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세홍 사회부

전국체육대회 등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온 울산 동구 돌고래씨름단은 동구는 물론 울산 홍보에도 큰 기여를 해왔다는 칭찬이 많다.

그런데 씨름단 예산을 편성하는 동구청과 이를 심의·의결하는 동구의회 사이에서는 해마다 ‘뜨거운 감자’가 된다. 지난해 12월 열린 정례회에서는 동구가 울산시에서 받은 씨름단 재계약 명목의 교부금 3억원이 삭감되기도 했다. 10명 중 5명이 재계약 대상인데, 재계약 예산이 삭감되면서 일각에서는 울산 씨름의 존폐를 걱정하기도 했다.

씨름단 관련 예산을 놓고 시끄러웠던 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매년 정례회와 임시회에서 씨름단 예산은 ‘단골손님’이다.

한 해 예산이 2조원이 넘는 수원시나 1조2000억원 가량 되는 안산시도 실업체육팀에 10억원을 넘게 쓰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동구는 한 해 예산이 고작 2000여억원인데도 씨름단 운영비가 10억원을 훌쩍 넘는다. 게다가 울산의 5개 구·군 중 다른 체육실업팀과 비교해도 운영비가 많다. 의회가 씨름단을 ‘돈 먹는 하마’로 인식하는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열린 임시회에서 지난해 삭감된 재계약 예산이 추경에 편성돼 올라오자 일부 의원들이 ‘발끈’했다.

동구 재정에 비해 씨름단 예산이 버거운 규모로, 프로도 아닌 씨름단에 3억원에서 6억원을 줘가며 재계약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동구 뿐 아니라 전국 씨름단이 재계약금 제도를 운영하는 등 프로팀처럼 계약을 통해 선수를 확보하고 있다는 집행부 설명도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 우수한 선수들을 확보하지 못하면 성적이 떨어질 테고, 성적이 떨어지면 최악의 경우 씨름단 해체 등 존폐얘기가 나오는 것은 뻔한 수순일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처럼 매년 씨름단 예산을 놓고 해결방안 없이 입씨름할수만은 없는 일이다.

충분한 소통을 통해 집행부와 의회, 씨름단이 모두 윈윈할 수 있는 해법을 찾아주길 바란다.

정세홍 사회부 aqwe0812@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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