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EEZ 채취 불가 영향...서해에서 반입 운송료 급증

▲ 울산지역 레미콘업계가 20일부터 3일간 레미콘 생산을 중단키로 하면서 울산지역 건설공사 현장에 ‘레미콘 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자료사진

남해 EEZ 채취 불가 영향
서해에서 반입 운송료 급증
가격현실화 요구 반영 안돼
16개업체 20일부터 일제히
건설현장 공사차질 우려

울산지역 레미콘업계가 20일부터 3일간 레미콘 생산을 중단키로 하면서 울산지역 건설공사 현장에 ‘레미콘 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지난 1월 중순부터 남해 EEZ(배타적 경제수역) 건설골재용 모래채취가 중단되면서 서해 EEZ 모래나 원거리의 강모래를 구입해 건설현장에 공급해 왔지만, 더 이상의 경영손실 막기 위해 가동중단 조치가 불가피하다는게 업계의 주장이다. 레미콘 공장가동이 중단되면 울산지역 44개 중대형 건설현장을 비롯해 수백여 건설공사 현장에 레미콘 공급이 중단돼 공사차질이 예상된다.

17일 울산레미콘공업협동조합(이사장 김성대)은 울산지역 모래수급 부족사태로 인한 원가인상분을 감당하지 못해 오는 20일부터 22일까지 지역 16개 레미콘공장들이 일제히 가동을 중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울산 레미콘업계의 가동중단 결정은 레미콘 단가 현실화에 대한 대형 건설업체들의 미온적인 입장 때문이다.

지역레미콘업계는 지난달 30일 건설업계 자재 담당자 모임인 서울 소재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대한건자회)에 지난 3월 정부관계 부처의 남해 EEZ 모래채취 허가에도 불구하고 인근지역 어민들과 관련단체들의 반발로 채취 중단이 장기화되면서 원가상승으로 막대한 경영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수요자측인 건설현장이 원자재 인상분을 감안해 레미콘가격을 4월1일부터 현실화해 줄것을 요청했다.

조합은 특히 울산의 경우 부산·경남지역보다 원거리 운송(남해 EEZ의 경우 모래 운반채취선이 1일 1항차로 운영되나, 3배가 먼 거리인 서해 EEZ 경우 3일에 1항차 운영)에 따른 원가 부담의 가중 및 기타 골재가 상승(㎥당 바다모래 1만2200원, 자갈 2500원, 불순모래 2400원)을 감안하면 8.7% 인상요인이 발생하지만, 최소 6%는 인상돼야 한다고 건의했다.

이와 관련, 조합측은 레미콘 가격인상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는 대한건자회 집행부와 지난 11일 서울에서 미팅을 갖고 재차 가격 현실화를 요구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

반면 대한건자회측은 울산과 같이 서해 EEZ 모래에 의존하고 있는 부산과 경남지역 레미콘업계와는 4월1일부터 종전대비 4% 인상된 레미콘 단가를 적용하기로 합의해 지역업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김성대 이사장은 “지역 레미콘업계는 그동안 인근 부산·경남지역이 지난 2차례에 걸쳐 6일간 가동중단을 할때도 고가의 서해EEZ 모래나 원거리의 강모래를 구입해 레미콘을 공급함으로서 건설현장의 피해를 최소화 하기위해 노력해 왔다. 부산·경남처럼 외부적인 환경변화로 레미콘 제조원가가 급등한 상황을 인정해 달라고 하는데도, 문전박대해 부득불 가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원자재 수급의 어려움 및 원자재값 상승으로 발생된 현안 문제에 대해 레미콘업계만의 희생이 아닌 수요자측의 협조를 통해 그간의 레미콘 업계의 경영 손실이 만회돼 정상적인 공급이 이뤄지고, 무엇보다 남해 EEZ 모래 채취가 조속히 타결돼 원자재 수급 및 단가 안정에도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울산레미콘공업협동조합은 23일부터는 단가인상을 수용한 공사현장에 대해서만 선별적으로 레미콘을 공급할 수밖에 없다고 밝혀 건설공사 현장별로 일부 공사중단 사태가 예고되고 있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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