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투자증권 “부인하지만 유력 인수 주체로 거론” 발표

업계, 노사갈등·사드보복 위기속 미래성장 대안으로 분석

사드보복에다 실적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차가 M&A(인수합병) 시장에서 피아트크라이슬러(FCA)를 인수할 경우 글로벌 1위 자동차업체로 도약할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FCA그룹은 피아트, 크라이슬러, 지프, 마세라티, 알파로메오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글로벌 자동차 업체로 2년전부터 실적부진으로 경영난에 처하면서 투자 파트너를 물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진투자증권 이재일 연구원은 19일 “현대차가 피아트크라이슬러(FCA)를 인수하는 경우 지난해 기준 현대차의 판매량과 FCA(416만대)의 합산 판매 대수는 1150만대로 합병 시 글로벌 1위 메이커로 도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세단에 치우친 포트폴리오로 판매가 부진했던 현대차가 FCA를 합병하면, 시장 트렌드에 적합한 판매 구성을 즉각 보유하게 된다”며 “현대차는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 라인업을 2020년 완성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시간·비용·실패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인수합병이 더 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 따르면 FCA는 2014년 이탈리아 피아트가 인수한 뒤 기록적인 매출 상승을 이뤘지만 심각한 실적부진으로 인한 경영난으로 지난 2년 동안 줄곧 파트너를 찾고 있다.

FCA는 GM, 폴크스바겐 등에 인수를 타진했지만 두 업체는 공식적으로 인수를 거부했다. 현재 중국 자동차업체들이 FCA 인수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는 지난 8월 14일(현지 시간) 저명한 중국 대형 자동차 기업의 대표단이 미시간 주 FCA 본사를 방문해 인수를 제안했지만, 제시한 가격에 대한 의견차이로 인해 협의가 무산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인수를 부인하고 있지만, 유력한 인수 주체로 거론되고 있다고 유진투자증권은 전했다.

이 연구원은 “FCA의 모든 브랜드를 인수할 때 가격은 11조2000억원 수준, 마세라티·마그네티 마렐리 등을 포함하지 않을 경우 인수 가격은 5조6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며 “현대차는 인수를 위한 충분한 재무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의 지난해 말 현재 사내유보금은 1년 전보다 9조1432억원(7.5%) 증가한 131조4570억원에 달한다.

그는 “현대차의 2016년 별도 기준 순현금은 15조3000억원으로 인수 금액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며 “FCA를 인수하면 자본 수혈로 이자 비용이 줄고, 연구개발(R&D)을 공유하는 등 비용 절감으로 내부 잉여가 기존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현재 노사갈등, 중국의 사드보복과 실적악화, 200만대에 달하는 재고량 등 현대차가 처한 상황을 고려하면 FCA 인수전에 나서기는 쉽지 않겠지만,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의 대안이 될수도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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