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만다라(曼茶羅)

▲ 만다라는 세상의 모든 것은 상호 연관성을 지니고 있다는 의미의 불교 연기법을 나타낸 것으로, 원형 디자인을 통해 깨달음의 세계를 상징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만다라는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은 각기 고유의 존재의미를 가지는 동시에 상호연관성을 지니고 있다는 불교의 연기법(緣起法)으로 우주전체를 뜻하고 있다.

원을 그리는 것에서 시작되어 우주속의 나 자신과 자신의 위치를 알고자 하는 욕구에서 비롯된 원형디자인으로 깨달음의 세계를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청적황백흑 오색은 오선정불 신체를 상징하는 신성한 색으로
곡선은 음·감성적인 여성을, 직선은 양·이지적인 남성 나타내
수행의 일환이었지만 현대에 와서 치료 목적으로 사용되기도

오랜 세월 여러 문화권에서 원은 우주를 나타내는 것으로 그 속에 있는 점(dot)하나는 모든 것의 정수(essence) 또는 원천(source)을 의미하고 있다.

만다라는 산스크리트어 만달라를 한자음으로 표현한 것으로 ‘완전한 세계’, ‘치유능력을 가진 원’이라는 의미가 있으며 불교에서 마음을 통일하는 수행의 방법으로 우주의 형상을 나타내는 의식이다. 어원은 본질, 정수(Mandal)+소유, 얻다(la)의 복합어로 ‘우주의 진리를 깨우쳤다’ 또는 ‘우주의 본질을 담고 있다’ 는 뜻이다.

불교에서 불법의 완성을 형상 또는 그림으로 도형화한 불교미술의 하나로 행자가 명상을 통하여 우주의 핵심과 합일하고자 하는 깨달음의 안내도이며, 깨달음을 통해 얻은 진리의 세계를 상징적 형상으로 체계화한 우주 법계도이다.

또한 만다라는 우주의 본질 또는 생명의 진수를 원형의 바퀴로 나타낸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인류가 꿈꿀 수 있는 가장 완전하고 성스러운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있다.

만다라의 형태는 대부분이 둥근 원안에 사각형 모양이 그려져 있으며 사각형이 삼층탑 모양으로 이뤄져 몸, 입, 정신을 나타내고 정중앙이 정신이자 부처의 눈을 비유하기도 한다.

우주의 원리와 본질을 상징하며, 완전한 경지와 통일된 형상은 모든 것이 끝없이 연결되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모두 연기관계(緣起關係)에 놓여 있다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우주의 법은 고정되어 있는 것은 없으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으로 이 것이 바로 본질이자 진리이다.

만다라에서 깨달음의 형상은 원을 이루는 오색으로 나타내고 그 것은 지구상의 5가지 존재요소인 지(地)수(水)화(火)풍(風)공(空)으로 표현된다.

오색은 각각의 방위에 따라 대각선으로 바탕을 구획하여 해당되는 색을 사용한다. 가장 바깥 원에는 청적황백흑의 오색으로 화염의 무늬를 나타내는데, 이것은 오선정불(五禪定佛)신체를 상징하는 신성한 색으로 외부의 적을 막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서 오선정불(다섯명의 명상하는 붓다)이란 첫 번째 중앙에 위치하고 에테르(空界), 즉 물질의 집합체(色蘊)를 관장하는 바이로차나(비로자나불) 부처, 두 번째 동쪽에 위치하고 물(水界), 즉 의식의 집합체(識蘊)를 관장하는 바즈라사트바(금강살타)부처, 세 번째 남쪽에 위치하고 흙(地界), 즉 촉각의 집합체(受蘊)를 관장하는 바가반 라트나삼바바(보생불)부처, 네 번째 서쪽에 위치하고 불(火界), 즉 감정의 집합체(想蘊)를 관장하는 아미타바(아미타불)부처, 다섯 번째 북쪽에 위치하고 공기(風界), 즉 의지의 집합체(行蘊)를 관장하는 아모가싯디(불공성취불)부처를 나타낸다.

