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해양플랜트·정유업계 등 울산지역 주력산업

▲ 텅비어 있는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부 작업장. 경상일보 자료사진

조선·해양플랜트·정유업계 등 울산지역 주력산업
유가 하락 장기화땐 수익성 악화·수출감소 불보듯

주력산업의 성장둔화로 좌초위기에 직면한 울산경제가 또다시 ‘저유가 리스크’라는 암초를 만났다. 전국 지자체 가운데 수출의존도가 가장 높아 수출로 먹고 사는 울산은 저유가 시대의 도래는 최종재의 단가 하락으로 기업의 수익성 악화가 불보듯 뻔하다. 수출도 줄어 지역경제가 또다시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울산은 지난 2014~2015년 ‘유가급락 및 저유가 시대’의 충격파로 조선·플랜트업계의 수주 격감, 정유·석유화학업체의 정제마진 감소와 재고평가손실 증가 등의 타격을 받은바 있다.

27일 조선·유화업계에 따르면 북해산 브렌트유와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지난 21일(현지시간) 배럴당 44.82달러와 42.53달러까지 하락해 각각 지난해 11월과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중동산 두바이유는 하루 뒤인 22일 43.50달러로 장을 마쳐 작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브렌트유는 26일 45.83달러, WTI는 43.38달러까지 반등했지만, 미국 셰일오일의 증산과 막대한 원유 재고 등으로 추세적인 약세 국면에 진입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국제시장 일각에서는 내년에 유가가 30달러대까지 떨어지는 ‘초저유가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이 계속 나오고 있다. 초저유가 시대의 진입은 석유 연관산업의 위축에 따른 세계 경기의 수요 부진의 쓰나미가 또다시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

최근 수주물량 회복의 기대를 품었던 울산의 조선·해양플랜트 업계는 2015년발 ‘저유가 충격’이 재현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유가 하락이 장기화하면 수익성 악화로 시추업체들이 발주 및 계약을 취소하거나 발주를 거의 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장기간 침체의 늪에서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해양플랜트의 경우 물량 감소로 다시 타격을 받을수 있다.

지역 조선업계 관계자는 “최근 해양플랜트 발주나 투자가 재개 움직임을 보이면서 수주가 살아나는 분위기인데, 유가가 계속 떨어지면 오일 메이저들이 기존 계획을 연기하거나 철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국제유가 상승에 힘입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낸 정유업계도 단기적으로는 큰 영향을 받지 않지만, 저유가 시대의 진입은 영업이익 감소와 수출 감소 등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정유업계는 통상 유가가 떨어지면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하지만, 정제마진이 좋으면 장부상 손실을 상계해 영업이익은 늘어날 수 있다.

정유업계의 영업이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1월~2월 6.7~6.8달러에서 5월 마지막 주 5.6달러, 6월 첫째 주 5.8달러로 1달러 가량 하락해 정제마진폭이 줄었다. 업계가 보고 있는 정제마진의 손익분기점인 배럴당 4~5달러 선에 조금씩 내려오고 있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이하로 떨어지면 정제마진이 줄어들고, 재고량은 늘어나는 상황을 또 맞을 수 있다.

정유업계는 주요 수출품목인 석유제품의 가격이 낮아지면서 수출액 감소도 예상된다. 석유제품은 울산의 최대 수출품목이며, 석유화학제품은 3대 주력 수출품목이다.

지역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떨어지면 단기적으로 석유제품의 수요는 늘어나, 수익성 지표인 스프레드(원유 가격과 석유제품 가격의 차이)가 확대돼 수익은 개선될 수 있지만, 40달러 이하의 초저유가로 시대로 가면 글로벌 경기의 수요 부진의 상황으로 내몰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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