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기 침체·지원 축소...대기업 편의점 확장에 밀려

▲ 소상공인진흥공단이 동네 슈퍼의 경쟁력을 대형마트와 SSM에 맞설수 있도록 키우기 위해 2009년부터 시작한 울산지역 ‘나들가게’가 갈수록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경상일보 자료사진

지역경기 침체·지원 축소
대기업 편의점 확장에 밀려
지난 2013년부터 감소 추세
폐점·업종전환 해마다 늘어
울산 폐업률 33.7% 전국3위

소상공인진흥공단이 동네 슈퍼의 경쟁력을 대형마트와 SSM에 맞설수 있도록 키우기 위해 2009년부터 시작한 울산지역 ‘나들가게’가 갈수록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특히 최근 수년 동안 조선업 불황 등 지역 경기침체에다 편의점의 공격적인 확장공세에 밀려 매출 감소를 버티지 못한채 아에 문을 문을 닫거나 지정을 취소, 편의점 등으로 업종을 전환하는 가계가 늘어나고 있다.

1일 소상공인진흥공단에 따르면 나들가게 지정 첫해인 지난 2010년 92개였던 울산지역 나들가게는 2년만인 2012년 263개로 3배 가까이 크게 늘어난 뒤 2013년부터는 그 수가 해마다 감소해 지난해 말 현재 199개가 등록돼 운영 중이다. 가장 많았던 2012년과 비교하면 나들가게 수가 64개가 줄었다.

 

시행초 급증하던 나들가게 수가 계속 감소하고 있는 것은 최근 몇년 새 동네상권을 중심으로 공격적으로 신규점포를 개설해 온 대기업 프랜차이즈 편의점 증가가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울산지역 편의점 점포수는 2010년 250개에서 2012년 400개로 늘었고 2015년 535개로 5년만에 배 넘게 증가했다. 나들가게는 해가 갈수록 줄어드는 반면 편의점수는 급증하는 추세인 셈이다. 편의점들은 깨끗하고 깔끔한 매장 인테리어에다 다양한 상품을 구입할 수 있고, 상시로 할인행사를 진행하는 영업방식을 취해 동네슈퍼의 경쟁력을 앞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대기업 프랜차이즈 편의점 등에 밀려 폐업하거나 나들가게 지정을 취소, 타 업종을 전환하고 있는 지역 나들가게들이 속출하고 있다.

중소기업청이 지난해 공개한 나들가게 현황(2011~2016.6월)을 보면 휴폐업한 울산지역 나들가게 수는 2011년 12개에서 2012년 2개, 2013년 23개, 2014년 24개, 2015년 28개, 지난해 상반기 13개로 총 102개 업체가 폐점했다. 울산지역 나들가게 폐업률은 33.7%로, 대전(34.7%), 광주(34.2%)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높다.

전국 나들가계 평균 휴폐업율 24.6% 보다 월등히 높아 지역 나들가게의 자생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사업 초기 선정된 나들가게 매장마다 지원되던 600만원 상당의 지원이 2012년 사업종료로 인해 2013년부터 대폭 축소된 점도 나들가게 수 감소의 요인으로 꼽힌다.

나들가게 명칭을 단 간판교체를 비롯해 전자판매 시스템인 포스(POS) 기기 및 프로그램 지원, 매장 운영컨설팅(10회) 등을 시행하던 초기 나들가게 지원은 2013년부터 포스 프로그램 지원과 사용법 교육에 그치고 있다. 이 같은 지원이 대폭 줄어들면서 나들가게 신규 등록이 크게 줄고 있는 것이다.

소상공인진흥공단 관계자는 “뚜렷한 지원책이 없는데다 편의점, 기업형슈퍼마켓의 공격적 신규 점포 개설과 마케팅을 버티지 못해 문을 닫거나 업종 전환하는 경우가 많아 수가 줄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공단에서도 현재로서는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정혜 수습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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