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 44.3%·LG화학 11.6% 반덤핑 관세에 이어

▲ 미국의 보호무역과 중국의 사드보복이 갈수록 노골화되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울산 화학업계의 시름이 짙어지고 있다. 경상일보 자료사진

금호석유 44.3%·LG화학 11.6% 반덤핑 관세에 이어
美 합성고무에 최대 44% 반덤핑 예비관세 부과 판정
중국도 폴리실리콘에 반덤핑 관세 등 무역보복 우려

미국의 보호무역과 중국의 사드보복이 갈수록 노골화되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울산 화학업계의 시름이 짙어지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한국산 합성고무인 에멀전 스타이렌-부타디엔고무(ESBR)에 대해 반덤핑 여부를 조사한 결과 최대 44%의 반덤핑 예비 관세 부과 판정을 내렸다.

트럼프 미 행정부 출범 이후 한국 화학제품에 내린 두 번째 반덤핑 예비 관세다.

금호석유화학에 44.3%, LG화학에 11.63%의 반덤핑 예비 관세 부과판정을 내렸다.

ESBR은 합성고무의 일종으로 타이어·호스 등에 사용된다.

이번 결정은 미국 화학업체가 지난해 7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상무부에 한국을 비롯한 브라질, 폴란드, 멕시코산 ESBR을 놓고 반덤핑 제소를 제기한 데 따른 조치다.

업계는 금호석유화학과 LG화학이 지난해 미국에 수출한 ESBR는 총 940만달러(약 108억원)로 액수로는 많지 않은 편이어서 업체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금호석유와 LG화학에서 생산하는 ESBR의 대미 수출비중은 두 회사 전체 매출액의 0.1%와 1.2%에 불과하다.

업계는 그러나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예고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두 달 연속 한국산 화학제품에 반덤핑 판정을 내린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산 석유화학 제품에 대한 미국의 견제가 본격화되고 있는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미 상무부는 앞서 지난 1월27일에도 애경화학과 LG화학이 미국에서 판매하는 가소제 제품을 공정 가격보다 싸게 판매했다며 반덤핑 판정을 내린바 있다.

두 회사에 대한 반덤핑 예비관세율은 각각 3.96%와 5.75%다. 한국산 가소제는 미국 수입 시장에서 점유율 56%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예비 관세는 일단 관세를 부과한 다음 나중에 최종 판정이 다르게 나면 이에 따라 차액을 돌려주거나 추가로 부과하는 제도이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중국의 ‘규제강화’ ‘반덤핑 관세’ 등의 무역보복 우려도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삼성SDI와 LG화학은 강화된 중국의 전기차용 배터리(이차전지) 인증 기준을 맞추지 못해 지금까지 중국 진출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화학업계도 중국 정부가 지난해말 한국산 폴리실리콘 제품에 대한 반덤핑 재조사를 시작해 사드보복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특히 중국정부의 한국산 폴리실리콘 제품에 대한 반덤핑 재조사는 자국산 폴리실리콘산업 구조조정과 맞물려 있어 제2의 이차전지 사태가 재연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관측이다.

한화케미칼은 현재 연산 1만5000t의 폴리실리콘을 생산 중이며, 대중국 수출 의존도는 60~70%에 달한다.

업계는 중국이 50%대의 관세를 물린다 하더라도 한국 폴리실리콘 업계는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게 될 것으로 우려했다.

신화통신은 전날 논평을 통해 “한반도 사드 배치는 지역 안보와 안정에 위협이 되며, 롯데가 부지 제공에 동의하면 한국과 미국 정부는 사드 배치에 속도를 내게 될 것”이라면서 “이럴 경우 롯데는 중국인들을 해치게 될 것이고 그 결과는 심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드부지 제공을 논의 중인 롯데그룹을 상대로 보복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우려에 이날 롯데케미칼(-3.82%), 롯데정밀화학(-1.1%) 등 롯데 그룹 관련주들이 줄줄이 하락했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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