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여파 등 반영...기업들 1분기 전망 ‘흐림’
3대 주력업종 모두 부진...소비자심리지수도 최악

울산지역 주력산업이 확장기를 지나 후퇴기에 진입한 가운데 지역 주요 제조업체의 기업경기는 물론 소비자체감지수도 사상 최악의 수준까지 떨어졌다. 정치적 불확실성 증가, 금리인상, 유로존 불안 등의 국내외적 하방요인에 기업들의 실적저하가 소비자들의 소비심리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車·석유화학·조선 ‘동반부진’

9일 울산상공회의소가 지역 15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2017년도 1분기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는 ‘71’로 지역 주력 업종의 동반부진 속에 경기 회복세는 여전히 미약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2013년 1분기 93, 2015년 1분기 93, 2016년 1분기 89였던것과 비교하면 크게 떨어진 수치로 그만큼 제조업체들의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BSI는 기업들의 현장체감경기를 수치화한 것으로, 100을 넘으면 전분기에 비해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음을,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업종별로는 자동차(81)는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 종료로 인한 내수판매 감소와 세타 Ⅱ엔진 리콜, 에어백 리콜 누락 등 품질문제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매년 파업으로 이어지는 대립적인 노사관계는 생산차질 및 대외신인도 하락으로 이어져 업황이 더욱 악화될 여지가 있다.

석유화학(82)은 향후 미국 셰일오일 증산 가능성, 석유수출국의 감산 합의 이행 여부에 따라 국제유가 변동이 급변할 수 있는 점과 미국, 중국, 중동의 저가원료 기반 설비들이 신증설 되는 점은 향후 석유화학업계 업황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57)은 정부의 조선업 지원 대책의 실효성 미비, 금속노조 재가입, 타사보다 빠른 구조조정은 회사 내부적 갈등을 심화시키는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제조업체들은 올해 회사 경영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대내리스크를 묻는 질문에 자금조달 어려움(25%), 기업관련 정부규제(22%), 정치 갈등에 따른 사회혼란(21%) 순으로, 대외리스크로는 환율변동(28%), 중국 경기둔화(22%), 저유가 등 원자재가 하락(20%), 트럼프리스크(18%) 순으로 답했다.

울산상의 관계자는 “지역경제의 가장 중요한 리스크는 단기적인 급락보다는 중장기적인 성장동력 저하라는 점을 언급하며, 일시적이고 단기적인 대책보다는 지속가능하고 잠재성장력을 높일 수 있는 정책 운용과 성장잠재력을 제고하기 위한 제도개선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소비자심리지수 ‘우울’

극심한 내수 불황에 조선·해운 등 기업 구조조정 여파와 각종 대내외 불안요인까지 겹쳐 지역경제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소비자심리도 최악 수준으로 추락했다.

한국은행의 13개 지역본부가 지난해12월 자체 실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종합해보면 울산지역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종합적 인식을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8.3으로 3개월 연속 기준치(100)를 하회했다.

현재경기판단 소비자심리지수(CSI)는 울산과 인천, 대구·경북 지역이 각 52로 가장 낮았고,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생활형편을 보여주는 현재생활형편 CSI는 경남(82)과 울산(83)이 부진했다. 지난해 조선·해운 업종의 불황과 구조조정 여파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6개월 후의 상황을 예상하는 생활형편전망 CSI도 경남이 87로 가장 낮았고, 울산(88), 부산, 대전·충남(89) 순으로 부진했다. 특히 취업기회전망 CSI는 구조조정의 직격탄을 맞은 울산이 64로 가장 낮았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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