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무역보복 조치 가능성 열려 있어
지역 주력산업 회복불능에 빠질수도
수출경쟁력 강화 대책 서둘러 세워야

▲ 김창식 디지털뉴스팀장

3대(자동차, 정유·화학, 조선) 주력산업이 성장세를 멈추고 침체국면에 진입한 울산경제에 또하나의 돌발악재가 터졌다.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 배치로 인한 중국과의 갈등에 따른 후폭풍이다. 주력산업의 하반기 산업기상도가 ‘흐림’으로 전망된 가운데 사드 악재는 울산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또다른 변수로 등장한 것이다.

중국은 우리나라 총 수출액의 26%를 점유하는 최대 수출시장이다. 수출주도형 산업도시인 울산에게도 중국은 지난 2005년 이후 최대 수출시장으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중국이 자칫 무역보복에 나설 경우 울산이 가장 심대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산업구조다.

실제로 울산경제가 지난 50여년간의 고도 성장세를 멈추고 하강위기에 직면한데도 중국경제 둔화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세계 최대 공장이자 소비시장인 중국의 경제성장이 둔화되면서 대중국 수출이 부진을 면치 못한 것이다. 지난해 울산의 수출은 730억달러로 5년전인 2010년 수준으로 후퇴했다.

만약 중국의 무역보복이 이뤄진다면 울산이 가장 타격을 입는 분야는 자동차와 정유·석유화학 업종이다. 최근 수년간 수출이 격감한 정유·화학산업이기에 중국 수출전선에 또다시 이상이 생긴다면 회복불능의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중국은 지난 2000년 한국 정부가 중국산 마늘에 물리는 관세를 10배 이상 올리자 폴리에틸렌, 휴대전화 수입 중단으로 무역보복 조치를 단행한 바 있다.

특히 울산경제의 유일한 버팀목 역할을 해온 자동차산업에 미치는 후폭풍은 상상 그 이상이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중국 베이징을 비롯해 3개의 현지공장을 가동중이고 중국 4공장(창저우), 5공장(충칭) 등도 착공에 들어간 상태다.

사드배치로 인한 중국의 혐한 분위기 조성시 중국시장 자동차의 매출감소는 물론이고 특별관세 부과 등과 같은 무역보복 조치의 가능성도 얼마든지 열려있다.

어쩌면 경제분야 보복은 사실상 이미 시작된 것인지도 모른다.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 모범규준 인증’에서 삼성SDI와 LG화학이 탈락됐다. 자동차용 이차전지의 중국진출이 차단된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 중국의 장화이자동차는 지난달 말부터 삼성SDI가 생산하는 배터리를 적용한 전기차 생산을 아예 중단했다. 사드 배치 문제가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삼성SDI의 중국진출 좌절 문제는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중대 사안이다. ‘제2의 자동차 혁명’이라 불리는 전기자동차 시장은 물론 이차전지 산업에도 타격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는 울산 최대의 먹거리산업이고, 이차전지는 제4의 주력산업으로 육성중인 산업이다.

전기차 산업은 이미 ‘테슬라’ 주도로 연평균 30~50%씩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테슬라는 2017년부터 양산되는 ‘모델 3’를 단 36시간만에 한화로 13조원의 사전예약 매출을 올렸다. ‘모델 3’는 한번 충전으로 346㎞를 달릴수 있다. 하지만 이번달 출시된 현대차의 전기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1회 충전시 191.2㎞ 주행할 수 있는 정도다.

1회 충전으로 320㎞ 이상을 주행하는 전기차는 2018년에야 나올 예정이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울산이 낙오되지 않을까 염려스러운 대목이다.

영국의 ‘브렉시트’ 공포에서 벗어나는가 싶더니 어느새 ‘사드 충격파’가 울산경제를 짓누르고 있다.

지역 기업들이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부단한 기술혁신과 체질 개선, 그리고 대내외적 경제변화에 맞는 대응전략 등이 필요한 시점이다. goodgo@ksilbo.co.kr

김창식 디지털뉴스팀장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