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고통에 반응하는 사회적 서정성을 되찾자”

▲ 9일 CK아트홀에서 열린 제6기 비즈니스컬처스쿨에서 강신주 철학자가 ‘사회적 서정성이 필요한 이유’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지난 어버이날 부모님 찾아뵙고 같이 식사도 하고 선물도 주셨나요? 마치 예비군훈련 받는 것 처럼요. 부모님도 아실거예요. 그냥 모여 있는 것이라고. 오늘은 이처럼 우리가 그동안 너무 쉽게 간과했던 것들에 대해 생각해봐요.”

경상일보사가 마련하는 제6기 비즈니스컬처스쿨(BCS) 두번째 강의는 ‘사회적 서정성을 위하여’라는 제목으로 진행됐다. 9일 오후 7시 울산시 남구 달동 CK아트홀에서 진행된 이번 강의에는 철학자 강신주씨가 초청됐다.

강씨는 “현대사회에서 말하는 사랑의 가치는 가족, 커플에게만 국한된다. 이는 자본주의로 인해 사회적 서정성이 붕괴됐기 때문이다. 예수, 부처에게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기도가 아닌, 우리 가족의 행복과 건강을 부탁한 것이 이를 보여준다”면서 본격적인 강의를 시작했다.

이 사회적 서정성은 ‘리스판서빌러티(Responsibility·책임)’와 깊은 연관성을 가진다.

강씨는 “‘리스판스(Response)’가 ‘반응’이라는 의미라면 ‘어빌리티(Ability)’는 ‘할 수 있음’을 뜻한다. 즉, 리스판서빌러티는 ‘반응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면서 “우리는 간혹 타자의 고통이 뼈저리게 다가오는 경험을 한다. 타자의 고통에 반응하니, 우리는 타자를 못본척 할 수 없다. 그러니 그의 고통을 줄여주려고 무언가 행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자비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적 서정성을 높이는 것이 바로 리스판서빌러티를 높이는 것이다. 여행을 다니고,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리스판서빌러티를 높이려 한다. 이렇게 리스판서빌러티를 높이다보면 우리는 더 많이 사랑하고 사랑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거리의 철학자’로 불리는 강신주 박사는 1967년 경남 함양군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대학원 석사와 연세대학교 대학원 철학박사과정을 마쳤다. 그는 출판기획사 문사철(文史哲)의 기획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SBS ‘지식나눔콘서트­아이러브인 시즌 4’와 KBS ‘인문강단 樂’에 출연했다. 저서로는 <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 수 있는가?> <강신주의 다상담 1, 2, 3> <강신주의 감정수업> 등이 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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