또한 오색은 동양사상의 핵심인 음양오행(陰陽五行)의 원리에서 여러 분야에 걸쳐 응용되고 있는 것으로 음양과 오행인 목(청색) 화(적색) 토(황색) 금(백색) 수(흑색)로 구분하여 표현되고 있다.

먼저 음양의 의미로는 선의 형태와 굵기 등으로 나누어지는데, 예를 들어 켈로그 곡선은 음으로 여성이 그린 만다라에 주로 사용되고, 양인 직선은 남성이 그린 만다라에 주로 사용되며, 음인 곡선으로 만들어진 꽃은 감정적인 여성상을 나타내고, 양인 직선으로 구성된 3각형은 이지적인 남성상을 나타내는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다음으로 만다라를 구성하고 있는 5색의 의미로, 첫번째 청색은 밖에서 안으로의 귀의, 조복을 상징하고, 두번째 적색은 악을 연소하며 열정과 자기 현시욕의 현실적 색, 사랑, 좋은 결연, 부부화합을 나타낸다. 세번째 황색은 우주의 중심에서 방사하는 색, 발전, 수명장수, 사업번창을, 네번째 백색은 청정과 영의 빛, 대일여래의 근본 색, 안정과 액운방지를, 다섯번째 흑색(녹색)은 생에 대한 휴식, 조복을 상징하고 있다.

만다라는 종교적으로 기독교의 십자가, 원불교의 일원상, 불교사찰의 만자 등 여러 가지 모양으로 인간의 정신세계에서 자기를 나타내는 상징으로도 볼 수 있다.

원래 만다라는 수행의 한 방법으로 깨달음을 얻기 위한 목적이었지만 현대에 와서는 미술치료, 놀이, 수행 및 안정 등을 목적으로 다양한 방면에서 사용되고 있다.

그 대표적 사례가 종교적 색채가 강한 만다라를 치료분야에 적용하게 된 것이다.

분석심리학자인 칼 구스타브 융 박사는 자신의 학문생활과 심리적인 위기로 인해 개인적으로 은둔생활을 하게 되면서 매일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는 원의 형태를 그리게 되었다.

이 후에 그 원이 자신의 무의식을 표현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고 스스로 치유되는 경험도 갖게 되었으며 또한 자신이 그려왔던 원형의 그림들이 인도의 전통 속에서 그리는 만다라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칼 융 박사는 처음으로 만다라에 심리학적 의미를 부여하고 본격적으로 치료분야에 적용하기 시작하였다. 환자들에게 만다라를 그리도록 하여 그림이 조화되며 완성되어 가던 중 심리상태도 호전되는 것을 보면서 치료적 효과를 증명하였다. 만다라는 인간의 내적 세계를 반추하는 거울과 같으며 무의식을 분석하는데 만다라와 같은 문양들이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즉 만다라를 통하여 내면을 들여다보고 내적인 조화를 이루어 나가며 자아 정체감을 확립하는 것이 바로 치료의 효과이다.

융의 연구가 있은 이 후 만다라는 개인의 의식적인 정체감을 찾아나가는 과정으로 인식되어 다양한 분야에서 시도되어져 왔다.

▲ 김진 김진명리학회장 울산대 평생교육원 외래교수

만다라는 단순한 도상(doctrine)을 넘어 조화와 질서가 있는 완전체계(cosmos)의 도식화로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우주체험을 시각적(視覺的)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명상을 통한 내면의 우주적 체험을 밖으로 드러내고 우주와의 합일(合一)에 이르는 메커니즘(mechanism, 정신분석학에서는 무의식적 방어수단을 지칭)을 담고 있다.

만다라는 보이는 것은 물론 보이지 않는 영성의 에너지까지 함축되어 살아 숨쉬는 진리로서 모든 세상만물을 가르킨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영원한 시간의 수레바퀴를 뜻하면서 ‘내가 이세상의 중심’이고 ‘내가 곧 부처’임을 깨닫게 하는 그림으로, 만다라의 주인공은 우리자신이 곧 붓다가 될 수 있듯이 붓다이면서 바로 우리자신을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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