 몇 봉지밖에 얹혀 있지 않은데 손님이 골목에 길게 줄을 서 있다. 안으로 들어가 보면 오래된 탁자에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이 미어 터진다. 이 슈퍼에서는 황태를 바싹 구워 청양고추 간장소스와 함께 안주로 내놓는데, 그 맛이 일품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몰린다. 가게에서 파는 맥주라는 뜻으로 ‘가맥’이라고 불리는 이런 슈퍼들은 한옥마을 근처에 계속 늘어나고 있다. 

▲ 조점례 남문 피순대집에 줄서 있는 손님들

남부시장에 가면 ‘피순대’라는 것이 있는데, 여기도 줄을 서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시장통 안에 있는 ‘조점례 남문 피순대’에는 점심시간이 되기도 전에 늘어선 줄이 100m를 넘어서기도 한다. 이 집이 인기를 얻으면서 근처에 피순대집이 여러 곳 생겼는데, 조점례 피순대집에 줄서 있다가 참지 못한 손님들이 흘러들어가면서 역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피순대는 순대에 선지를 함께 넣어 조리한 것으로 맛이 구수하고 찰지다. 피순대는 깻잎으로 쌈을 싸서 먹기도 하고 그냥 피순대국밥으로 먹기도 한다. 

▲ 최명희 문학관에 쌓아놓은 소설 <혼불>

전주에서 또 유명한 것이 콩나물국밥이다. 전날 아무리 술을 마셨더라도 콩나물국밥 한 그릇이면 거뜬하다는 이 음식은 한옥마을 인근에 콩나물국밥 골목을 형성하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유명한 곳이 ‘동문원’인데, 콩나물을 푸짐하게 넣고 반숙한 계란을 함께 내놓는다. 국밥에 계란을 넣고 새우젓갈로 간을 하면 음식의 맛이 확 달라지면서 감탄을 연발케 한다. 동문원에서는 전주 비빔밥도 메인 요리로 내고 있다. 놋그릇에 전통방식으로 나물을 얹어 보기에도 먹음직스럽다. 

▲ 막걸리집에 나온 주안상

전주에 간다고 하면 아는 사람들은 꼭 한가지 부탁을 하는데, 바로 풍년제과 초코파이다. 한옥마을 근처 사거리에 있는 풍년제과 본점에는 경찰이 나와 교통정리를 할 정도로 줄을 길게 서 있다. 풍년제과는 한옥마을 등 곳곳에 분점을 두고 있지만 역시 제맛은 본점에 있다는 관광객들의 생각 때문에 이 곳은 하루 종일 손님이 넘쳐난다. 

▲ 동문원 비빔밥

전주에 가면 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한옥마을 주도로 끝 부분에 있는 외할머니 흑임자 빙수. 조그만 홀에 사람이 많이 앉을 수 없어 이 곳 역시 하루 종일 손님들이 줄을 서 있다. 한옥마을에 가서 외할머니 빙수를 먹고 오지 않으면 전주에 가지 않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한다. 

▲ 전일갑오 슈퍼 황태구이

이 밖에도 전주에는 한정식집들이 곳곳에 들어서 있고, 특히 한옥마을 주도로의 거리음식은 관광객들의 즐거움을 배가시키는 매혹적인 상품들이다. 각종 꼬치를 비롯해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음식들이 가로에 즐비해 있고, 집집마다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보는 즐거움에 먹는 즐거움이 더해지니 한옥마을 전체가 들뜬 분위기다.

전주에서 줄을 서지 않아도 되는 곳이 한 곳 있다. 바로 전주 동물원이다. 1978년 개원한 전주동물원은 지방동물원으로는 유일하게 호랑이, 사자, 기린, 하마, 들소, 큰뿔소, 낙타, 침팬지, 캥거루 등 동물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아름다운 정원과 아쿠아랜드, 놀이시설까지 갖추고 있어 가족과 나들이 하기에 좋다. 전주 한옥마을에 가려 유명세를 타지는 못하고 있지만 힐링 장소로는 여기만한 곳도 드물다. 

▲ 풍년제과 매장

한옥마을에는 <혼불>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소설가 최명희 문학관이 자리하고 있고, 이성계의 어진을 모신 경기전과 전주사고, 부채문화관, 술박물관, 전동성당 등 볼거리가 한 곳에 모여 있다. 한옥마을의 뒤쪽으로 가 오목대에 오르면 한옥마을의 전체 모습을 볼 수 있다. 

▲ 풍년제과 초코파이.

휴가철에 한옥마을 근처 민박집은 4인가족 기준으로 15만원 정도 하는데, 조금만 시내로 나가면 6만원 정도 하는 깨끗한 모텔들이 많다. 전주를 제대로 맛보고 느끼려면 이틀 정도는 잡아야 한다. 이재명기자 jm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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