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건전성 제고 위해 계열사 보유주식 매각

KCC는 현대重 주식 취득

현대중공업이 올들어서만 3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 재무건전성 악화가 우려되자 사전 유동성(실탄) 확보전쟁에 돌입했다. 글로벌 업황 부진이 깊어지면서 수주실적이 부진한데다 대형 플랜트 사업의 손실 등을 감안해 사전에 현금을 쌓아 재무 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한 조치다.

이런 가운데 정몽진 회장이 이끄는 KCC가 현대중공업 지분율을 6.25%까지 끌어올리며 최대주주인 정몽준 전 회장(10.15%)과 현대미포조선(7.98%)에 이어 3대 주주에 올라 주목된다.

20일 지역 산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계열사인 현대삼호중공업은 19일 유가증권 시장 마감 후 보유중이던 KCC 주식 80만3000주(7.36%)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로 처분해 4368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도 유가증권시장 개장 전 보유중이던 포스코 주식 87만2000주(1%) 전량을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로 2864억5200만원에 매각 처분했다. 현대미포조선은 “재무건전성 제고를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들의 잇단 보유주식 처분은 대규모 적자로 잇따라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면서 일부 채권은행이 여신 회수 등의 움직임을 보이자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올해 3분기 개별 기준으로 현대중공업 1조500억원, 삼호중공업 2656억원, 현대미포조선 6064억원 등의 영업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도 현대미포조선 1043%, 현대중공업 228%, 삼호중공업 197%으로 상승했다.

신용등급이 내려가자 A채권은행은 여신 일부를 회수했고 나머지 주요 채권은행도 대출 한도가 대다수 소진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 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앞으로 매도 가능한 상장사 주식 추가 처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2년에도 같은 사유로 현대차 지분 매각, 회사채 발행 등으로 1조50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충한 바 있다.

한편 KCC는 이날 현대중공업 주식 243만9000주를 3000억원에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KCC의 현대중공업 지분율은 6.25%(475만2357주)로 상승했다. KCC는 내달 18일 상장하는 제일모직(옛 에버랜드) 지분 17%를 보유한 2대주주로 투자 3년만에 4000억~6000억원의 ‘대박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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