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 거리문화 페스티벌 경상일보 자료사진

울산 남산은 남구 옥동에서 신정동에 걸쳐 12개의 봉우리를 갖고 있다.
예부터 사람들은 남산 12봉 아래에 큰 명당이 있다고 믿었다. ‘왕생이 들’이 그 중 하나이다.
조선조 중엽의 일이다.
국풍이라고 불렸던 풍수가가 울산에 왔다.

그는 문수산에 올라 사방을 두루 살펴본 뒤 동쪽으로 발길을 돌려 남산 12봉을 타고 은월봉에 이르렀다.
산에서 내려온 그는 무엇인가를 찾는 듯한 표정이었다.
달동까지 내려온 그는 다시 동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달동은 옛 이름인 환지가 의미하듯 반도처럼 돌출한 고지를 형성한 곳이다. 들은 가지가 우거진 것에 지나지 않았다.

▲ 2016 거리문화 페스티벌 경상일보 자료사진

국풍은 300보가량 갈대를 헤집고 가더니 미리 준비해온 말뚝을 박은 후 중얼거리듯 “왕생혈”(王生穴)이라고 했다.
이후 이곳에 토사가 밀려와 들을 형성하니, 사람들은 임금이 날 곳이라 해서 ‘왕생이 들’이라고 불렀다.

경상일보가 주최하고, 울산남구가 후원하는 ‘2016 거리문화페스티벌’이 오는 24일 왕생이길 일원에서 열린다.
옛 ‘예술이 숨쉬는 길’ 도로명이 ‘왕생이길’로 바뀐 곳으로, 행사장은 남구청 옆 옛 ‘예술이 숨쉬는 길’ 1구간이다.
‘왕생이길’은 임금이 날 곳이라 예언했던 혈(穴)자리에 조성된 특화거리다.
남구는 남구청사거리~뉴코아아울렛 간 535m 전 구간 조성공사를 오는 10월 끝낸다.
이번 거리문화페스티벌 주제는 ‘문화가 활짝! 아름다운 거리에서! 명장과 함께 하는 왕생이 길’.
24일 오후 3시부터 7시40분까지 이어진다. 개막식은 오후 6시30분, 축하공연은 오후 7시에 시작한다.

▲ 2016 거리문화 페스티벌 경상일보 자료사진

공식행사로는 식전행사, 의식행사, 축하공연이 예정돼 있다.
동별 프로그램 경연대회, 퍼레이드(왕의행차), 버스킹공연, 체험프로그램 등 부대행사도 다채롭게 펼쳐진다.
왕생이길은 기존 거리의 디자인 콘셉트인 ‘도심 속 왕들의 산책 王生이 길’에 산업수도 울산 발전에 기여한 ‘명장’ 콘셉트를 접목하게 된다.
울산 남구는 이 구간을 역사·문화적 요소를 접목한 왕생로 특화거리로 조성하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사업 시행에 들어갔다.
이번 주말 ‘왕생이길’에서 ‘왕의 행차’ 퍼레이드도 보고 산업수도 울산의 발전에 기여한 ‘명장’들의 노고도 되새겨보자. 박철종기자 bigbell@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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