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봉서원터에서 수습된 고려시대 금강령. 연합뉴스
조선시대 대표적인 유학자들인 조광조와 송시열을 배향한 서울 도봉구 도봉서원이 있던 곳에서 고려시대 각종 불교의식이나 공양에 사용한 금강령·금강저·향로·발우 등 66건 77점에 달하는 국보 혹은 보물급 유물이 쏟아져 나왔다.

문화재청과 발굴조사단인 서울문화유산연구원(원장 김일규)은 2012년 도봉서원터 발굴조사 결과 수습한 이들 불교용구 관련 유물 일체를 21일 오전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공개했다.

연구원은 발굴조사를 벌인 결과 도봉서원이 조선 초기까지 존재한 사실이 확인되는 영국사(寧國寺)라는 사찰터에 건립된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이 건물터 아래에서는 영국사를 세울 당시에 부처를 공양하고자 묻었거나, 한꺼번에 다른 이유로 묻었을 것으로 보이는 불교 용구를 넣은 청동솥이 발견됐다.

또 무기 모양인 금동제 금강저(金剛杵)와 이런 무기에 방울을 단 금강령(金剛鈴)을 비롯해 청동제 뚜껑항아리(有蓋壺)와 뚜껑합(有蓋盒), 현향로(懸香爐)와 부형대향로(釜形大香爐, 솥모양 향로), 수각향로(獸脚香爐, 짐승 다리 모양 받침대를 갖춘 향로) 등의 다양한 향로가 출토됐다.

또 세숫대야 형식인 청동유물인 세(洗), 향 피우는 그릇인 향완, 굽달린 사발 모양 그릇인 대부완, 발우(鉢盂), 대접, 숟가락과 같은 다른 청동유물도 발견됐다.

조사단은 수습 유물 중 금강령에는 오대명왕상(五大明王像)과 사천왕상(四天王像)이 함께 배치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이런 문양이 국내에서 발견되기는 처음이다. 특히 금강령은 그동안 발견되나 각지에 소장된 고려시대 동일한 유물 중에서는 조각 혹은 제작 수법이 가장 뛰어난 수작으로 평가된다.

이재명기자 jm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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