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락·프리다 작품, 영화로 이해하기

▲ 지난 10일 울산 CK아트홀에서 열린 경상일보사 제6기 비즈니스컬처스쿨에서 최정은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장이 ‘영화로 만나는 예술가’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10일 남구 달동 CK아트홀. 제6회 비즈니스컬처스쿨 16번째 강의는 영화를 보며 현대미술의 두 거장을 만나는 시간이었다. 최정은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장은 ‘폴락’(2000)과 ‘프리다’(2002) 2편의 영화 중 클라이맥스를 보여주며 잭슨 폴락, 프리다 칼로 두 거장의 삶과 그 속에서 피어난 세기의 명작들을 재미있게 들려줬다.

잭슨 폴락(1912~1956)은 커다란 캔버스 위로 물감을 흘리고, 끼얹고, 튀기고, 쏟아 부으면서 몸 전체로 그림을 그리는 ‘액션 페인팅’을 선보였다. 추상표현주의 미술의 선구자이며, 20세기 문화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세계 화단에 큰 영향을 끼쳤다. 유럽 중심의 세계미술 트렌드를 미국으로 옮겨놓은 그는 미국 미술계의 자존심으로 부상했지만 알코올 중독과 창조성의 한계에 가로막힌 그는 육체와 정신의 쇠락으로 방황, 1956년 만취상태에서 차를 몰다 교통사고로 마흔네살의 짧은 생을 마감한다. 하지만 그의 작업은 이후 전세계를 뒤흔든 ‘팝아트’처럼 새로운 미술운동으로 이어지며 현대미술의 새로운 획을 그었다.

영화 ‘폴락’은 헐리우드의 대배우 애드 해리스가 감독을 맡고 직접 연기까지 한 작품이다. 지금의 화려한 미국 미술계를 탄생시킨, 폴락의 작품 세계와 당시 뉴욕 화단의 모습, 미술계의 저명인사들을 살펴보는 기회를 주고 있다.

멕시코의 천재화가 프리다 칼로(1907~1954)는 초기 페미니즘 미술의 선구자로 통한다. 프리다의 미술은 그가 한평생 경험한 고통과 상처로 완성됐다고 한다. 그는 어린 시절 소아마비 때문에 한쪽 발이 불편했으며, 10대에는 끔찍한 교통사고를 당해 한평생 수술을 반복하며 후유증을 앓았다. 스물 한 살이나 연상인 그의 남편 리베라는 멕시코는 물론 유럽과 미국에서 대형 벽화작업을 하는 유명 미술인이었지만, 여성편력과 잦은 외도 때문에 프리다를 늘 힘들게 했다. 프리다 필생의 예술적 주제는 오로지 자기 자신이었고, 평생 자화상을 그리는데 열과 성을 다했다. 아마도 그는 인생의 고비가 올 때마다 자신의 고통과 시련을 표현한 자화상을 그리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위로와 힘을 얻었다. 그녀는 총 143점의 회화 작품을 남겼는데, 그 중 55점이 자화상이다.

영화 ‘프리다’는 얼핏 그의 예술적인 측면보다 삶과 사랑에만 무게를 둔 것처럼 보이지만, 그의 작품 이미지를 그대로 사용해 화면을 구성하는 방식이 독특하게 전개되며 작가의 삶을 더욱 농밀하게 그리고 있다.

최정은 관장은 “영화를 통해 주인공인 화가의 삶을 알고 나니, 그가 남긴 그림이 무엇을 뜻하는지, 왜 그렇게 그려질 수 밖에 없었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미술이라는 장르를 어렵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번 강연이 선입견을 깨는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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