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베이비부머 안심봉사단

▲ 베이비부머 안심봉사단은 지난 10월 울산 남구 무거동 수니유치원에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말썽꾸러기 백설공주 연극을 공연했다.

“우리가 전달하려는 이야기를 스펀지처럼 흡수하는 아이들을 보면 연극을 준비하면서 힘들었던 마음이 녹아내립니다.”

연극을 통해 미취학 아동들이나 저학년들을 대상으로 유괴예방 교육, 성교육, 인성교육 등으로 불미한 일을 방지하는데 힘쓰고 있는 단체가 있다.

바로 교사 등 전·현직 공무원들로 구성된 베이비부머 안심봉사단(회장 공유정)이다.

교사 등 전·현직 공무원들 14명 뜻 모아
아동 관련 사고 막고 안전한 지역 조성 위해
어린이집·학교 찾아가 연극 통해 교육 봉사

봉사단은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갈수록 커지자 어린이들이 안전한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지난 2012년 결성됐다. 은퇴기를 맞은 베이비부머 자원봉사자들이 의기투합한 것이다.

특히 이들은 아이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어린이집이나 학교를 찾아가 어린이들이 잘 알고 있는 ‘헨젤과 그레텔’ ‘백설공주’ 같은 연극을 유괴예방, 성교육, 인성교육 등에 맞게 각색해 공연하고 있다.

공유정 회장은 “아무래도 아이들에게 연극을 해보면 가장 호응이 좋은 것이 헨젤과 그레텔”이라며 “연극 내용은 ‘다른 사람 따라가면 안된다’고 주의를 줘도 마녀의 꼬임에 넘어간다. 그러면서 잠들게 해서 각종 힘든 일을 시키는 것인데 이걸 보면서 아이들도 나름 느끼는 것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경찰아저씨가 나와서 위험에 처한 아이를 구해주고 ‘아무나 따라가면 안돼’라고 주의를 주는데, 아이들이 반성하면서 ‘절대 저렇게 하면 안되겠다’고 얘기하는 걸 보면 너무나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렇게 좋은 취지로 흥미있는 공연 활동을 해 오고 있지만, 현실적·재정적인 어려움도 있다.

공 회장은 “올해 여름이 유난히 더웠는데, 그 무더위에 가발을 쓰고 배역에 맞는 옷을 입고 공연을 하면 땀이 비오듯 쏟아진다”며 “몇 년 전에는 공모사업에 선정돼 재정적으로 지원을 받았는데, 변변한 후원자가 없다보니 공연 준비를 하면서 어려움이 많다”고 전했다.

또 “아무래도 재정적으로 어려운 점이 있다보니 회원들도 자주 바뀌고 오래 유지되지 않는 것이 힘들다”며 “현실적 어려움이 있겠지만, 가진 재능이 있고 또 하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우리 봉사단의 문은 언제나 열려있다”고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당부했다.

공 회장은 “봉사는 내가 하면서 나름대로 나만의 기쁨을 찾아가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제는 기쁨을 떠나 중독된 것 같다”며 “참여 회원들이 많아져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연극도 더 풍부하게 공연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베이비부머 안심봉사단은 현재 14명이 활동하고 있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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