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공부하며 타인과 소통해 다른세상 인정하는 도구로 써야”
오동진 영화평론가

▲ 18일 CK아트홀에서 열린 제5기 비즈니스컬처스쿨에서 영화평론가 오동진씨가 ‘영화로 세상읽기’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경상일보가 마련하는 명품특강 제5기 비즈니스컬처스쿨(BCS) 세번째 강의는 영화평론가 오동진씨의 강연으로 진행됐다.

18일 오후 7시 CK아트홀에서 열린 이날 강연에서 오 평론가는 ‘영화로 세상읽기’라는 대주제 아래 ‘영화란 무엇인가’ ‘세계속의 한국영화’ ‘한국영화와 세계의 관객’ 등에 대해 약 100여분 간 들려줬다.

오 평론가는 ‘영화’를 ‘스크린 속 세상과 스크린 밖 세상의 대화’라고 해석했다. 그는 “영화는 단순히 보고 즐기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궁극적으로 나 아닌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고, 우리 아닌 다른 세상을 인정하는 도구로 사용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 세계에 걸쳐 한 해 동안 열리는 영화제는 집계가 불가능하다. 국내에서 개최되는 영화제만해도 57개나 된다. 사람들이 이처럼 영화에 열광하게 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오 평론가는 “공교육에서 10년 간 배운 ‘역사’ 과목을 영화는 단 2시간 만에 알려준다. 짧은 시간 안에 인생관, 세계관을 바꿔준다. 좀더 편리하게 세상 사는 이치를 알려준다. 이 것이 영화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장이모우 감독의 ‘영웅’을 사례로 들면서 ‘영화는 역사이자, 정치’라는 명제를 설명했다. ‘영웅’은 피와 살육의 춘추전국시대, 난세의 소용돌이 속에서 몇몇 영웅이 진시황제를 죽이려다가 결국 실행하지 못하고 끝맺는다. 이 영화로 장이모우는 대표적 반체제 인사로서의 정치적 변절자로 비춰지기도 했다. 오 평론가는 “역사를 알고 보면 같은 영화라도 아주 다르게 다가온다. 영화를 보는 관람객은 스크린 속 이야기가 어떤 시대와 배경을 갖고있더라도 현실의 각종 정치·경제·사회문제와 직간접적으로 연계하여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연이 끝날 즈음 오 평론가는 “한국영화는 1960년대, 1997년~2007년 두 번의 르네상스기를 보냈다. 그 때보다 좋은 영화가 많이 나오는 요즘은 과연 한국영화의 황금기일까. 아니다. 불법다운로드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한국영화를 키우는데 모두가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오동진 강사는 서울환경국제영화제 부위원장, 마리끌레르 영화제 집행위원장, 들꽃영화상 운영위원장, 제천국제영화음악제 집행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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