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형중 정치경제팀

최근 지역정가에 ‘굿뉴스(good news)’ 1건과 행정·정치권을 아울러 좀처럼 보기 어려운 사진 1장이 전해졌다. 굿뉴스는 극심한 경제위기에 처해 있는 울산이 내년에 역대최고의 국가예산을 확보해 도시성장의 재도약 발판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성년도시 울산의 품격’을 위한 사업성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환영했고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은 내년도 국비확보에 비상이 걸렸던 동북아오일허브의 핵심기반인 울산신항 남방파제 건립사업과 전시컨벤션 건립사업에 대해 중앙 정치권을 총동원해 울산시가 요구한 국가예산 전액을 통과시키는데 일조했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이렇게 된 배경에는 울산시와 제1야당인 더민주가 ‘국비확보’에 손발을 맞춘 게 적잖은 역할을 했다. 예산안이 최종 확정되기 며칠전 울산시장실에서 김기현 시장과 더민주 울산시당 간부들이 회동한 사진이 정치부 기자들의 메일로 전송됐다.

김 시장은 이들 야당에게 “울산발전을 위해 주요사안을 적극 공유하고 수시로 공식적인 협의를 이어가겠다. 더민주 울산시당에서 국비 증액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고, 더민주는 곧바로 다음날 국회를 방문, 자당 소속의 국회의원들을 지속적으로 설득하는 모습으로 화답했다. 결과적으로 울산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부분에 여야가 헛된 공치사에 힘을 소비하지 않고 서로 협력해 합작품을 만들어냈다. 그간 울산에서는 이런 장면을 쉽게 보기 어려웠다.

보수 진영의 시장과 여당이 진보진영의 정당과 국비 등 지역현안을 놓고 벌이는 공개적인 논의는 더욱더 생소하다. 원수도 아닌데 여야는 서로를 향해 불만과 불신만 표할 뿐, 함께해야 할 동반자적 관계라는 인식을 갖지 않는다는 모습을 보여주기 급급했다. 누군가는 소통의 요체를 ‘해통(解痛)’으로 풀이했다.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는데서 소통이 시작된다는 의미다. 경기불황에다 불안한 시국상황까지 더해져 시민들의 몸과 마음은 꽁꽁 얼어붙고 있다. 울산에서만이라도 지역 여야간 소통의 기회를 더 넓혀 제2, 제3의 공동합작품을 만들어 내자. 시민들에게 이런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는데 여야가 약속하고 실천을 다짐한다면 이 보다 더 좋은 뉴스가 있을까.

이형중 정치경제팀 leehj@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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